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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22 14:02:43
Name 彌親男
Subject 프로리그의 클로저(上) - 통합리그 출범 전까지
야구의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한 시즌을 마무리 하는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 장면 중 꼭 나오는 장면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투수와 포수가 서로 달려가서 얼싸안는 장면, 다른 하나는 타자가 두 손 번쩍 들고 다른 선수들이 뛰어나오는 장면. 그렇게 어떤 스포츠에서나 ‘마지막’ 만큼 인상 깊은 장면도 없는 것이 사실인데요. 이는 e-sports에서도 비슷해서 우승하고 부스에서 뛰어나오거나 기쁨을 만끽하는 장면은 준우승한 팀 팬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팬들에게 감동의 장면으로 기억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장면을 기억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린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습니다. 일단 팀이 결승에 올라가기도 힘든데다가, 자신의 팀이 무조건 이기는 것도 아닐뿐더러, 이기는 순간이 자신의 세트에 오기는 더 어려우며, 그 상황에서 이기기까지 해야 하니 정말 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 팀의 부동의 ACE라고 할 지라도 이 경험을 하기란 쉬운 일은 아닐텐데요. 그래서, 각 팀단위 리그에서 마지막 승리를 거두고 영광의 우승을 확정 지은 행운의 선수들은 누구인 지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경기의 내용보다는 당시 결승 상황이많이 나오지 않을 까 싶습니다.

계몽사배 KPGA 팀리그 - 슈마 GO vs SOUL -> 이재훈 (vs 조용호)

당시 결승 방식에 대해 먼저 언급하자면, 일단 7경기까지의 엔트리를 써 냅니다. 그리고, 1경기는 일단 정해진 엔트리대로 붙습니다. 그 다음 이긴 선수가 속한 팀의 2경기 선수가 상대팀 2~7경기 선수 중 자기가 붙고 싶은 상대와 붙습니다. 그래서 이기면 3경기의 선수가 마찬가지로 나머지 선수 중 한 명을 선택해서 붙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상대편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그런데, 이미 해당 세트에 나가기로 되어 있던 선수가 출전을 하였다면, 위에서부터 사용되지 않은 선수를 다시 불러냅니다. (이 결승에서는 원래 2경기 출전 예정이었던 조용호 선수가 밀리고 밀려 5경기에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이기면 6경기에 조용호 선수가 한번 더 나올 예정이었죠.) 어쨌건,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 된 팀리그 결승. 1~3경기까지 슈마 GO가 따내서 3:0을 만든 뒤, 4세트에 출전한 서지훈 선수가 박상익 선수를 지목. 경기를 끝내려 했는데요. 박상익 선수가 승리. 3:1로 분위기 반전을 시킵니다. SOUL팀의 남은 3장의 카드는 조용호 선수 2번, 나경보 선수 1번. 상대편에서 남은 카드는 이재훈, 임성춘, 최인규 선수. 조용호 선수가 토스에 무지막지하게 세다는 점을 감안하면 SOUL에게 분위기가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요. 조용호 선수가 이 때 이재훈 선수를 지목합니다. 그런데, 이재훈 선수가 완벽한 운영을 선보이며 조용호 선수를 격파. 소속 팀에 우승을 안깁니다.

KTF EVER 온게임넷 프로리그 - 동양 오리온스 vs 한빛 스타즈 -> 박용욱 (vs 나도현)

사상 최초의 프로리그 결승은 전무후무한 결승전 1주 연기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정말 웬수같이 쏟아지던 비와 함께 시작한 프로리그 결승전에서, 한빛 스타즈는 막을테면 막아보라는 식으로 정석적인 엔트리를 내 놓았고, 동양은 그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그에 스나이핑 적인 엔트리를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창훈 선수의 2승과 임요환 선수의 승리로 3:1을 만든 상황에서의 5경기. 맵은 신개마고원. 테란이 유리한 전장에서 한빛은 테란의 쌍두마차 중 한명인 나도현 선수를, 그리고 동양은 그에 맞췄다는 듯이 토스인 박용욱 선수를 내 놓습니다. 그리고 박용욱 선수의 승리. 동양은 상대적으로 중간 층이 두텁지 못하다는(물론 이는 상대적으롭니다. 임요환, 최연성, 박용욱, 김성제, 이창훈 선수를 보유하고도 탄탄하지 못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 자체가 당시 변길섭, 강도경, 박정석, 나도현, 박경락 선수를 보유하고 있던 한빛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말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가를 뒤집으며 초대 프로리그 왕좌에 오르게 됩니다.

