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군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해결 하는 방법을 보니 문득 기억 하기 싫었던 일이 떠올라 버렸습니다.

아주 오래된 여름의 일이 말입니다.

저도 군대에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관심 사병은 아니었지만, 아부나 고참들 비위를 잘 못맞치고 그래서 소대 일은 다 떠맡고 사역병이다 뭐다 해서 일년이 넘는 시간을 이를 악물고 몇배나 버텨 냈습니다.
군대가서 인간 관계나 살아 남는법도 많이 배웠고 지금도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정안되면 노가다 판에서 굴러 먹어도 저 한몸 먹고 살 자신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일년에 한두번은 꾸는 꿈이 있습니다. 지금은 얼굴도 이름도 기억 하지 못하는데 가끔씩 섬뜩한 꿈을 꾸게 만들어서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군대에서 제가 위 고참들 갈굼 커트해 가면서 제일은 제가 스스로 다 했습니다. 군대의 엿같은 현실을 후임병들한테 주지 말자 하면서, 힘들었지만 나름대로 보람도 있다고 자부 했습니다. 내가 나가면 보다 좋은 군대가 되 있을거라고

보통 이등병 때는 배식이 나온것은 건빵부터 시작해서 라면까지 절대 남기면 안됩니다. 아침 점심 저녁 까지 배식 나온대로 하나도 남기면 안됩니다.

저는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라진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저에게 웃고 말하며 친하게 구는 후임병들을 믿었습니다.
제대를 몇개월 앞둔 시점에서 저는 한 신임 이등병을 만났습니다. 조금 어두워 보였지만  성실하고 정말 착했습니다. PX에 가면 곧잘 웃기도 했습니다.
어느날 아침 그 녀석이 고참들에게 아침을 다 먹지 않았다고 기타 사건을 당하는 것은 목격했습니다.
어쩌면 저는 알면서도 모른척 했었던 걸지도 모릅니다. 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아직도 그런 일들이 당연하게 계속 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래서 모른척 했던 겁니다.
나는 이곳에 아무것도 남기고 가지 않겠다라는 이기주의적인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때 내가 스쳐 지나갈때 나를 보는 눈물젖은 눈동자를 나는 외면했습니다. "당연한거야 나도 그랬어 이등병이 벌써 군기가 빠져서 그러면되겠어" 저는 이렇게 생각 했습니다.

저한테 아무것도 아닌일이 남에게는 너무나 큰 아픔도 슬픔도 될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아침 훈련을 시작할때 녀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1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온목이 벌겋게 되버린 녀석의 시체가 단가에 실려 왔습니다. 순간 죽을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살겠다고 온몸을 바둥이 치면서 목에 걸린 밧줄을 풀려고 했던 모습이 눈에 선했습니다.

누가 이녀석을 죽였겠습니까

이녀석이 죽었을때 밀리터리 폴리스 라고 쓴 멋진 옷을 입고 헌병대 수사관들이 왔습니다.
와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 이런일 터지면 너희도 힘들고 부대 이미지도 나빠 지니까 최대한 빨리 조용히 끝내자" 오자 마자 바로 이렇게 말하더군요 저는 나름대로 결심도 하고 이제 큰일났다 내가 왜 그날 아침에 모른척 했을까
그만 두라고 적당히 하라고 이제 점호 하니까 이따가 하라고 한마디만 해줬어도 이런일이 없었을 텐데
그리고 수사관이 최대한 액션을 까더군요 먼가 열심히 수사한척
새벽중에도 몇몇 후임병이 불려 나가고

그리고 몇일이 지나고 후임병을 이상한 정신병에 내성적인 녀석으로 몰고 갔습니다.
이등병 노랑 견장이 소대에서 웃으면서 말할 수 있습니까? 항상 45도 각도 각물 응시 만이 전부 입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내성적으로 보이다가 짬밥 먹으면 성격이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군대내 스스로 왕따가 된것처럼 무슨 이상한 정신병이 있는 놈처럼 몰고 갔습니다.
제가 봤습니다. 그 시체가 온목이 벌겋게 변한것을 살고자 몸부림 쳤을것이라는 것을
수사를 약간 배운저도 알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수사관들이 못봤겠습니까
그런 사람이 미친 겁니까 정신병 걸려서 죽인 겁니까
몇번이고 어금니를 꽉물었습니다. 소원소리를 할때도 몇번을 결심했다 펜을 접었습니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내게 혹시 해가 되지는 않을까
남은 군생활동안 혹시 불이익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스스로 변명해봤습니다.
나에게는 아버지가 있어 어머니도 있고 나는 어떻게든 살아서 무사히 돌아 가야되
그저 남들이 하는것 처럼 무사히 다녀왔습니다. 어머니 이렇게 말해야되

