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5/19 02:22:43
Name Nikc.Surprise
Subject [꽁트] My surprise -5
[허접 꽁트 ] My surprise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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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rprise -  놀라게 하다, 경악하게 하다, 의외로 생각케 하다 ((with, by))( surprised)
His conduct ~d me. 그의 행위에 놀랐다
surprise - 예기치 않은 일로 또는 허를 찔러 상대방을 놀라게 하다의 뜻으로서, 가장 일반적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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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일이 있었는지 어느새 몇일이 지났다.
그때 들었던 말에 대한 충격이 차마 지워지기도 전에 내가 목표로 삼았던
프로게이머의 챌린저리그 예선이 어느새 내일이 되어버렸다.

- 여~ 연습많이 했냐?

어느새 우리집처럼, 자주 들르던 단골 피시방처럼 되어버린 친구녀석 소속사의 연습실에
친구녀석이 소주 몇병과 안주를 사들고는 돌아왔다.

아마 오늘 약속이 있어 사람과 만난다고 했던거 같은데
얼굴 표정을 보니 즐거웠던거 같다

- 연습은 개뿔~ 안해두 결승까진 충분히 가는데? 내 실력 몰라?
- 푸하하 웃긴다 임마

내 어깨를 툭 치면서 비어있던 옆 의자에 앉은 친구녀석은 오른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지를
살짝 들면서 말을 이었다.

- 컨디션이 중요해 연습은 충분히 했을테니 술이나 한잔 하자고
- 지금 몇신데?
- 저녁 11시 반.
- 헛.. 벌써 그렇게나 됐어?

게임에 집중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이 그렇게 가버렸는지, 약간 놀라버렸다.

- 내일 한시인거 알지?
- 어
- 그러니까 마시자!

말도 안되게 이어붙이긴...
난 피식 웃으며 배틀넷을 종료하고 바닥에 앉았다.

- 잘해라 임마!

녀석의 술을 받으며 그녀석은 응원해주었다.











- gg
- gg

마지막 경기를 끝냈다.

프로토스와 저그의 경기...
그렇게 쉽진 않았지만 초반 하드코어 질럿으로 게임을 끝내버렸다.

이겼다.

해냈다.



더이상 작은 피시방에서 게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음경기부터는, TV중계도 하게 되겠지?

그럼 난 이제 공인이고, 프로게이머다.


하하... 나 해낸거야?




괜시리 기대되는 그런 감정을 다스리고 있을때쯤 저 멀리서 친구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야! 축하한다 임마!!
- 축하해~!

나와 함께 연습하던 연습실 동료들이 날 찾아왔다.
난 기분좋게 마우스와 키보드를 챙겨 가방에 넣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상대였던 사람은 화가 났는지 어느세 사라져버린 후라 인사조차 못했던 사실이 약간 걸리긴 했지만
날 기다리는 사람들때문에 별 신경쓰지 않았다.


- 캬~ 너 멋진데? 너 이렇게 될줄 알았다니까?
- 아이구~ 아부하기는 그래봤자 오늘 돈없어~

장난 농담 그리고 가벼운 가식...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오늘만은 이런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다.
그리고 바로 연결되는 술자리로의 걸음을 옮길때쯤..

친구녀석이 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 앞에서 기다릴께.

작게 중얼거리고 발걸음을 옮기는 녀석...
언제나 이래저래 신경쓰이고 있다니까...

챗.


- 왠일이냐?

퉁명거리며 말을 걸어보았다.
하지만 말과는 다르게...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 모른다.
밤마다 그녀의 생각 대신 게임을 잡았고 그녀의 추억 대신 전략을 연구했다.
슬퍼질것같아, 눈물이 날거 같아 퉁명스럽게 말해놓고, 3초도 되지 않아 후회했다.
좀더 부드럽게 말해줄걸... 좀더 반가운듯 말할걸...

- ...축하해...
- 너에게 그런말 듣고 싶지 않아...

젠장! 왜 이러는거지 나?
생각과는 다르게 퉁명스럽게 튀어나오는 말때문에 당황해버렸다.
이런 젠장...!!

- 그냥.. 이말 전해주려구...

그 말을 남기고 돌아서는 그녀...
혜영이의 뒷모습. 내가 원해서 기르기 시작한 생머리는 어느세 어깨를 넘어가고 있었다. 외소한듯... 작은듯한 그 뒷모습.
언제나 내가 안아주고 따뜻하게 보살펴주게 만들었던 작은 두 어깨가 흔들리는걸 바라본건 내 눈의 착각...
착각이었을까?
몇번이나 그녀를 부르려고 했지만 그게 아니라고 몇번이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이 작은 자신감은 결국 생각을 현실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5월 17일. 내 예선 경기의 마지막이 되었던날.
그녀와 만난지 3년하고도 이틀이 지났던 그날.

아마 그날 저녁은, 꽤나 마셨던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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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오랜만의 글입니다.
이 글을 처음으로 pgr에 연재했던 시절이 아마 고3의 여름이 되기 전이었던것같으니
4편후 5편까지 거의 1년이 걸린 셈이군요.
하하...

어쨌거나 이 글을 다시 쓰게끔 부활해준 pgr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다들 좋은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이전글은 surprise 로 검색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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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19 14:24
수정 아이콘
재미있고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__)
03/05/19 15:44
수정 아이콘
와...정말 오랜만에 보는 My Surprise네요. 이제는 못 보는 게 아닐까 싶었다는...^^;
03/05/19 17:28
수정 아이콘
상황 묘사를 조금 더 세밀하게 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
즐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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