LIFEZONE KPGA 팀리그 - 슈마 GO vs 한빛 스타즈 -> 서지훈 (vs 박경락)

최초로 팀배틀 방식으로 치러진 팀리그 결승인데요. 디펜딩 챔피언 슈마 GO와 한빛 스타즈의 대결이었습니다. 당시 팀리그 방식에서는 각 팀의 ACE를 어느 타이밍에 내느냐가 관건이었고, 그런 ACE카드가 많은 팀은 어느 종족 상대로 언제 낼 것이냐(특히 프로토스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가 관건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차봉으로 서지훈 선수를 낸 슈마 GO의 승리. 서지훈 선수는 자신의 팀 선봉 김근백 선수를 잡아 낸 변길섭 선수를 시작으로 박정석, 박경락 선수를 잡아내면서 3킬을 달성하게 됩니다. 물론 뒤에 강민 선수나 이재훈 선수가 있었지만 박경락 선수가 있었던 한빛 상대로 거의 유일하다시피 했던 테란 카드를 일찍 내 놓는 것은 약간 도박수가 아닐까 싶기도 했는데요. 이 선택이 적중하면서, 슈마 GO가 승리를 가져갑니다. 이상하게 이런 팀단위 리그에서 테저전이 나오면 초반에 끝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LG IBM MBC게임 팀리그 - 4U vs KTF 매직엔스 -> 김성제 (vs 김정민)

승자 결승전에 미리 올라가 있었던 KTF 매직엔스. (당시 팀리그는 8강 더블 엘리 토너먼트 방식이었습니다.) 4Union 상대로 ACE카드인 최연성 선수를 선봉지명하게 되는데요. 최연성 선수만 2명의 선수 이내로 사용하여 잡아내게 된다면 그 이후는 자신들이 승부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거라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자신들은 이미 리그 내에서 한웅렬 선수가 최연성 선수를 잡은 경험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한웅렬 선수가 다른 종족전은 약할 수 있어도 테테전에서는 테저전의 임요환, 테프전의 김대건과 함께 최강자 소리를 들었던 선수이기도 하니 최연성 선수만 잡고 1킬로 끝난다 할지라도 이득인 상황. 그러나, KTF의 선봉은 그 뒤까지 바라보는 변길섭 선수였고, 최연성 선수는 그런 수는 자신에게는 먹히지 않는다는 듯 보란 듯이 3킬을 해 버립니다. 대장으로 김정민 선수가 최연성 선수를 잡아내지만 앞으로 자신은 정규시즌에서도 나오지 않았던 역올킬을 해야 하는 상황. 뒤에 나온 박용욱 선수를 잘 잡아내지만, 3번째 나온 카드는 A급 이상 테란에게 모두 상대전적이 앞선다는 ‘견제의 달인’ 김성제 선수. 결국 3번째 산을 넘지 못하고 김성제 선수에게 무릎을 꿇고 김정민 선수는 통한의 눈물을 흘리고 맙니다.

네오위즈 피망 온게임넷 프로리그 - 슈마 GO vs 투나 SG -> 전상욱 (vs 이병민)

그리고 그 다음날 펼쳐진 네오위즈 피망 프로리그 결승전. 기존 ACE였던 이병민 선수에 홍진호, 이윤열 선수가 가세하여 더 세진 투나 SG와 그런 것 없이 3개 종족에 확실한 ACE가 존재했던 슈마 GO의 대결이었습니다. 비슷비슷한 승부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슈마 GO가 서지훈 선수의 어쩔 수 없었던 패배(상대가 이윤열 선수인데요. 뭐...)를 제외하고 강민 선수의 팀플에서의 맹활약으로 3:1로 앞선 상황에서 두 팀의 미래였던 전상욱 선수와 이병민 선수가 맞붙게 됩니다.