장례식장에서 그 녀석의 가족이 말없이 묵묵히 서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놀랐습니다. 부모님들이 얼굴이 벌겋게 변하기는 하셧어도 눈시울만 적시셨을 뿐이었습니다. 이렇게 담담하다니 결국 산사람은 산다는 건가 하는 환멸마저 들더군요

그런데... 막상 시신을 화로에 늘려고 하니까 그때 서야 오열을 하시면서 관을 붙잡으셨습니다.
안된다 안된다 내아들 ... 이렇게 못보낸다. ... 나는 어찌 살라고

몇번이나 목이 간질거렸습니다. 말해야 된다. 친한 후임병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이지만 말해야 된다. 이대로 몇명이 영창 일주일 갔다가 오고 끝날일이 아니라고  이렇게 끝나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그러나 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네    저는 비겁했습니다. 끝내 말하지 않았습니다. 남이 말해 주기를 기다리면 어느새 기다린 세월이 이제는 얼굴 조차도 가물거리는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지금 국방부 발표를 보니 어처 구니가 없습니다.
자살하거나 사건을 일으킨 사람을 정신병자로 몰고가는 것은 국방부의 단골 대응책이었던건가요 제가 지금까지 이렇게 밤잠 설치고 몇번을 후회했던 일은 그저 단순한 해프닝일 뿐입니까

사람을 무슨 게임에 미쳐서 총질을 난사하고 왕따 비슷한 정신 병자로 몰고가고  평소 친한 동기나 가족의 애기로는 잘 웃고 활발한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국방부의 발표는 왜 그런겁니까 또 이런식으로 무마 하려는 것이겠죠
오늘 다음 뉴스를 보니 훈련병 두명이 훈련이 힘들어 탈영했다는 기사가 나오던구요
탈영 숱하게 많습니다. 대단한 기사 거리도 아니죠 그냥 후레시 몇개 들고 나가서 잡아 오면 끝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크게 기사화 한것은 모두 정부의 언론 플레이라고 밖에 생각 되지 않습니다.
이놈은 미친것이다 군대는 잘못되지 않았다. 이놈이 미친 녀석이었다. 요즘 젊은이들이 문제다 !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나약해
군대는 아무 문제도 없다. 군대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안심하고 국방의 의무를 시행해라  이것이 바로 신성한 국방의 의무이다.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그곳이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겁니다. 그 사람이 미친게 아니라 군대라는 특수한 사회가 그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겁니다.
강자가 되지 못하면 스스로 죽어야 하는 강자존의 사회가 말입니다.


물런 죽은 사람들은 정말 안됬습니다. 어떠한 경우든 사람을 죽인것은 용소 받을 수 없습니다.
다만 해결책을 내 놓을 생각을 안하고 이런식으로 언론 플레이 하면서 무마 시키려는 행태가 이제는 도저히 용서 할수 없게 생각될 뿐입니다.

그 녀석 죽었을때, 보상금 한푼도 안나왔습니다. 사병들과 간부들이 모은 만원 천월 짜리 몇방 모아서 간신히 코묻은 돈 70만원 도 채 되지 않는 돈을 건냈습니다.

신성한 국방이라고 그토록 목터지게 외치던 정치인들은 그 자리에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토록 인권 신장을 부르짖던 분들도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이름없는 사회의 불합리함에 희생된 작은 영혼에게 그토록 시민운동을 외치던 민주화의 투사도 시민 단체도 아무도 없었습니다.
단 한푼의 돈도 인색해서 아무런 보상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외면했습니다 당장 한국이 북한에게  침공 당할것처럼 호들갑 떨면서 이런 문제가 기사화 되면 사회가 당장 무너질 것처럼 그렇게 난리를 떨면서

이런말은 좀 그렇지만  좀 표가 된다 싶은 미아리 화재 사건에는 그 토록 수많은 정치인들이 인사인해를 이루고 국고에서 아낌없이 수십억의 예산을 보상금으로 지불 하면서도
이토록 오열 하는 부모님에게는 그냥 아들의 뼈가루가 든 작은 상자만 휙 던져 주듯이 주었습니다.

그것이 그 사람의 자식인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잔인했습니다.


글이 너무 감정적이 됬습니다. 담당자 님께 죄송스럽다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