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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1/24 05:49:36
Name becker
Subject MSL 결승 감상.
1경기, 매치포인트.

이제동의 뮤탈리스크가 본진 미네랄필드까지 깊숙히 파고드는것은 이영호의 계산 밖이였고 그것을 수비하는데 있어서 마린을 많이 잃었기에 승부가 손쉽게 갈려졌습니다.

사실 짧은 경기시간동안 보여진것 보다 더 흥미로웠던건 이제동의 2번째 멀티 위치인데, 보통 이런식의 530뮤짤을 쓰면 두번째 멀티는 세번째 가스에 피면서 어쨌든 계속 뮤탈이 충원되는데 지장이 없도록 하는것이 일차 목적인데 이제동은 4시 미네랄필드에 멀티를 피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제동의 생각은 최소의 뮤탈로 최대한의 피해를 주면서 드론 한타이밍 펌프질 이후에 운영으로 갈려던 생각이 아니였나 드는데, 이것을 언급하는것 조차 사실 쓸데 없어져버린 정도로 경기가 일찍 끝나버렸습니다.



2경기, 얼티메이텀.

한상봉전에서의 7배럭을 봤음에도 이제동이 노스포 3햇빌드를 쓴 이유는 상대가 원배럭 더블이라는 가정하에 저렇게 까지 빌드의 힘을 받지 않으면 저그가 좀 불리하게 들어간다라는것을 감안한 필살빌드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이제동은 이영호가 원배럭 더블(혹은 노배럭 더블)일꺼라는 확신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이제동의 그림은 사실 흠잡을데 없을정도로 완벽했고 이영호가 4가스를 제어할 방법이 전혀 없었기에 경기가 원사이드하게 몰려버렸습니다.

이 타이밍에 등장한 가필패를 까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사실 어쨌든 저그에게 필요한것은 시간 + 울트라가 떴을때 전면전에서 저그가 밀리지 않기 위해 마린의 화력을 줄여주는것이 가장 큰 목적들인데 그러기 위해선 가디언의 존재가 중요했음엔 분명합니다. 럴커 생략 및 4가스를 무난히 가져갔기에 가스난에 허덕일정도의 가디언은 아니였다고 생각됩니다.


스컬지를 왜 안뽑았냐는 얘기가 나왔는데 스컬지에 쓸 가스도 울트라의 업글에 쓰는게 더 현명했던 판단이라 생각이 드는데, 물론 시간을 벌기 위해 디바우러 한두기를 뽑고 더 주의를 끌어주는 섬세한 플레이도 가능했다고 봅니다.


이영호의 디펜시브 본진드랍쉽은 그야말로 그 상황에서 내릴수 있는 신의 한수였는데, 이제동이 드랍쉽 한기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드랍쉽 한기병력을 쉽게 괴멸시키지 못하면서 그때부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렇기에 이 경기에서 이제동의 숨은 패인은 하이브가 펴지자마자 아드레날린 업그레이드를 하지 못한점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미친저그에서 링업은 울트라 업만큼 중요하니까요.



3경기, 오드아이

이제동이 노스포 3햇을 들고 온 이유는 2경기와 마찬가지의 맥락으로 볼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 경기가 범상치 않았음을 보여주는 가장 첫번째 장면이 이제동의 엇박자 저글링 2부대가 이영호의 마린을 싸먹는것이였는데, 사실 이런식으로 저글링이 노점단속 들어가야 할 마린을 끊어주면서 최소한의 가스를 쓰면서 3가스를 가져갔기에 저그가 기분좋은 출발을 합니다.

이 경기에서 이제동이 그린 궁극적인 그림은 1시에 최초 멀티를 편 후 모인 울트라로 중앙병력과 싸워주면서 7시-4시에 막멀티를 하며 긴 동선을 활용한 수비형 난전싸움인데, 그런 면에 있어서 한번 깨진 7시 멀티는 돌린다는 생각보단 시간을 번다라는 생각의 목적이 훨씬 강했습니다 (만약에 발견못하면 저그야 땡큐죠).