SKY 온게임넷 프로리그 2004 1R - 한빛 Stars vs SK 텔레콤 T1 -> 나도현 (vs 김현진)

양대 방송사 팀단위 리그 최초로 최종전까지 간 결승전입니다. 12시를 넘는 혈전이었는데요. 마지막을 장식한 선수는 그 전날 스타리그 3-4위전을 마치고 부산으로 황급히 내려온 나도현 선수였습니다. 당시 7경기 맵은 예전 레가시 오브 차를 변형해서 만든 제노 스카이란 맵이었는데요. 이때 SK텔레콤에서는 예상과 달리 7경기에서 김현진 선수를 기용하는 강수를 둡니다. 그 이유는 김현진 선수가 제노 스카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지금와서 제 예상으로는 1경기 나도현 선수, 7경기 박경락 선수를 생각한 엔트리 기용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물론 박용욱 선수는 나도현 선수에게 질레트 스타리그 8강에서 2:1로 탈락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7경기 테란전을 준비 안 했을리는 없었겠죠. 7경기는 레가시 오브 차라는 맵의 특성상 터렛으로 도배를 해 놓고 대규모 레이스 싸움의 형태로 흘러갑니다. 경기는 장기전이지만 피말리는 형태로 전개되어가고, 그리고 펼쳐진 대규모 레이스 대전은 무승부의 형태로 끝납니다. 다시 전투는 없지만 피말리는 상황의 전개. 그리고 펼쳐진 2차 레이스 대전에서 나도현 선수가 대승을 거둡니다. 결국 한빛 스타즈의 우승.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룬 우승이어서 그런지 더 감격적이었던 순간이었습니다.

현대자동차 투싼 MBC게임 팀리그 - SK 텔레콤 T1 vs G.O -> 박용욱 (vs 이재훈)

지난번과 같이 패자조를 통해 결승에 올라온 SK 텔레콤 T1. 이번에도 선봉 지명권은 상대편인 GO에게 있었는데요. GO가 제출한 선봉은 다시 한 번 최연성 선수. 비록 지난 시즌 KTF가 실패하기는 했지만, 이 수가 가장 좋은 수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최연성 선수를 스나이핑 하기 위해 나온 카드는 전상욱 선수. 그리고 스나이핑 성공! G.O가 우승에 절반 이상 다가선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그러나, 이후 김성제 선수 - 박태민 선수 - 임요환 선수 - 서지훈 선수 - 박용욱 선수가 차라리 1kill씩을 해내며 마지막 7세트까지 간 상황. 이대로 간다면 이번에는 GO의 승리차례. 그리고 남은 카드는 이재훈선수와 마재윤 선수였죠. 당연히 GO에서는 이재훈 선수가 출전하였고, 루나 맵에서의 대각선 거리. ‘난 할 일 다 했으니 너네가 알아서 해라.’ 라는 스타의 신의 계시와 함께 시작한 7경기는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볼 수 없었던 최고로 치열한 프프전을 보여주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강점인 백병전을 잘 살리기 위해 소~중규모 병력으로 계속 싸움을 유도해 낸 박용욱 선수가 결국 승리하면서, 박용욱 선수가 이 날 결승에 나온 8명 중 유일한 2kill을 거두며 승리를 하게 됩니다. 이때부터 ‘마무리 박’이라는 별명이 정말 박용욱 선수에게 딱 맞게 됩니다.

SKY 온게임넷 프로리그 2004 2R - 팬택&큐리텔 큐리어스 vs SOUL -> 이재항 (vs 박종수)

