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5/19 01:48:59
Name 박정윤
Subject 내가 임요환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안녕하세요. 처음 글 올려봅니다.

김대건, 김동준, 김동수 선수 등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때, 게임큐 등의 인터넷 방송으로 스타 중계에 맛들여 가던 무렵, 하이텔 개오동 스타 게시판에서의 이 글로 임요환 선수에 대해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우연찮게도 이 글을 읽은 얼마 후 게임큐에 임요환 선수가 출전하였고 준우승을 하게되었지요.(이 글은 글 말미에 붙여 넣겠습니다) 사족이지만 게임큐 준우승 당시 인터뷰에서 '게임에만 빠져있다고 여자친구와 떠나간 것 같다'라며 울먹이던 모습은 정말이지 인상적이었고 귀여웠습니다. ^^;

당시 임요환 선수가 임성춘 프로토스에 약하다.. 라는 말들이 있던데, 게임큐 뿐 아니라 당시 거의 모든 스타방송을 다 보며 푹 빠져 있던 기억에 의하면 임요환은 '임성춘 프로토스에게 약한게' 아니라 '프로토스에게 약했다'라는게 더 맞을 듯 합니다. 그런데 사실은 임요환뿐 아니라 당시 김대건 선수 외의 다른 테란 유저들은 모두 프로토스전을 힘겨워했었습니다. 마치 지금 프로토스가 저그에게 힘겨워하는 것 처럼 말이지요. 그렇다고 저그에게는 강했냐..라고 하면 '대토스전보다는 해볼만 하지만 역시 힘겨웠다'라는게 분위기였던 것 같습니다. 워낙에 저그판이기도 했었고.. 여하튼 테란의 암흑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임요환은 저그전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렸었고(꼭 승률보다는 .07의 그 느려터진 드랍십으로 잘도 게릴라전을 해대는 그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그랬던 듯.. 게임큐에서의 대 변성철전은 정말이지 드랍십 테란의 진수였었지요) 김대건의 메카닉을 익히기 위해 나름대로 고심을 하는 모양이었지만 결국 임요환의 대 프로토스전 해법은 역시 '드랍십'이었습니다. 소위 양아치 테란류를 유행시킨 장본인이지요. 사실 임요환의 메카닉 컨트롤은 당시 뛰어난 편이 아니었고, 지금 현재도 임요환의 메카닉은 익혀가고 있는 중이지 완성단계는 아니라고 보는게 맞을 듯 합니다.

아래 어떤 글에 달린 리플들을 보니까 임요환이 개발한건 '투탱 드랍'정도가 아니냐라는 글이 있던데.. 별로 동의하기 힘듭니다. 물론 전략이라는걸 투팩, 원팩 더블, 투스타 레이스 등등으로 이름붙여지는 것들로 한정한다면, 임요환이 개발한 '전략'이라는게 그다지 눈에 띄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임요환이 스타를 뒤바꾼건 그러한 전략을 통해서가 아니라 '마인드'를 통해서였지요. 제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내용이 아니라서 뭐라 딱 설명할 순 없습니다만 올드 시청자들이라면 당시에도 임요환의 '마인드'는 뭔가 달랐다..라는 명제에 동의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중언부언 첨언하자면 그 당시 게임들을 시청해보면 게이머들의 초반 전략이 파악되면 게임의 승패까지는 아닐 지라도 그 이후의 상황은(전투 형태 등등) 대충 예상되는 경향이 있었지요. 그래서 나중엔 이 게임이 저 게임 같고, 저 게임이 이 게임 같은 약간의 매너리즘이 있었지 않나 기억합니다. 하지만 임요환의 게임은 뭔가 달랐습니다. 예상하기 힘들었지요(물론 절대적으로 그 당시의 얘깁니다. 지금은 모든 게임들이 예측 불허지요.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테란은 '임요환식 테란'이다 라는 약간의 과장성 발언에도 상당히 동의하는 편입니다. 마치 예전의 스타계를 모르는 사람들만 임요환의 플레이에 필요이상으로 감탄한다라고 매도하는 건 별로 옳지 않다 봅니다. 그 때 제가 게임방송을 보던건 스타를 배우기 위함이었고, 게임 자체를 즐겼을 뿐이지 딱히 좋아하는 프로게이머는 없던 저였는데 임요환의 플레이를 보고서는 곧장 팬이 되었었으니까요)

별 요점도 없는 얘기가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퍼온 글로 돌아와서..

