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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4/27 14:14:21
Name BeAmbitious
Subject 포용력, 다양성

저는 지난 2년 6개월동안 미국에서 생활을 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제가 느낀 점들이 무척이나 많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미국 사람들의 정서와 생활을 배워가면서 인터넷에서 본
한국사람들의 편견들이 있습니다. 바로 흑백논리입니다.

몇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PGR은 프로게이머들을 위한 사이트니 가장 쉽게 임요환 선수 팬들을 예로 들겠습니다.
항상 스타크래프트 관련 사이트에는 임요환 선수에 관한 대화가 끊이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봐왔던 예가 임요환 선수를 추켜 세우는 발언을 하게 되면 그 사람은 대부분
소칭 '임빠'라는 그룹으로 몰리게 되는걸 봤습니다. 임요환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발언을
하게 되니 그 사람은 또 안티로 몰리게 되더군요.

두번째 큰 예로 이번 탄핵사태를 들수가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사람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그 분들을 '한나라당 알바'라고 부르는걸 볼수가 있었습니다. 또 탄핵을 반대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노사모'라고 불리게 되더군요.

아시다시피 미국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입니다.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도 큰도시에 있는 학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중국,독일,프랑스,아르헨티나,멕시코 등등 셀수도 없이 많은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 모여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종교도 다양할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교회를 다닙니다. 그리고 중국인들은 불교를 믿더군요. 어느날 그 중국 여학생과 미국백인 남학생이 대화하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너의 종교는 무엇이니?"
"나는 불교를 믿어."
여기서 저는 미국학생의 반응이 궁금했었습니다. 과연 무슨 말을 할까? 그 남학생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불교. 불교를 믿는 사람들은 어떻게 기도를 하지?"
'저게 무엇이 특별한 반응인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제가 미국에서 다니는 한국교회의 어른분들이랑은 많이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그분들은 불교라면 질색을 하시거든요.

제 과목중에 정치 과목이 있습니다. 그 과목을 맡은 선생님의 성함은 Mr. Kirk입니다. 어느날 Kirk선생이 저희들에게 아이들을 입양하러 중국도 갔다오고 아프리카도 갔다 왔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몇몇 친구들이 이렇게 물었습니다.
"나중에 커서 자신의 진짜 부모님을 찾는다고 하면 어떡 하실건가요?"
저희 교실에는 입양된 아이도 있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의 입양에 대해서 반대적인 입장을 보였고 선생과 저희들은 토론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토론은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으며 두쪽 모두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입장으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저는 미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더 포용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제가 보기에는 한국사회가 미국보다 훨씬 좋은 점이 많아 보이거든요.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마이클 잭슨의 바보같은 행동들은 욕해도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고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은 욕하지 않습니다. 마이클 잭슨 콘서트에서 혼자 광란의 춤을 쳐도 머라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저는 디씨스겔과 PGR을 모두 좋아합니다. 많은 분들은 두 사이트를 모두다 좋아합니다만 역시 많은 분들은 한사이트의 분위기에는 적응 못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이트를 깎아 내릴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모두 다른 사람의 의견을 포용하고 다양성을 인정합시다.
PGR의 토론도 더욱 매끄러워지고 눈살 찌푸리는 일도 줄어들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PGR도 더욱더 멋지게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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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이 모자라.
04/04/27 14:1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언제나 중요하죠.
이해...이해...이해...
슬픈비
04/04/27 14:21
수정 아이콘
흠..그게 그토록 힘든거란게 아쉬울뿐이죠..이해라는게 쉽게됐으면 얼마나좋을까요..
Return Of The N.ex.T
04/04/27 14:25
수정 아이콘
멋진글이네요..^^