단일 라운드 단위로 따졌을 때 최강 팀이 어떤 팀이냐고 묻는다면 여러 답변이 있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 중 많은 분들은 2005년 전기리그 KTF나 2004년 3R KTF를 꼽으시리라 생각되는데요. 저는 감히 2R때의 팬택팀을 뽑고 싶습니다. 일단 이 팀은 비록 전승은 실패했지만 라운드 승률 7승 1패 승률 87.5%구요. 세부 세트별로 들어가도 14승 2패 87.5%라는 기적적인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7번의 2:0 승리와 1번의 2:0 패배. 이윤열, 이병민, 이재항 선수로 이어지는 개인전 라인에 오딘이라는 맵의 영향도 있겠습니다만 팀플사상 거의 최초로 저그 - 테란 팀플의 완성된 조합 형태를 보여준 팀이 바로 이 팬택 팀인데요. 그런 팬택 팀을 상대로 SOUL이 온게임넷 프로리그에서는 최초로 결승에 진출하였습니다. 한가지 고무적인 사실은 저기서 1번의 2:0 패배를 안긴 팀이 바로 SOUL이라는 것인데요. 즉, 2R 내에서 SOUL과 팬택은 승패로는 1승 1패. 라운드로는 2승 2패의 백중세를 기록하였습니다. SOUL팀도 비록 개인리그에서 날아다니는 에이스는 없지만 한승엽, 변은종 두 강력한 선수와 진영수, 박종수 두 신예가 있었구요. 팀플레이는 바람저그 박상익 선수와 그 유명한 앞, 뒤, 좌, 우를 망라하고 이름만으로는 최고의 대세였던 ‘곽동훈’ 선수의 팀플 조합이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팬택에 비해서는 전력상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었고 역대 결승 중 가장 치열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당시 기업팀이 바글바글했던 새턴리그(토요일에 해서 새턴리그입니다.)에서 유일한 비기업팀인 SOUL은 말 그대로 헝그리 정신으로 결승전을 도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팬택은 너무 강했습니다. 거기다가 엔트리도 팬택에게 상대적으로 괜찮은 엔트리가 나왔구요. 결국 마지막 세트에서 비록 개인리그에서 화려한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프로리그에서는 어느 저그 에이스 부럽지 않은 이재항 선수가 신예였던 박종수 선수를 꺾어 내면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지만 그 결과를 뒤집으려 했던 SOUL선수들의 눈물이 아직도 가슴에 남는 리그였습니다.

SKY 온게임넷 프로리그 2004 3R - KOR vs KTF -> 차재욱 (vs 조용호)

e-sports계의 ‘레알 마드리드‘라고 불렸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던 KTF. 물론 약 20여번의 우승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스타종목이 아닌 피파 종목에서 이지훈 선수가 거둔 우승이 거의 대부분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지금 KT 롤스터는 팀의 레전드 선수를 감독으로 두고 계시군요.) 그런 KTF가 프로리그에서 연승행진을 이어갔는데요. 단일 라운드 최초의 전승인 8승 0패의 기록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전 라운드 준우승팀인 소울도 꺾고 올라간 KTF와 SK, 한빛과의 치열한 2위 싸움 끝에 승리를 거두고 올라가서 당시 최강팀이었던 GO도 3:2로 정말 아슬아슬하게 꺾고(5경기도 사실상 살얼음판이었습니다.) 올라간 KTF. 이건 정말 2R때보다 당연하게 KTF의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개인전이 뛰어난 KTF와 팀플이 뛰어난 KOR. 결국 상대방의 강점을 깨는 팀이 이기는 상황이었지만, KTF가 극복할 확률이 훨씬 높았기 때문에 KTF가 거의 이기리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엔트리 공개 순간, 그 바램은 현실이 됩니다. 1경기 강민 vs 전태규, 3경기 박정석 vs 한동욱, 5경기 김정민 vs 신정민의 개인전 조합은 KTF로써는 3승을 거져 먹을 수 있는 최고의 조합이었으며 팀플레이도 크게 꿇리지 않는 조합으로써 KTF는 팀플 3경기 중 1경기만 가져오더라도 쉽게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여니 상황이 묘하게 흘러갑니다. 네오 포비든 존에서 펼쳐진 1경기를 전태규 선수가 잡아내더니, 2경기를 KTF가 가져갑니다. 이 정도 까지야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 그런데 그 이후 3경기를 KOR, 4경기를 KTF가 가져가면서 정말로 결승이 재밌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서로 자기팀의 강점을 전혀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 그러던 5경기에서 드디어 KTF가 김정민 선수의 맹활약으로(그리고 신정민 선수의 분전도 멋졌습니다.) KTF가 3:2를 만들게 됩니다. 그러나, 3경기째 출전하는 신정민 선수가 앞의 두 경기 패배를 드디어 만회하는데 성공하면서 3:3 동률이 된 상황. 그리고, 이 한 경기를 위해 팀플에도 출전하지 않고 기다렸던 에이스 차재욱 선수와 약간은 7경기에 쓰기 불안했던 조용호 선수의 경기가 인큐버스에서 벌어집니다. 그리고, 이 혈투의 막을 내리게 하는 2배럭 타이밍 러쉬. 차재욱 선수의 ‘아, 내가 끝냈다.’ 라는 말을 붙일 수 있는 최고의 표정과 몸개그로 KOR이 KTF를 상대로 감동적인 역전승을 거둡니다. 하지만, 당하는 KTF의 입장은 많이 아쉬웠겠죠.