아래의 글로 슬레이어즈 복서라는 선수를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원래 임요환 선수 무명시절 별명은 '테테전의 귀신'이었습니다. 방송에서는 저그전 스페셜리스트로 이름을 날렸지만 당시 배넷상에서는 테테전의 귀신으로 통했다고 하더군요. 그의 이런 이력때문에 한웅렬이 테테전의 황제이므로 임요환과 붙으면 한웅렬이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원래 글의 목적이었던-_-; 퍼온 글입니다.

제  목:[잡담] # SlayerS_`BoxeR` #                      관련자료:없음  [55896]
보낸이:김정헌  (kaysa   )  2000-06-04 01:23  조회:1355
이번 소개는 테란으로 잘 알려지신 SlayerS_`BoxeR` 님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 SlayerS_`BoxeR` #

성명 : 임요환
나이 : 21세
성별 : 남
B.Net ID : SlayerS_`BoxeR`
소속길드 : Red.plus Clan
사용종족 : 테란
기타 : KIGL 프로리그 참여중


SlayerS_`BoxeR`란 아이디는 2시즌 전, 그의 래더포인트가
1800점대를 넘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와 NaN길드는 예전부터, 부르드워가 나오기 전의
KPGL 대회때부터 그를 알고 있었는데 그당시, 복서의 실력은
사실 그리 대단치는 않았다구 생각합니다 -_-;; 그치만
많은 경험과 노력으로 지금은 테란의 정상급 플레이어로서
자리잡았지요
그러나 예전과 지금의 플레이스타일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_-
그의 플레이는 정말로 남이 흉내낼수 없는 "임기응변" 적인 감각적인
플레이입니다
예전에 [NC]...nO.1에 대해 언급했던 이야기지만 SlayerS_`BoxeR`는
[NC]...nO.1 과는 스타일이 정반대라고 할수있겠지요

그가 플레이하는 스타일은 [NC]...nO.1과 같이 정면승부를 요하는
게임이 아니라 상대에 따라가는 스타일로 특별히 정해진 전략 등이나
전술적인 요소는 특별히 없는 것이 [NaN]Aozora와 비슷한 스타일입니다
이른바 사람들이 "엽기 플레이" 라고 하는것은 SlayerS_`BoxeR`에게는
당연하고 일반적인 플레이였으며 자신이 할 전략이나 전술을 생각하기 전에
상대방에 따라가는 일반적인 테란플레이라고 생각할수없는 활동적인
플레이를 펼침으로서, 테란의 특성과는거리가 먼 스타일이라고도
할수 있겠지만 이점이 그의 특징이자 장기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그런 탓인지 SlayerS_`BoxeR`는 테란 드랍쉽을 자주 이용하는데
이점이 KIGL리그에서도 선수들간에 소문이 퍼져 SlayerS_`BoxeR`와 대전하는
플레이어들은 그의 드롭쉽을 상당히 경계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경계를 하면서도 SlayerS_`BoxeR` 의 드랍쉽은 항상 상대방이
예측못할 타이밍에 나타나서 타 선수들을 많이 괴롭힌 바 있죠 -_-

SlayerS_`BoxeR` 자신도 상대방이 자신의 드롭쉽을 경계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항상 드롭쉽을 이용하는 여유를 보여줍니다

SlayerS_`BoxeR` 의 기본적인 플레이의 모티브는
보다 활동적인 테란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서는 방어->공격이 주 가되는
테란이라는 종족은 타 종족과는 달리 "견제" 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기동성이 부족한 테란 유닛들은 "견제"로 이루어지면서 동시에 가장 중요하게
얻게되는 "정찰" "적의 태세"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
테란은 유닛이 약하면서 기동성이 부실하다는 문제로
초반부터 페이스를  타종족으로 부터 잃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때문에 테란종족의 약점은 확실하다고 생각한 그는
방어 -> 공격 의 형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저그와 같은 종족에게는 방어에서
공격으로의 전환이 힘들다고 하는것을  
초반부터의 기본 유닛을 무시하고, 테란의 강점인 방어를
살려서 빠른 테크트리로 "자신이 먼저 중반을 압도한다" 라는 생각으로
플레이하는 편이죠
바로 이점이 중요한 요소로 저그 상대로의 1바락의 모티브가 이것이기도합니다
"견제" 라는 부분은 드롭쉽을 이용하며 이 드롭쉽의 사용이 SlayerS_`BoxeR`의
주 특기이죠