몇번을 말 해도 옳은 말이고, 몇번 말해도 실천이 잘 안되는.. 이해..
04/04/27 14:26
수정 아이콘
제가보기에도 한국사람은 포용력이 떨어지는것 같습니다.. 흑백논리가 딱맞겠군요..그러다보니 자존심도 세지고 승부욕도 강해지는것 같습니다..물론 안그런 사람도 많겠지만..우선 제가 그렇기때문에..
위에 말씀 드린 내용은 온라인게임을 즐기면서 느낀겁니다..온라인게임을 하면 모두 최고가되기위해 흔히들 말하는 노가다를 열심히 하기도하고.. 스타를 할때면 정석대 정석으로 해서 졌을때 패배를 인정하기도 하지요..
물론 이런게 나쁜건 아니지만.. 패배를 했을때 상대방을 인정하기보단 먼저 자신을 질책하기도 하지요.. 이게 실력향상에는 더 많이 도움되기도 하겠지만 포용성이 떨어지는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덧붙이자면 영어회화시간에 미국선생님과 수업하며 느낀건데 그쪽 분들은 자신이 잘못하는것에 대해서 하나도 부끄러워하지않고 못하는걸 당연시하고 열심히 한국어를 배우고..우리가 영어를 잘못하는걸 탓하긴 커녕 조금만 잘하면 많은 칭찬을 해주기도 합니다.. 흠 마무리가 잘 안되는것 같지만 ;; 확실히 미국보다 우리나라가 살기 좋은건 당연하지만 이런점은 좀 배웠으면 합니다.. 우선 저부터^^;;
강은희
04/04/27 14:29
수정 아이콘
흑백논리..문제있죠^^; 국수주의 성향도 아주 강하고 단체성격이 강해서나와 다른 무리에 있는 사람들을 무조건 배타하기 일쑤입니다. 거기다가
냄비정신-_-.. 사람들의 혈기가 왕성해서 그럴까요?^^;
전체화면을 보
04/04/27 15:46
수정 아이콘
시야가 좁은 거지요...북으로는 이념이 다른 북한이, 남으로는 역사적으로 사이가 나빴던 일본이 버티고 있었으니 늘 우리민족, 우리나라, 우리 가정..이런 식으로 '우리'라는 틀에 스스로 갇혀왔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학교에서도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점을 장점으로 배워왔던 기억이 나네요...그러니 좀 다른 것을 인정하기보다 이상하게 생각하고 유난히 낯설어 하지요.
게다가 날씨는 좀 변덕스럽습니까? 겨울인가 하면 봄이고 봄인가 하면 여름, 다시 가을에다가 또 겨울....옷갈아입다보면 한 해가 훌쩍..나이도 또 먹고..흑흑....어쨌거나 좀 진득하게 밀고나가기보다는 터뜨리고 터뜨리고 하며 살아가는 경향이 좀 강한 것 같습니다.
Mintbluː
04/04/27 16:32
수정 아이콘
좋은 글이네요 ^^
언제나 토론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건,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를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인것 같네요 - 세상엔 이런 사람 저런 사람도 있고, 또 내가 생각하는 것 만이 진실은 아닌데 그걸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논쟁이 빚어지는 것 같아요
unlimited
04/04/27 17:16
수정 아이콘
포용과 이해의 문화...저도 외국 문화를 많이 접하고 있어, 한국사회에 사는 사람으로서 많이 부럽죠.

그래도 한국사회도 초고속 인터넷의 힘으로 정말 많이 발전했다고 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갈 것이고요...확신합니다.

물론 부끄럽게도 초고속 인터넷의 붐이 백모양 가수 몰카의 덕분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참고로 CD롬 및 고사양 컴퓨터의 보급의 경우는 Red 마후라 & 오양...등의 덕분이라고....음.. 너무 편향적인 생각이었나요?)

윗분들의 개인적 희생(?) 덕택에으로...하리수와 같은 트렌스 젠더가 사회에서 양지로 나오고, 온갖 누드 잡지 들이 나오는 등...10년전에는 꿈도 꿀수 없던 사회가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덕분으로 정치도 빨리빨리 변하고 있습니다.
우아한패가수
04/04/27 18:17
수정 아이콘
얼마전 탄핵반대 1인시위를 한적이 있습니다. 그때 사소한 말다툼이 벌어졌는데 로이터통신의 기자라는 분이 그러더군요... 노사모냐고... 순간 진짜 화가나서 말을 했습니다. 왜 모든 것을 흑백논리로 보냐고... 탄핵반대를 외치는 젊은이들 모두가 노사모로 보이냐고...
모든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절대로 흑백논리로 설명될 수 없듯이 조금만 상대방의 입장이나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서 사고했으면 하는 바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DC도 매일가는 사람으로서 DC는 DC만의 매력이 PGR은 PGR만의 매력이 있어서 좋습니다. 두 가지 매력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나자신이 갑자기 대견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요??
최환석
04/04/27 18:41
수정 아이콘
아아..멋있습니다.
추게로 가는게 어떨까 싶네요...
Temuchin
04/04/27 19:09
수정 아이콘
농담이지만 혹시 일제의 잔재는 아닐까요? ^^
59분59초
04/04/27 19:09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한국인의 배타성은 알아주죠.. 우리가 단일민족이라는 것 자체가(학교때는 긍지를 가져야한다고 배웠지만-_-)
얼마나 배타적인 민족인지를 대변해 주는 겁니다. 그러나 또 그렇기 때문에 한민족이 지금껏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는 것도 부정하기 힘들죠. 왜 한민족이란 명맥을 이어야 하는진 잘 모르겠지만요.

저 또한 이 배타성에 피해자라고 울부짖고 싶습니다.(^^;)
여기에선 한나라당 알바로 몰리고, 저기에선 노사모로 몰립니다.
또 여기에서 페미니스트로 몰리는 가 하면 저기에선 남성우월주의자라고 몰립니다.
양쪽에 발을 다 담그고 있는 성향 덕분에 이래저래 참 좋은 소리 못듣고 살죠.

매도, 배척... 이런 것들 다 상대방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알려고 들지도 않고) 나타나는 현상들이라 생각하는데요,
대충 그럴것이다 지레 짐작하고 함부로 판단하고, 그 판단에 근거해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려 할때 저런 현상들이 생긴다고 봅니다.
저또한 잘 알지도 못한 가운데 지레 짐작하고 얘기 했다가 나중에 오해인 걸 알고 겸연쩍었던 적이 종종 있습니다.-_-;

비판하기에 앞서 일단 질문을 통해 상대방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비판이나 반박을 해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일 테니까요.
피지알에서만이라도 상대방을 알아보려는 노력도 없이 무조건 매도하고 배척하는 모습들 사라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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