SKY 온게임넷 프로리그 2004 GF - 한빛 Stars vs 팬택 & 큐리텔 큐리어스 -> 김선기/조형근 (vs 김상우/심소명)

프로리그 결승 사상 최초로 팀플레이가 끝을 내는 경우가 나왔습니다. 한빛과 팬택의 그랜드 파이널에서의 경기였는데요. 당시 팬택은 그냥 우승도 아닌 그랜드 슬램 (스타리그, MSL, 팀리그, 프로리그 전부 결승 진출. GF 당시 안타깝게도 MSL은 패배.)의 위업을 달성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되지는 않았지만 팬택이 적어도 하나, 두 개 이상은 가져가야 본전인 상황이었고, 그 중 가장 가져가기 쉬운 결승전이 바로 이 결승전이 되리라 예상이 되었습니다. 한빛 Stars가 물론 약한 팀은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2004년 1R 때보다 주축 에이스 2명의 활약이 많이 부족했고, 박대만 김선기 조형근 세 주축 선수들도 다른 팀의 에이스들과 비교하기에는 조금 어려웠습니다. 반면 팬택은 이재항, 이병민 선수가 건재한 데다가 팀플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는 심소명 선수도 있었고 결승전의 특성상 이윤열 선수를 세 경기에 배치해 놓으면 됐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이기지 않을 까 생각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1경기에서 박대만 선수가 안기효 선수를 잡는 것을 시작으로 팬택이 극강이었던 오딘은 내 줬지만 조형근 선수가 이윤열 선수를 잡는 파란을 일으켰고 도저히 질 생각을 하지 않는 네오 버티고에서의 한빛 스타즈의 승리. 스코어는 3:1이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5경기에서 이재항 선수가 선택한 4드론을 기다렸다는 듯한 나도현 선수의 빌드는 8배럭. 또다시 나도현 선수가 마지막 우승을 장식하는 것이 확실시 되었지요. 하지만, 이게 웬일? 나도현 선수는 공격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이재항 선수의 가디언에 휘둘리면서 경기를 그르치고 말았습니다. 7경기가 방학테란 유인봉 선수와 이윤열 선수의 경기임을 감안한다면 한빛에게는 자신들이 해냈던 1R에서의 역전 우승의 기억이 스멀스멀 올라올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김선기/조형근 선수의 조합은 너무나도 침착하게 팬택의 조합을 무너뜨리기 시작하였고, 결국 처음으로 결승전을 끝낸 팀플레이 조합으로 이름을 남기게 됩니다. 제 개인적으로 프로리그의 결승은 팀플로 끝날 때가 뭔가 임팩트가 더 있어 보였던 것 같아요.

MBC 무비스 MBC게임 팀리그 - GO vs 팬택&큐리텔 큐리어스 -> 이재훈 (vs 이윤열)

어쩌다 보니 마지막 팀리그가 되고 만 팀리그 결승전입니다. 당초 신 투싼배 팀리그가 기획되어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취소가 되고 말았고, 어쨌건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에서 8개 팀 팀리그. 5전 3선승제로 축소. 감독님들께서 직접 나오셨던 오프닝 등 여러 가지 재미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었던 이 팀리그에서 팬택은 SOUL을 꺾고 이미 1위로 진출한 GO와 결승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상대 팀에 서지훈, 박태민이라는 쌍두마차가 버티고 있었지만 자신의 팀에 이병민, 이윤열 선수도 충분히 그에 밀리지 않는,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런 상황에서 양팀이 내 놓은 선봉 카드는 미래의 에이스가 될 선수들이었던 마재윤 선수와 김상우 선수였습니다. 양 팀의 전력을 고려하였을 때 투싼배와 같이 1경기 씩 주고 받는 상황이 전개되리라 예상 되었던 상황. 하지만, 마재윤 선수라는 신예가 놀랍게도 그 이후 출전한 심소명 선수와 이병민 선수까지 잡아버리면서 3:0이라는 스코어를 만듭니다. 팀리그 최초의 결승전 선봉 올킬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역시 에이스였던 이윤열 선수가 메카닉을 구사하면서 마재윤 선수의 올킬을 가까스로 막고, 여태까지 한번도 나오지 않았던 역올킬을 해야만 하는 상황. 그 상황에서 서지훈 선수와 박태민 선수가 중견 - 대장으로 나오고 이재훈 선수가 차봉으로 나온 것은 당연한 상황이었습니다. 여태까지의 3번의 GO팀이 진출한 팀리그 결승에서 2번을 끝낸 경험이 있는(이겼든, 졌든) 이재훈 선수. 아무래도 팀리그 마지막 경기에 인연이 있었던 걸까요? 앞으로 해 나가야 할 경기가 많았어야만 했던 이윤열 선수와 팬택을 여기에서 막아버리면서, GO의 팀리그 3번째 우승을 안겨주게 됩니다.

