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6/05 03:58:08
Name 뉴[SuhmT]
Subject 라이벌..그 축복받은 존재.
임요환 없는 홍진호는 있지만, 홍진호 없는 임요환 는 없다는 말도 들어봤습니다.
(제가 그런게 아녜요 ㅠ_ㅠ; 저 옐로우 팬입니다)

냉정히 따지고보면 그럴법 하다..싶기도 합니다. 가장 강력한 임요환선수의 라이벌,
그러나 황제의 자리에 있는 그였기에 그를 치고 올라오는 선수들은 모두 그의 라이벌
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닐것이라고 생각되는군요.

하지만, 역시나 임요환선수의 진정한 라이벌은 폭풍저그 홍진호 선수라고 생각되는건,
저 뿐만은 아닐겁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어딜가도 전 항상 서론이 길군요^^;
본론으로 넘어가자면, 전 스타크래프트를 2년 정도 했습니다.
(2002스카이배 박정석선수의 우승을 보고 스타에 빠졌죠)

그 후로 방송에서 보여주는 옛경기들.. 조금은 어설퍼 보이기도 하지만, 그때 나름대로의
재미있는 '맛깔스러움' 도 즐겨봤습니다. 여담이지만, 온게임넷은, 그런 올드팬을 위해
과거로의 회귀 를 노리는 듯한 맵들도 더럿 나오더군요.(레퀴엠의 테란 vs 저그의 관계가
주로 그러하다고 봅니다. 물론 후반가면 좀 테란이 많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그때랑
다르지만 말입니다)  그러면서, 전 스타크래프트에 빠졌습니다.

전 이것저것 모든 게임을 거의 다 해보려 합니다. RTS, RPS,FPS,Sports, Adventure,
심지어 야겜까지..;;  저희집 사양이 허락하는 한에서 거의 다 해보려고도 하고, 많이
게임을 즐기는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한 반년쯤 하다가, 어느정도 초보분들을 이길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때,
스타를 한 1년 그만뒀었습니다.
그러다가, irc 를 같이 쓰는 (irc 란 인터넷에서 지원하는 채팅서비스이며, mIRC 등이
그 채팅을 사용할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친구를 만나서 한게임 해봤습니다.
결과는 2배럭스 scv 6,7기를 동원해 들어오던 그에게 완패, 그 친구녀석이랑은
그리 친하진 않았지만 물어봤습니다. "지금 나 봐주는거여?" 라구요.
그 친구는 한참 대토스전 상대로 타이밍 2배럭 러쉬를 곧잘 하던 친구여서,
그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날부터 그 친구는 저의 라이벌이 되었습니다. 라이벌이라기에는 기량차이가 아주 많이
났지만, 그래도 제 마음속의 라이벌이었고 목표였습니다.

그를 따라잡고 싶어서 방송경기는 재방송까지 2,3번을 꼭봤으며.. 하루에 5,6시간씩은
꼭꼭햇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미친듯이 한거 같습니다. 하루에 10시간씩하는 프로들은..
초인이랄까나요^^;  그 친구에게 바요닉으로만 80연패, 메카닉으로만 50연패..
도합 130연패를 하면서, 전혀 늘질 않는 제 실력에 좌절해버렸죠.하하
(우습게 보이지만, 저에겐 그가 임요환 선수였으며, 이윤열 선수였습니다.)

  그 무렵에 한참 우승자 징크스에서 허우적 거리던 박정석 선수.. 그리고
에버컵 프로리그에 진출해서 신기에 가까운 임팩트를 보여주던 최연성선수,
그때에도 이미 최강이란 소릴 들었던 이윤열 선수 를 보며 종족을 바꿀까 싶기도 했엇죠

...아, 이런.. 어쩌다보니 말이 엄청나게 어긋나버렸습니다; 하하 제가 뭐 언제나 이렇죠
-_-;;;

그리고 13X연패를 하던날, 전 이것저것 시도하던 테크들, 몰레 시리즈들 다 집어치우고
게이트-사이버-게이트 로 무조건 죽자고 몰아쳤습니다. 입구가 뚫린 그 친구 가
GG 를 치는 그 순간 정말 날아갈듯이 기쁘더군요. 그리고 다시 연패들이 이어졌지만요^^
  
제 스타일은 이것저것 다해보는 스타일이라고 평하고 싶지만 남들은 무식한 물량과..
라더군요. 그 시절 2002 스카이배에서 보여준 박정석 선수의 모습이 아직도 제 손에,
머리에 남아있는듯 하더군요.  

