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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4/07 08:11:31
Name 티에니
Subject 처음 제목 달린 글을 적어봅니다.
악몽에 시달렸나봅니다. 머리는 일어나라고 말하는데 몸이 말을듣질 않습니다.
소리를 낼려고하는데 귀에 안들리는걸로 보아 입에선 소리가 안나오는것같네요.
그럴 때 마다 겁이납니다. 그래서 제일먼서 힘없는 손가락이라도 바닥에 탁탁쳐서부르는게 다름아닌 저희집 강아지이죠. 옆에다가 온 강아지를 본 그제서야 이마에
흐른 식은땀도 닦아보고 몸을 움직여봅니다.


평범한 다른 어떤 청년들과도 다름없던 저에게 찾아온 불행은 2001년부터입니다.
그때까지만해도 전 게임을 즐기고 가끔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도 떨줄아는, 드라마를
보면서 기뻐하거나 슬퍼할 줄 아는 그런 여느 누구 다를거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저에게도 이성이라는 존재감이 느껴지기시작했고 게임상에서 만난연상의 여자
친구와 동거를 하게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당시 21살나이. 여자를 거의만나 본 적이없던
저에게 친구들은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며 놀라움을 금치못했고 저도
그당시의 제 자신이 믿기지 않았죠.


현실은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내가 좋아하는사람, 그리고 날 좋아해주는사람과 단 둘이
이렇게 살고있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행복하다고 느껴졌죠. 그렇게 한두달은 서로 시간
도 있은채 즐기며 살았나봅니다.


한두달전의 현실이 그것이었다면 그 후로는 또 다르다는것을 느꼇습니다. 어린나이에
동거라는것이 무지 힘들다는것을 뼈저리게 느꼇으니까요. 차츰 돈은 바닥이 보였고
이제 생활비 걱정을 해야하는 형편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때 쯤 저에게 또하나 닥쳐온
불행은 결핵이었습니다. 한시가 급한이때 결핵이라는 몹쓸병에 걸리어 일자리를 구하기
는 커녕 드러누워버린거죠. 체력도 점점 약해져갔고 정신력조차 흐려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던 시기 같습니다.


결국 얼마안있어 여자친구는 저 때문에 카드빗까지 지게 되었구요. 움직이기까지 불편한
저때문에 술집에까지 발을들이게 되었습니다. 제 나약함이 미치도록싫었습니다. 죽을병
도아닌 고작 결핵이라는 병 하나때문에 이렇게 들어누워 앓고있는 제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해서 절대 이래서는 안돼겠다는 생각이들어 여자친구 카드빗이라도 갚아야겠다는
생각에 일자리를 알아보기시작했습니다. 이렇다 할 기술도 뛰어난 재능도 없는 저에게
그 돈을 갚을만한 일자리가 딱히 눈에뛰지않더군요. 이미 바닥이 난 체력으로 노동직을
할수도 없는 노릇이었구요.


제가 발을 디딘곳은 호스트바였습니다. 지금제가 목돈을 마련 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엇죠. 그렇게 몇달을 일을하고 지냈다봅니다. 어느정도 수습은 됀듯하였으나 아픈 몸을
돌보지 않은탓에 병은 나을 기미조차 보이지않았죠. 그래서 저희는 동거 약 1여년만에
서로 떨어져지내기로 결심했구요. 아직까지 서로에게 싫은감정까진 생기지 않았나봅니다.
어느 한 쪽 선뜻 헤어지잔말을 못 꺼냈으니까요.


전 가족이있는 본집에 돌아오고도 몸상태가 여전히 악화대자 의사께서 더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소견서를 적어주시더군요. 아마도 백혈병을 의심하셨나봅니다. 면역이 상당히
떨어져있다고하며 혈액종양내과로 보내시더군요. 3일에 걸쳐 입원해있으며 골수검사 외
각종 검사를받고 백혈병이 아니라는 소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것도 잠시.
종양내과 의사께서 감염내과로 소견서를 작성해주셧습니다. 거기서받은 혈액검사 2주간
기달려 보라는 말. 정말정말 길게만 느껴졌던 2주. 여기저기 인터넷을 뒤져보며 알았던
사실은 그 혈액검사가 HIV 양성 유무를 판단하기 위함이었음을 알게대었죠.


그렇게 2주가 지났습니다. 검사결과를 대충예상했기에 혼자오려고했으나 어머니께서 극
구 같이가야겟다고 하시더군요. 의사선생님의 입에서 양성반응이란 소리가 떨어진순간
겸허히 수긍해야겟다고 다짐하고 왔던 저였지만 가슴이 철썩 내려앉는거같더군요.
제나이 그때 23살. 아직도 어머니가 의사께 하셧던 말씀한마디가 기억에남아 너무도 가슴
이 시려옵니다.