다만 이영호의 다수병력이 1시를 깨러갔을때의 화력이 이제동의 예상 그 이상이였기에 당황할수 밖에 없었는데, 어쨌든 1시가 밀리기 전에 대부분의 드론을 살린것이 나중 이제동의 뒷심이 원천이 됩니다.

이제동이 1시 멀티에 목숨을 걸지 않았던 이유는 이영호의 병력운영이 소위 짜내기라는 사실을 정찰을 통해 간파하고 있었고, 앞서 말한 멀티-멀티의 긴 동선을 이용해서 4시와 7시만 지키면 필승으로 가져갈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전이 되기직전의 7시상황을 얘기하자면, 디파일러 2기가 준비하고 있었고 베슬마나는 75가 안됐음이 분명하고 (보면 알지만 이레디를 걸지 않습니다) 이영호의 마린부대의 덩어리는 줄어들고 있었기에 이제동이 결국엔 막아내고 승리하는 분위기가 맞지만, 어쨌든 전투라는 것의 변수는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에 우세승을 날리기엔 좀 안타까운 상황이였긴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재경기를 하기엔 더더욱 좀 찜찜했기에 이건 솔로몬이 와도 딱히 제대로 내릴수 있는 판결이 아닌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캐스터와 해설자를 까지말자라는 주장처럼 심판도 까지 말자는 주장을 하고 싶습니다. 원인제공은 엠비시게임에서 한것이지, 여기서 KeSPA와 심판이 어떠한 판정을 내려도 씁쓸함이 남았음에는 분명합니다.


어쨌든 스타리그 역사상 길이길이 남았을 최고의 명경기가 이런식으로 끝났다는건 참으로 안타까운 비극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4경기, 투혼

사실 이때부터 경기 결과 및 내용은 무의미해진것같아서 생략합니다. 둘다 제 컨디션이 아니였음엔 분명합니다.



선수평

이영호 - 테란이 일반적인 원배럭 더블을 간다고했을때 가장 무서운것중 하나는 저그가 그것을 예측하고 더 돼지처럼 째는, 오늘과 같은 노스포닝 3햇과 같은 빌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영호가 2,3경기에 원배럭 더블을 준비해왔다면 1경기에는 강한 압박을 통해 그 다음판에서 저그가 자기가 원하는 만큼 째면 안된라는 경고성 플레이를 했어야만 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그러한 수까지 예상하고 이제동이 530 뮤탈빌드를 들고 온것 같기에 큰 차이를 줬을지는 의문이지만, 수싸움과 판짜기에서 이번만큼은 이제동에게 완패한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경기 얼티메이텀에서의 드랍쉽 플레이라던가 3경기에서 정말 자연스럽게 뭉쳐지는 마린 대부대의 움직임, 그리고 메딕 길막을 통해 저그의 밀리유닛을 무력화 시키는것을 보면서 이영호는 이영호구나라는 감탄스러운 플레이가 경기 곳곳에서 찾아볼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플레이를 떠나 석연찮은 상황에서도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고 쿨하게 악수를 하는 모습, 승자를 축하해주는 모습에서 정말 멋있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준우승을 했지만 정말 멋있었습니다.



이제동 - 이제동의 다전제 판짜기의 명성은 익히 듣고 있었지만 오늘이야 말로 백미가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다전제 역사상 이렇게 잘 된 판짜기는 본적이 없습니다.

며칠전에 오드아이와 얼티메이텀에서 저그가 할만한 요소가 있다고 주장했던 필자였는데 이제동 역시 그런 점을 백분 활용해서 유리한 그림으로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런걸 봐서라도 이제동은 보여지는 뮤짤컨트롤이나 전투력외에도 판을 짜는 치밀함이 역대 최강중 한명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생략하긴 했지만 4경기에서 9드론을 들고 왔을때는 정말 신들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승자의 자격이 있는 경기들이였습니다.



엠비시게임 - 병신인증. 코미디. 그 외에는 할말이 없습니다. 솔직히 좀 많이 화납니다.

그래도 3연벙과 3.3을 생방으로 못봤는데 이건 생방으로 봐서 의미없는 영광을 지니게 됐군요.