여튼, 드디어 라이벌이라고 말할수 있는 입장까지 올라간 그 순간.. 그와 전 어느새
아주 친한 친구가 되어있었고, 매일밤을 같이했습니다.(이봐요..그게 아니라 노스텔지어
랑 신개마고원에서 매일밤을 같이했다구요-_-+)

자기랑은 안놀아준다고 토라진 애인의 잔소리를 들으며, 매일 같이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던 그 순간이.. 결국 절 삼수생으로 몰았지만(윽..;) 그리고 가끔은 놀지 말고
공부좀 할걸..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게이머 인생 21년 중 가장 기쁘고 알찬 시간을
보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지금은 군대에 가버린 그..지만, 아직도 가끔씩 스타를
켜서 테란들을 만나면, 그보다 더 한 실력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만한 테란을
겪진 못했다고 생각이 드는건, 단순히 착각일까요. 아니면 그가 남긴 임팩트 일까요..

여튼, 제 경우에도 그랬습니다만, 어딜 가든 라이벌은 참 축복받은 존재인듯 합니다.

사람을 미치게 만들수 있고 노력할수 있게 해주며, 절대 미워할수 없는 최강의 적.
이니까요. (여담입니다만 저와 그 친구가 게임 시작전에 주고받는 채팅은 GG,G_GL
이 아닌, juk il te da!!, juk yu ju ma..였습니다;)

여러분들은 각기 직업이 있고, 하고자 하는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사람들입니다만,
대부분이 한사람의 게이머 이기도 할겁니다.
게이머로서 가장 축복받은 그 순간.. 라이벌이 생긴 경우가 아닐까요?

ps. 이 글은 3920 번째 글인 pritana 님께서 쓰신 '넘을수 없는 벽은 없네요' 를 보고
씁니다^^;

ps2. ...지겹게 긴 주제에 정작 쓴건 제 이야기 밖에 없군요;하하하 죄송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4/06/05 05:27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상하게 제 주위에는 스타를 좋아하는 친구가 없어서 혼자 스타를 하곤 했는데... 조금은 부럽네요. ^^
카이사르
04/06/05 07:31
수정 아이콘
이윤열 선수. 겜비씨나 온게임넷에서나. 꼭 결승전까지 올라와 최연성 선수에게 설욕전을 했으면 합니다. 그래서 두 번 다 준우승 꼭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정욱
04/06/05 08:07
수정 아이콘
juk il te da,juk yu ju ma ..화끈하군요^^;
전..제 친구와 게임 시작전에

