갑작스레 소개팅이 잡혔다. 부천 사는 분인데 장소를 구로에서 할지 부천에서 할지 물어보길래 구로나 부천이나...하는 마음가짐으로 그냥 상대분 덜 움직이게 하라고 부천 질렀다.
약속 장소까지 티맵을 찍어 본다. 최적경로와 무료경로 사이에는 대략 20분 차이. 최적경로는 강남순환로 탄답시고 통행료 3400원을 태워먹는댄다. 20분에 3400원 태워먹는건 너무하는거 아니냐는 생각이 안들수 없다. 무료경로 찍어 본다. 어? 남부순환로 풀코스? 랴 리건...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쩌겠는가. 3400원은 너무 아깝다...는 생각으로 남부순환로로 향한다. 아무리 봐도 티맵에 찍힌 소요시간 1시간 10분보다는 더걸릴것 같다. 일단 일찍 출발한다.
양재역에서 남부순환로로 들어간다. 예술의전당까지 역시나 밀린다. 이래야 내가 아는 남부순환로지! 하면서 차량의 흐름에 떠밀려 떠밀려 간다. 예술의 전당을 지나니 덜막히기 시작한다. 이것도 예상 범위.
사당역을 넘으니 예상과 달라진다. 까치고개가 이렇게 뚫려 있다고? 내가 고시촌 살던 시절 기억속의 까치고개는 새벽1시에도 터져나가던데?라는 생각이 안들수 없다. 역시 커플놈들이 꽃놀이한답시고 다 빠져나간건가? 하지만 까치고개를 넘어 관악구로 넘어오니 생각이 약간 달라진다. 무수한 배달오토바이의 행렬이 학익진을 펼치며 나의 차를 감싼다. 관악구엔 집에 처박혀 입만 심심한 나와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 많다는 추론에 이르렀고 왠지 모를 안도감이 나를 감싸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안도감에 휩싸여 구로에 들어서니 과거와 달라진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어? 여기 고가차도 있던데 아닌가? 요즘 여기저기 고가차도 날리더니 여기도 날렸네? 20세기 도시의 상징물(?)이 하나하나 사라지니 왠지 좀 그렇다.
아까부터 50km/h 신호과속 단속카메라가 자꾸 눈에 거슬린다. 과장 섞어 신호 하나마다 등장하는 느낌이다. 다른데는 시내도로니 그렇다 치고 인도도 없는 구로IC 같은데는 60km/h로 좀 풀어줄만하지 않나 싶다. 헌릉로도 그러더니 여기도 그러네...
그렇게 서부트럭터미널에 닿았고 여기서 좌회전하여 부천으로 향한다. 생각보다 티맵 소요시간이 정확했다. 내가 티맵 너를 너무 무시했구나 미안하다라는 생각이 듬과 동시에 약속시간 너무 많이 남았는데 어떻게 때우지라는 생각이 동시에 든다...
- 에필로그 -
3400원의 가치는 귀가길에 알게 되었다. 귀가길 남부순환로에 들어서자마자 대장과 직장에서 신호가 온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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