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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05/17 13:07:16
Name 해원
Subject 부활을 꿈꾸며
밑에 보니 뜨거운 논쟁이 한창이군요
전 그냥 제 나름대로의 살풀이나 한번 할까 합니다 ^^;

톨스토이의 부활이란 책에 보면 네흘류도프의 부활의 모습을

책 전반에 걸쳐서 살펴볼 수 있다 (물론 그 제목을 굳이

한 주인공에게만 국한시키는 것은 아니다)

잘난 귀족집 양반이 과거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참회하는 모습은

나에게 곱게 비춰지지 않았고 책의 중반까지도 나는 그의 용기있는(?)

선택과 의지에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내 눈에는 가식적으로 보였고 여전히 껄끄러운 모습이 남아있는 듯 했다


마지막부분 그는 카츄샤가 다른 사람과의 사랑의 가능성을 받아들이며 돌아선다

그제서야 나는 그의 부활을 인정했던 기억이 난다


부활


김정민

이런 상관없는 이야기를 단지 단어 하나때문에 갖다붙이려는 게

참 어거지이긴 하다 . (그 이유때문만은 아니다! ㅡㅜ)


부활이란 인간이란 족속에게 극복하기에 너무나도 험준한 산이기에

극복한 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는 많은 사람들은 좌절와 쓰라림을 안고

돌아서는 모습을 곧잘 보아왔다

2001 스카이 스타리그에 나타났던 김동수 선수의 눈빛을 기억하는가

나는 그때 안그래도 꽤 듬직한 그의 덩치가 단단한 바위산처럼 느껴졌었더랬다

대 김정민전을 위해 (공교롭게도 -_-;; 김정민선수와의 경기군요)

쏟아부은 그의 노력과 열정에 우리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고

그 이후의 그의 경기에 우리는 환호하며 스타리그의 정상의 자리까지

진군하는 그의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프리챌배때의 영웅은 부활을 위해 정말 음지에서 많은 혼자만의 투쟁을 하였을 것이다

그는 타 프로게이머 뿐 아니라 자기자신과도 싸웠어야 했고

입방아를 찧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굳이 외면하면서 연습을 해야했을 것이고

그런 백의종군을 위해서 그는 많은 속앓이를 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는 소년명랑만화의 주인공이 아니어서

몇 컷의 수련기간동안 한층 더 강력해져서 돌아온 것 아니다.

우리와 마찬가지인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하고

이겨냈다는 것에서 우린 승자가 된 그의 모습에 더욱 더 기뻐했던 것이 아닐까

프로게임계에서 얼마 되지 않는 부활의 이야기이다


이런 부활의 이야기를 김정민 선수가 써줬으면 한다

부활이란 쉽지 않다

첫번째 네흘로도프의 부활이야기에서는

완전한 부활 전까지는 분명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따라다닐 것이라는 것

두번째 김동수선수의 부활이야기에서는

한 때 스타였던 사람의 부활에는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한 신인보다도 더한

중압감과 정신적 부담감이 더할 것이란 얘기를 하고 싶었다

(-_-;;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를 해버린 듯 하지만)

TheMarine의 게임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니

김정민 선수의 경우는 2번째 경우에 더 가깝다고 하겠다


하늘이라는 게임계를 두고 많은 새들이 날아다니고 있다고 하자

늘 태양가까이서 높게 떠있는 콘도르란 녀석도 있고

매와 같은 날렵한 녀석도 있는가 하면 이제 막 비상을 꿈꾸는 아기새들도 있다

하늘은 늘 수많은 새들이 해대는 날개짓에 꽉 찬 느낌이고

그것을 지켜보는 관객들은 늘 흐뭇하다

그들의 끊이지 않는 승부에 관객들은 늘 시선을 뗄 수 없고

늘 그 곳을 지키고 있는 새와 다시 떠오르는 새에게 늘 열광적인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그곳에서 날고 있는 새들은  보통 비범한 새들이 아니다

그렇게 무대위에서 활개치는 그들은 그 사랑을 받을 만큼의 노력과 열정을 퍼부었고

무대에 등장하기 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과 고비를 이겨왔는지 모른다

많은 새들 중에서 그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새들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분명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새들도 있을 것이며