u die,ill kill you 등등의 말을 주고 받죠 ^^
Anabolic_Synthesis
04/06/05 08:33
수정 아이콘
저도 항상 스파링파트너의 도움을 곧잘 받곤 하죠.. ^^ 좋은 친구있으셔서 좋겠네요..
리버와 친구사
04/06/05 08:57
수정 아이콘
음~ 그렇군요. 라이벌은 정말 신기한것 같습니다. 여담이지만 저같은 경우에는 Bus ta ja를 게임시작전에 날리곤 합니다.
salsalplz
04/06/05 10:03
수정 아이콘
저는 친구와 할때는 게임 시작 전이나 게임 도중에 꼭 no map plz 등을 연타하죠-_- 조금이라도 버벅거리면 서로 map? map? 그러면서 놀고..
04/06/05 10:09
수정 아이콘
문맥을 볼 때 첫 문장은
"임요환 없는 홍진호는 있지만, 홍진호 없는 임요환 는 없다는 말도 들어봤습니다."
가 아니라,
"홍진호 없는 임요환는 있지만, 임요환 없는 홍진호는 없다는 말도 들어봤습니다."
이지 싶습니다.
세츠나
04/06/05 10:44
수정 아이콘
저는 본문보다 카이사르님의 리플을 보고 굉장한 역설을 느꼈습니다. 유주얼 서스펙트를 보는 듯한 대반전[...]
BoxeR'fan'
04/06/05 11:07
수정 아이콘
그렇죠 4님의 말대로 인거 같습니다.
(옐로우 팬이요)라는 말을 볼때는 홍진호선수에게 민감한
얘기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걸 보니..
또한 실질적으로도 좀 그렇구요..
그리고
..........................
카이사르님 너무 웃겼습니다..
하이메
04/06/05 11:23
수정 아이콘
앗 카이사르님 말씀이 무슨 뜻이지요?
이윤열 선수가 최연성선수에게 결승전에서 설욕전을 하는데 왜 두번다 준우승이라는 건지..이해가 안가는데요..--;;
04/06/05 11:49
수정 아이콘
... 최연성 선수가 우승한다는거죠. [퍽]
04/06/05 11:52
수정 아이콘
-_-;
라이벌은 중요하죠. 개인적으로 강민선수가 결승에 한번 더 올랐을 때 타종족을 상대로 정말 혈전을 펼쳤으면 합니다. 상대는 나다나 머슴이면 좋겠네요.. 지금 상황이라면,... 뭐 상대가 나다면 나다를 응원하겠지만 응원과 별개로 좋은 게임이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스타 절정 팬
04/06/05 12:47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전 라이벌격인 친구와 스타할때 (제가 질때가 많음)
이겼다 싶을땐 비전 맺고 최대한 즐깁니다!!
리본킁킁이
04/06/05 13:57
수정 아이콘
야겜..핫핫
뉴[SuhmT]
04/06/05 15:45
수정 아이콘
카이사르님 놀라운 반전; 아 그리고 본문 이 잘못되긴했네요;하하;
psychiccer
04/06/05 16:48
수정 아이콘
저와 제친구는..WTF-_-.FUCX U, x8, 부터 주고 받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994 라이벌..그 축복받은 존재. [16] 뉴[SuhmT]4748 04/06/05 4748 0
4993 어이없고 황당해서 pgr에 자문을 요청해 봅니다. [21] 신의 왼손 Reach.3817 04/06/05 3817 0
4992 노란색은 노란색이여야하지 누래지면 안됩니다. [15] 미츠하시3527 04/06/05 3527 0
4991 <스타토토> 결과 발표!!! (온게임넷 질레트배 스타리그 8강 맞히기) [20] 발업질럿의인4593 04/06/05 4593 0
4990 16강을 끝마치고...새로운 시작... [1] 기억의 습작...3024 04/06/05 3024 0
4989 새벽 2시 22분에 쓰는 초 절정 간단 질레트스타리그평. [5] 선없는세상을3187 04/06/05 3187 0
4988 새로운 패치?........... [4] 박정훈2950 04/06/05 2950 0
4987 넘을수 없는 벽은 없었네요... [7] pritana3678 04/06/05 3678 0
4986 지금 온게임넷 재방송을 보는 중입니다. [10] 기억의 습작...2970 04/06/05 2970 0
4985 박정석 선수가 패배하는 경기의 특징.. [23] DelMonT[Cold]6001 04/06/05 6001 0
4984 로스트 템플의 맵 밸런스 [53] 박의화5011 04/06/05 5011 0
4982 도데체... [11] 이재인3475 04/06/05 3475 0
4981 온게임넷 맵에 대한 불만... [16] 빅썬3055 04/06/05 3055 0
4980 나는 온게임넷 PD를 꿈꾼다. [11] 테리아3771 04/06/04 3771 0
4979 8강 대진표가 나왔네요 ~ ! [39] Marine짱5729 04/06/04 5729 0
4978 금일 스타리그를 보고,,(스포일러가 전부임) [9] 킬리란셀로3264 04/06/04 3264 0
4977 스포츠 기사들을 보다가 잼있는 내용이 하나있군요.(게임아님) [8] 삭제됨2975 04/06/04 2975 0
4976 전태규 선수의 게임 후 인터뷰 내용;;; (유게로 갈지도-_-) [56] Dizzy8131 04/06/04 8131 0
4975 게임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온겜넷 옵져버 [32] 소유4948 04/06/04 4948 0
4974 [추억담]game-q 를 기역하실련지요 - 0 - [16] 잇츠디프런트2935 04/06/04 2935 0
4973 농구대잔치 시절을 기억하십니까 [16] SEIJI4096 04/06/04 4096 0
4972 스타크래프트...그리고 나 "All about Mice" [12] Lunatic Love3599 04/06/04 3599 0
4971 저도 프로게이머 처-음 봤을때 얘기를 (두둥) [3] 토짱엄마2985 04/06/04 298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