(下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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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22 14:13
수정 아이콘
옛 추억에 잠기게 되는 좋은 글이군요..^^
민죽이
10/03/22 14:20
수정 아이콘
LG IBM MBC게임 팀리그 - 4U vs KTF 매직엔스 -> 김성제 (vs 김정민)!!!
잊을수없습니다..ㅜㅠ 엔터더드래곤에서.. 김성제 선수만 잡는다면 마지막
임요환선수가 거의 확정적인 상황에서 왠지 모를 역올킬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김성제선수의 패스트캐리어에..ㅜㅠ
FantaSyStaR
10/03/22 14:35
수정 아이콘
배수의 진 엔트리의 제노스카이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김현진 선수ㅜㅜ, 투싼 7세트의 토토전
저는 2004년 광안리와 투싼배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필더힛
10/03/22 15:19
수정 아이콘
하편은 이제 통합 이후에 Closer인건가요..
블랙독
10/03/22 16:08
수정 아이콘
김현진의 제노스카이 ㅠ,ㅠ
감전주의
10/03/22 16:44
수정 아이콘
이지훈 감독이 피파에서 날렸던 분인가 보네요..
새로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20회우승이라..
버관위_스타워
10/03/22 18:09
수정 아이콘
3차팀리그 결승전때 2경기에 한웅렬 선수가 곧바로 나왔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 해봅니다.
엔터더드래곤에서 테테전만 계속 연습했다고 한 카더라도 있었고..
정태영
10/03/22 18:26
수정 아이콘
스타에서 제일 유명한 선수가 임요환이라면,
워3에선 장재호,
피파에선 이지훈 현 감독이죠.
아 옛날 생각나네요!
그당시 아르헨티나로 플레이하던 '이로수'선수도 갑자기 떠오르고-
고지를향하여
10/03/22 20:29
수정 아이콘
아 진짜 옛 생각도 많이 나고 좋은글이네요.
abrasax_:JW
10/03/22 20:46
수정 아이콘
정말 좋은 글이네요.

전 차재욱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기요틴에서 강민 선수를 잡아낸 모습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그 당시 괜히 프로리그 MVP가 아니었지요.
자이언트 킬러였던 그 모습, 다시 보고 싶네요.
10/03/22 21:22
수정 아이콘
좋은글 감사합니다.
차재욱선수의 경기 그리고 하편에 있을 염보성선수vs박태민선수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남네요.
다음편도 기다리겠습니다!
Korea_Republic
10/03/22 21:46
수정 아이콘
하편에선 무엇보다도 강민 선수와 박태민 선수의 포르테 대첩이 기대가 됩니다.
지니-_-V
10/03/22 23:51
수정 아이콘
CJ팬이다보니 작년 위너스결승에서의 조병세선수의 짜릿한 역전 리버스 올킬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는데.. 올해는 왜.. ㅠ_ㅠ
영웅과몽상가
10/03/23 00:07
수정 아이콘
전 조용호선수와 차재욱선수의 경기를 라이브로 시청했습니다.
정말 그 때 우승할 수 있을 줄 알았는 데 아쉽게도 준우승에 그치는
모습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10/03/23 01:10
수정 아이콘
아....
개인적으로 가장 슬픈 패배는

현대자동차 투싼 MBC게임 팀리그 - SK 텔레콤 T1 vs G.O -> 박용욱 (vs 이재훈)

파파곰..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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