의사선생님이 하셧던 말씀. HIV 양성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놀래지 마십시요. 지금부터 잘하면 됩니다. 이제 HIV는 불치병이 아닌 만성질병입니다. 지금부터라고 열심히 하시
겟다는 의지만있으면 10년이고 20년이고 살 수 있습니다.
어머니께서 하셧던 말씀. 선생님 그럼 결혼은 할 수 있나요?
한참을 머뭇거리시던 의사선생님이 하셧던말씀은 HIV 환자끼리라면 결혼은 해도 갠찬을
겁니다.


어머니께서 하셧던 결혼은 할 수 있냐고 묻던 그 한마디가 지금의 저로써..그리고 그 당시
의 저로써 너무나도 뼈저리게 가슴을 쥐어짜더군요.


그리곤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친구는 간혹 술먹을때마다 전화가 왔습니다. 서너번쯤 그렇게 전화를 받고는 더이상은 안대겠다는 판단에 연락조차 끊어버렸습니다. 어떻게 잘 지내
고 있을테죠.


잠을 이루지못해 잡생각에 미칠것만같아 그렇게 친구들과의 연락까지 끊어버린채 컴퓨터
앞에서 폐인짓을해가며 몸이 지쳐 쓰려져 잠들때까지 컴퓨터앞에만 앉아있으며 지낸지
1년이 넘었네요. 그리곤 군대서 휴가 나온 친구놈이랑 우연히 연락이 닿아서 또 그친구로
인해 다른친구들 모두 연락이 닿아서 잠시잠깐 내 병을 내가 아프다는것을 잊고살았는데
다들 연인과 행복해하는모습..직장을 다니며 일하고 야간대학을 다니며 공부하는 그런
친구들의 모습을 보니 또 2년전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는것만 같습니다.


저는 참 나약한 인간인가 봅니다. 감연인 카페를 둘러보면 일반인과 다름없이 열심히
살아가며 웃고즐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는 왜 그게 안돼는 걸까요? 제가 길에 지나다니
는것조차도 다른사람에게 피해를 주는것같다는 강박관념이 왜 제 머릿 속을 지배하는것
일까요? 한심하고 나약한...그리고 실구멍같은  빛 마져 손가락으로 틀어막고 지내는
제 자신이 너무 미워서 주저리주저리 몇자 끄적여봤습니다.


아프지마세요. 아픈건 정말정말 안좋은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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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준
05/04/07 09:38
수정 아이콘
힘네세요 HIV는 이제 불치병 아닙니다~
잘 극복하시면 생활하는데 지장이 없을꺼 같네요.
밥 맛있게 드시고 운동 열심히 하시고 열심히 사세요.
격정천
05/04/07 09:43
수정 아이콘
긍정적으로 사세요. pc겜하지마시고, 비디오겜 하세요.
전자파 해로우니깐요.
플스2,PSP,엑스박스,NDS등등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플스2의 '이코'한번 해보세요. 추천합니다. 감동적이면서 잔잔한 여윤을 느끼게 됩니다.
와룡선생
05/04/07 10:23
수정 아이콘
건강은 생각치 않고 술마시고 담배피던 제 모습이 너무 부끄러워 지는군요.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 하는건데.
힘내시고 반드시 건강해질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카이레스
05/04/07 10:34
수정 아이콘
저랑 나이차이도 별로 안 나시는데....힘내세요. 그런데 HIV면 동거하셨던 분은 괜찮으신 건가요? 동거까지 하셨다면 깊은 관계까지 가셨을텐데 알려주시는게 서로를 위해 좋을 거 같네요... 그리고 힘내세요. 위에 분 말씀처럼 감동이나 마음에 잔잔함을 주는 게임이나 책을 읽으시면서 의지를 다져보세요...응원하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 아자!
천사같은눈망
05/04/07 11:12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몸이 병들어가면 마음까지 병드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데요
힘드시겠지만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시기 바랄께요
힘내세요
건강해져서 어머님곁을 지켜드려야죠 화이팅!!!
배규수
05/04/07 11:54
수정 아이콘
저도 세상을 많이, 오래 살아본 사람은 아닙니다만 제 소싯적 몇몇친구들을 병사로 보내고,또한 부모님께 또한 이별의 작고를 해드리면서 인생사와 세상사, 인간에 삶에서 기인하는 만사의 모든것이 부질없다 라고 생각된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그 무언가와 사람을 한보 전진시키는 그 무언가들로 세상은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죠.
스스로에게 자문해 보십시오. 어떤것들은 더욱 값진 가치를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는것들입니다. 그것들을 부디 놓치지 마셨으면합니다.

저도많은 것을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티에니
05/04/07 18:25
수정 아이콘
네 카이레스님 염려고맙습니다. 의사께서도 그점을 상당히 염려하시더군요. 그래서 어렵게 어렵게 입을 열어제가물었죠. 다행이도 감염대지 않았더군요.. 그말을 물으며 지금의 제처지를 밝히는게 헤어지자는 구실도
댓나봅니다. 못난 저같은놈만나 술집까지 다녓던 안타까운여자라...
한달에 한번씩 보건소검사도 받앗나봅니다..정말 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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