진심 굿바이 MSL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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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24 05:50
수정 아이콘
보통 포모스 자게에 올리는 글인데 포모스에 글이 안써져서 PGR에 먼저 올립니다. 아무나 포모스 자게에 퍼가서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치명타적중
10/01/24 05:54
수정 아이콘
아 3연벙, 3.3 , 정전록을 다 생방으로 봤는데;; ㅡ_ㅡ;
10/01/24 05:54
수정 아이콘
오늘의 진정한 승자는 온풍기입니다.
오토모빌굿
10/01/24 05:58
수정 아이콘
저도 3경기 보면서 1시 깨질때 드론이 다 살아 도망간게 좀 컸다고 봅니다.
10/01/24 06:05
수정 아이콘
대놓고 안티저그맵에서 이제동의 판짜기는 확실히 경악이었죠.
스트라이크
10/01/24 06:11
수정 아이콘
전 심판도 까고 싶은데요. 아무런 설명없이 TV화면만 보고 어떠한 객관적인 통계도 없이 우세승. 리플레이도 존재하지 안는데 말입니다.
애초에 심판이 기타 여러가지를 설명을 하고 왜 이제동선수가 우세승을 받았다고 부가설명을 했으면 이렇게 까이는것도 적었을겁니다.
그리고 선언했던 시간도 결승전이라는 특별한 경기이지만 프로리그의 지겨운 재경기 여부 에 관한 마라톤 회의보다 훨씬 더 짧게 결정을 내려서 정전이 일어났다는것을 우세승으로 무마하려는 MBC게임의 앝은꾀까지 보여서 심판도 좀 까여야 된다고 봅니다.
막말로 이영호 선수가 자기한테 미네랄 1000 개스 1000있어서 우세했다고 뻥쳐도 증거가 없습니다. 자기 양심에 따른것이죠.
덕분에 우세승으로 우승한 이제동선수라는 최악의 피해자가 나왔습니다. 심판도 까여야 되요.
10/01/24 06:23
수정 아이콘
불리한 상황에서도 이영호의 물량은 괴물이고 컨트롤은 최종병기였고,
학살맵에서도 이제동의 판짜기는 말그대로 충격이고 운영은 공포더군요.
정전직전까지는 참 재미있었는데..

아무튼 이제동의 5회 우승 1회 준우승을 축하하고, 이영호의 2회 우승 1회 준우승을 축하합니다.
다음시즌에도 우승 준우승 하나씩 추가하면 좋겠네요.
SigurRos
10/01/24 06:34
수정 아이콘
맞어, 이제동이였지 라는 말이 절로나왔던 결승전. 그 누가 이영호를 이렇게 제압하리라고 예측했을까..
wkdsog_kr
10/01/24 10:41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2경기의 가디언 부분 관련해서는 의견이 다르네요.
저 역시 그때 가디언을 생산한 것은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지만,
다수도 아닌 달랑 레이스 2기에 허무하게 다 잡힐 정도로 대공유닛을 전혀 동반하지 않았던 것은
그 가스를 울트라에 투자한다 이런것이 아니라 명백한 실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0/01/24 11:34
수정 아이콘
벡커님 후기 피지알에 먼저 올리실 줄은 몰랐군요. 포모스 매니아 칼럼에서 벡커님 글은 빠뜨리지 않고 읽는 편인데...후기 잘 읽었습니다~~
10/01/24 12:21
수정 아이콘
3세트는 단순히 판짜기만이 아니라 기본기와 피지컬 자체가 극강인 이제동이었기에 구현해낼 수 있었던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노스포 3햇 이후 1시에 선멀티, 이후 4, 7시 가져가면서 동선을 이용한 수비형 난전 이라는 판짜기를 쥐어주었다고 하더라도 그 상황에서 이제동 같은 게임양상을 만들어낼 저그 선수가 또 누가 있을까요?
아마 대부분의 선수들은 1시에서 최소한 2차 병력을 막아내지 못했을 공산이 크며, 이제동 선수처럼 병력을 상대하면서 해처리를 지킬 최후의 타이밍을 정확히 판단해서 그 시점에는 미련없이 병력과 드론 회수, 3시로 저지선 후퇴, 이후 7시 해처리 지어지자마자 적절한 위치에 커널 완성, 혈을 짚는 듯한 디파스웜과 컨트롤을 통한 완벽한 수비와 같은 실행능력을 보여주면서 게임을 그렇게까지 이끌어가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전 오히려 3세트를 보면서 오드아이 정말 저그가 답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는....