이제 막 올라가려는 새들도 있을 것이며

쓸쓸히 그 무대를 내려오는 새들도 있을 것이다


관객들은 늘 최고의 승부에만 열광하는 듯 하지만

그들의 시선은 승자의 웃음에뿐 아니라 패자의 눈물에도 머물러 있다


어제 올림푸스 스타리그를 보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pgr에서 봤었던 글이 계속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김정민

그의 부활을 기대했었는데 다시 돌아서는 그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는 글(written by La_Storia)


많은 휴식기를 지닌 그

하지만 -_- 그것이 휴식이 제대로 된 휴식이었나 싶다

시험을 망친 학생은 시험이 끝나도 늘 마음이 불편하기 마련이다

시동을 힘차게 걸지만 잘 걸리지 않는 모습에

그 누구보다도 힘들건 자기 자신이다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머릿 속은 복잡해지고

마음이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나무에 내려앉아 하늘에서의 향연을 지켜만 봐야하는 그의 마음은

주인공이지 못한 자기자신에 대한 자책감에 편치 않았을 것이다


이런 글 수없이 적는다 해서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나 역시 김정민선수가 어떻게 하면 부활에 성공하는지 모르고

하는 것이라고는 실컷 부활의 어려움 나부랭이들을 좔좔 늘어놓은 것 뿐이다


열쇠는 본인이 쥐고 있다 (마치 무슨 추리소설같다 -_-;; )

그저 우리는 지켜보자

그가 다시 날아오르기를

우리는 그가 쓸쓸히 그 무대를 내려오는 모습으로 그를 보내고 싶지 않다

(너무 팬의 입장인가 -_-;; 쓰다보니 나도모르게 이렇게 감정이 깊어지는 ...

하지만 저는 김정민선수의 그렇게 열렬한 팬은 아닙니다 ^^; 무슨 말인가 -_-;)

우리는 한때를 풍미했던 그의 모습으로만 기억하고 싶지 않다

  

김정민 선수의 글을 보아오면서 참 머리 속이 복잡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는 참 사려깊은 성격의 소유자인듯 했고 그만큼 많은 생각이 하는 듯 했고

그때문에 그는 음으로 양으로 많은 결과를 얻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단지 하늘에 날아오르고자 하는 그것이면 충분하다

단지 비상의 꿈 하나면 충분한 것이다




p.s. 팬이라는 것은 이런 것 아닐까

      강력한 어두움의 대마왕이 봄바람에 무너지는 모습에

      괜시리 날씨좋은 5월이 미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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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dom]부활김정
03/05/17 17:19
수정 아이콘
김정민선수글을 보면 부담감같은것을 떨처버린다고 버렸다고 많이 하지만 실제로는 아직 방송경기에 나오면 그러지 않은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죠..방송외의 경기는 전의 김정민류 스타일을 보여주는것 같은데..
방송경기에서는 유독 김정민답지 않은 컨트롤 미스,몰래건물,늦은 상황판단능력등..아직 부담감을 떨치지 못한거 같죠..
부담감을 떨치고 다시 일어서는 김정민선수가 보고 싶군요..^^
TheAlska
03/05/17 18:51
수정 아이콘
요즘 김정민선수의 플레이를보면 조급함이 느껴집니다. 예전의 그 여유있는 모습이 아닌....물론 방송경기에서지만요. 김정민선수의 팬으로써 좋은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합니다.
귀여운호랑이
03/05/17 20:12
수정 아이콘
임요환선수 팬이지만 엠비씨 스타리그의 임요환:김정민 경기에서 김정민 선수가 꼭 이겼으면 하고 바랬는데. . . 아쉽네요. 정말 김정민 선수 꼬 예전의 그 멋진 모습을 다시 보여줬으면 합니다.
이카로스
03/05/17 22:09
수정 아이콘
요즘 김정민 선수의 경기 전적이고 스타일이고 슬럼프고 휴식의 정도고 다 떠나서..그냥 잘 하셨으면 좋겠네요^^ 김정민 선수를 볼때마다 왠지 가슴이 아파오는 이카의 순수한 (?) 바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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