그의 주 장기는 바로 테란 VS 테란인데 그 자신이 테란 VS 테란은 누구라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 전략적인 요소로 처음부터 SlayerS_`BoxeR`의
우위에 서지 않는 한 SlayerS_`BoxeR`와의 중장기적 요소를 띠는 테란전 에서는
그를 능가할자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정상급 테란 유저들은 그가 테란 VS 테란에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그 한 예를 보여주는것이
국제 게임랭킹결정전에서 기욤패트리가 거만랜덤선택으로 SlayerS_`BoxeR`와
테란대테란을 하게 되었을때 게임을 볼필요도없이 기욤패트리의 패배를
점쳤을 정도로SlayerS_`BoxeR` 의 테란전에서의 기량만큼은 확실히
인정할수밖에 없겠죠

SlayerS_`BoxeR` 또다른 특별한 점이라면 마우스,키보드를 다루는 능력이
엄청나게 뛰어나다는점이죠
소위 손이 엄청나게 빨라서 어떤 전략을 펼치면서도 생산적인 요소나 그외의
것들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 또하나의 그밖에 가지고있지못한 강점입니다
사실 KIGL에서 SlayerS_`BoxeR` 가 플레이하는걸 본적이 있는데 정말 감탄이
나올정도로 바쁘게 플레이하더군요
한 예로 그의 사이언스베슬사용능력은 정평이 나 있습니다 그외에도
하나하나 사소한 것들을 신경쓰는데에 빠른 손놀림은 큰 도움이 되지요
SlayerS_`BoxeR` 만이 가진 능력이라고 하겠습니다 : )

SlayerS_`BoxeR`는 현재 KIGL리그에서 KTB다음으로 2위를 달리고 있구요
SlayerS_`BoxeR`가 출장한 경기중
1패밖에 내지 않는 높은 승률을 보여주어 최근 프로리그 쪽에서 화제,경계의 인물이
되고 있습니다
많은 노력으로 현재의 정상급 테란의 위체에 선  그는 고수들 사이에서는
유명하지만 일반
스타크래프트 아마추어 게이머들에게는 그다지 이름이 알려져있지 않죠
그렇지만 그가 현재의 프로리그에서 위와같이 우수한 성적으로 그의 실력을
입증하였습니다

현재 배틀넷에서 Red plus길드를 창단하여 )2.plus_`BoxeR`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이 기대되구요 이만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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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iT[RevivaL]
03/05/19 03:23
수정 아이콘
태글 걸고 싶은 맘은없지만...소위 양아치 테란류를 유행시킨 장본인이지요<<<<<<<<장본인이라는 단어는 잘못됐습니다...장본인은 어떤 좋지 않은 일을 저지른 사람보구 하는 말입니다...이때는 주인공이라는 말이 옳은거죠...^^
03/05/19 09:47
수정 아이콘
제가 양아치 테란류 때문에 종족을 바꾸었는데...^^;
한때는 양아치 테란 한다 싶음 그냥 gg치고 나가버렸습니다. 워낙에 성격이 다혈질이라...^^;
항즐이
03/05/19 12:15
수정 아이콘
하하하 저도 프로토스하면 참 온니 드랍쉽류의 테란이 괴롭긴 하죠. 드랍쉽 날리면서 물량도 차곡차곡 쌓이는 수준의 플레이어라면 말할 것도 없구요. ^^;;

오랜만에 다시 보는 김정헌 님의 글이 반갑군요. 전략적인 고민을 참 많이하던 분이셨습니다. 존경스런 분이죠. ^^
자퇴생임건호
03/05/19 17:08
수정 아이콘
이글에서 보면 그땐 분명 임요환 선수 생산력이 뛰어난 테란유져로 묘사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 글은 저도 기억하고요. 그때 당시 키글리그해설 두분이 아니 센터에서 마린메딕이 움직이면서도 본진에선 마린이 생산되고 있네요!!! 하고 열변을 토하던 모습이 기억나네요.
StimPack
03/05/20 15:34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boxer 소개하는 글도 그렇구요. 참 힘든 종족이 테란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최강 종족이라는 말이 나오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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