갠적으로는 계속 진행됐으면 마재윤 v. 변형태 알카노이드에 비견될만한 경기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너무 안타깝습니다. 그야말로 테러였죠.
10/01/24 14:32
수정 아이콘
3세트는 이제동이 초반에 득점한게 꽤 큽니다. 럴커생략 울트라 빌드는 빠르게 4가스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베슬 탱크가 조합되지 않는한 3가스 상태에서도 충분하게 돌아갑니다. 그래서 1시멀티가 파괴됐어도 이제동이 불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4시멀티까지 파괴됐다면 순식간에 암울해지기도 하죠. 초반에 저글링과 뮤탈이 잡아먹은 마린이 쏠쏠합니다. 특히 1시를 1차방어해 냈을때 추가 마린을 끊어주면서 1시로 바로 달려가 해처리 깨지기 이전에 방어를 해낸건 가히 천재적인 전술이었습니다. 문성진 선수와 태풍의 눈 경기와 비교하면 쉽습니다. 문성진선수는 상대본진에서 뮤짤을 하면서 약간의 이득을 얻지만 센터로 진출한 테란의 병력을 싸먹을 기회를 놓칩니다. 하지만 이제동은 초반 저글링으로 싸먹고 1시에서 싸먹습니다. 보통이라면 7:3정도로 기운거지만 맵 감안해서 6:4정도로 이제동에게 기웁니다. 하지만 이영호가 엄청난 생산력과 자리잡기로 1시를 파괴해서 다시 5:5의 상황이 됩니다. 4시가 있었기 때문에 1시에 집착하지 않아도 됩니다. 7시도 피는 상황이었고요. 1시가스도 울트라 3기정도 추가할 정도는 캤고요. 1시에서 조급하게 싸우지 않고 3시에서 싸운 판단은 기가 막힙니다. 문성진선수가 다수 울트라로 마메를 잡아먹지 못했지만 이제동은 잡아내는데 성공하죠. 이것의 발판이 바로 앞에서 끊어준 마린입니다. 마린이 계속해서 쌓였다면 이제동도 울트라가 다 잡히고 지지를 쳤겠지만 마린을 초반에 잘라낸것이 후반의 교전을 승리할 수 있게 합니다. 사실 여기서 다시 이제동이 앞서나가기 시작합니다. 이영호는 7시를 치러 가지만 디파일러가 나오면서 서서히 힘이 빠지는 상황이었습니다. 7시 공략의 의미는 이제동의 2가스 저지도 있지만 동시에 이영호의 9시로 이제동의 병력이 우회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큽니다. 즉 공격과 동시에 방어를 해내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서서히 밀리는 상황이었습니다. 경기가 계속 진행됐다면 거의 바로 공수 전환이 이루어졌을 겁니다. 그리고 이제동이 7시에 3성큰을 까는데 이건 플레이그가 완성됐다는 걸 의미하기도 하죠. 스포어를 지었다면 좀더 명확해지지만 이영호 자체가 구름베슬이 아니었기에 스포어는 사실 필요없었습니다. 이제동 입장에서도 상당히 아쉬운 경깁니다.
그리고 3경기에서 이영호 선수의 가장 안타까운 장면은 이제동의 1시 빠른 멀티를 예상 못하고 7시에 마린 다수를 갖다 놓은겁니다. 사실 1시쪽으로 이영호의 마린이 전진할때 다소 노골적인 이제동의 저글링 움직임이 있었는데 눈치를 못챈거 같더군요. 7시에 있던 마린이 1시에 가이었더라면 이제동이 많이 힘들었겠지만 어제 경기 자체는 이제동의 우월함이 돋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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