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내용의 글을 다른 분들이 많이 작성해 주셨지만,
저는 정말 의견을 모아서 팬들이 할 수 있는 바를 실현해보고자 합니다.

스타크래프트 최초의 통합 리그는 참 뒤뚱뒤뚱 걷고 있습니다.
페넌트레이스 9주 중 8주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3개 팀에서 4개 팀으로 확장이 되고...
3개 팀이 나은가, 4개 팀이 나은가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이미 결정된 사항을 이렇게 순식간에 바뀌어 버린건,
안 그래도 지금 좋지 않은 협회의 이미지를 스스로 깎아 버린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규정'을 너무도 우습게 바꾸어 버렸죠.

11개 팀에서 한 팀이 떨어지는 문제에 대해 제 생각은...
일단 제가 가장 아쉬운건
'진작에 팬들 사이에서 이 의견에 대한 논의가 활성화되었어야 하는데...'하는 점입니다.
한 4~5주차쯤에 이 문제에 대해 글을 올렸었는데 의견이 거의 없었죠...

프로의 세계에서 꼴찌라는 것은, 꼴찌 그 자체로 '재앙'이고 '벌칙'입니다.
동네 달리기 꼴찌가 아닌 이상 그들의 11위는 스타크래프트가 지속되는 한
영원히 기록에 남게 됩니다. 9전패, 팀플 15전패라는 처참한 기록이라면
더욱더 팬들에게 안 좋은 이미지로 남겠죠.

하지만 꼴찌라는 것이 차기 라운드에서 사라져야 할 이유가 될까요?
롯데 자이언츠의 팬들은 롯데가 수년간 바닥을 길 때
애정어린, 때로는 과격한 비판, 비난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e네이처 못지 않게 전의를 상실해 보였을 때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롯데 팬들이 비판, 비난 그 다음에 바란 것은
"다음 시즌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세요"였겠죠.
프로에게 실패는 곧 다음번의 성공을 위한 보약이 됩니다.

e네이처는 KeSPA에 엄연히 속해 있는 11개 프로팀 중의 한 팀입니다.
프로리그가 있고, 페넌트레이스가 있는 이상
11개 모든 팀은 그 페넌트레이스를 끝까지 가야 합니다.
(1, 2Round는 엄연히 페넌트레이스라고 생각합니다.)
리그에서 빠지고...하는 경우는 2부 리그 이상이 있을 경우 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e네이처는 기회 자체를 상실하게 됩니다. 경기가 없습니다.
지금은 엠겜 팀리그도 없습니다.
03년 POS, 04년 플러스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 예상됩니다.

개인전에 비유를 해보면, 프리미어 리그 11전 전패를 한 선수를
다음번 예선에도 못 나오게 하는거나 마찬가지인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MSL 메이저의 서바이버 강등은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그들은 적어도 경기할 기회는 주어집니다. 위 경우는 경기가 없습니다.)

1, 2부 리그를 나누자고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반대입니다.
일단 2부로 나누기에는 팀 숫자가 적습니다. 설령 억지로 나눈다 하더라도...
써포터즈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어가고 있는 K-리그도
K2리그와 연동, 승격-강등되는 문제를 "점진적으로" 천천히 하고 있습니다.
기존 K-리그 팀들이 쉽게 승낙하기 어려운 일이니까요...
2부 리그에 쏟을 스타팬들의 관심, 어느정도나 될까요?
나중에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지금은 단일 리그가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e네이처가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서
이런 논의가 나오게 된 것 같아서 조금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어느 팀이었어도 제 의견은 변함없을 겁니다.
11개 팀이 끝까지 가야 합니다.
11위에게 페널티를 준다면 그것은 향후 컵 대회같은 곳에서
조금 단계를 더 주는 정도가 되어야지, 페넌트레이스를 박탈하는 건
프로의 세계이기 때문에, 더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팀 합병같은 문제는 관계자 분들께서 그럴 가치가 있다고 볼 때 하는 것이지,
방송국 일정 때문에 짝수 팀 맞추자고 억지로 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물론 프로농구는 전례가 있긴 하지만...한국은행+산업은행=원주 나래 블루버드)

5개 팀 양대 리그가, 11개 단일 리그보다 그렇게 무지무지 재미있습니까?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짝수에 목숨 거셨나요??????
한개 팀, 7명의 선수의 기본권(페넌트레이스는 분명 프로의 기본권이라고 생각합니다)과
바꿀 만큼 양대 리그가 그게 재미있다고 생각하시는건지?
순전히 방송 일정 때문이라면...그건 아니겠죠.

기왕 갑작스럽게 하나 바꿔주셔서 팬들을 안타깝게 하신 마당에,
발전적인 방향으로, 하나 더 바꾸어 주십시오.
11팀 모두가 2라운드에서 풀리그를 가지는 방안을 재고해 주십시오.
대진표 짜는데 애로사항이 있으시다면
모자라나마 저라도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이에 긍정적인 의견을 가지신 분들은 댓글 달아주시기 바랍니다.
아, 부정적이신 분들도 의견 달아주십시오.
이 문제는 분명 이번 시즌이 아니더라도,
백번 양보해도 다음 시즌부터라도 고쳐져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더욱더 진지하게 논의되어야 합니다.


p.s 규정대로 e네이처를 2Round에서 탈락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더라도,
     이런 의견들이 그냥 묻힌다 하더라도
     06년부터는 11개 팀 모두가 끝까지 같이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