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7/11 12:30:13
Name kiss the tears
Subject 간사한 마음
다시는 사랑을 할수 없을 것입니다.
그 사람을 영원히 사랑해서도.
그 사람을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서도 아닌 다시는 상처받기 싫어서
다시는 그 날의 아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입니다.
두려워서
그것들이 너무도 두려워서 다시는 그걸 겪고 싶지 않습니다
마치 어린아이의 마음같아서....부끄럽습니다.
왜 나만 아파야만 하냐고 소리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소리치고 나면 나의 외침이
날 아프게 했던 사람의 가슴에 들려
그 사람이 조금은 알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난 왜 그 사람의 아픔을....
상처를 잊고 살아가는 걸까요.
그 사람도 나만큼 아플텐데....
왜 나만 아파야만 하냐고 소리쳤던 것일까요.
그렇게 생각해 보니 나란 사람은
참으로 이기적인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살아오면서 아파하면서
슬퍼하면서 느낀 그 많은 상처들....
왜 나만 이렇게 아파야 하냐고 생각하던 많은 날들....
내가 느낀 그 상처만큼 다른 사람도 나에게서
그런 상처를 받지 않았을런지....
남들처럼 좋은 성격도 아닌 나에게서
내 주위의 사람들이 상처를 받지 않았을런지.
그 사람들도 저처럼 누군가를 원망하고 있는건 아닐런지.
이기적으로 내가 다른 사람에게 준 상처들은
생각지 못하고 살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살아오면서 자의든 그게 아니든 상처를 주었을 테지요.
힘들게 이별을 결정했던
그 사람도 저에게 상처를 받았을 테지요.
주위사람에게 무심코 내뱉은 말들속에서도
상처를 받았을 테지요.
너무도 아파할때 나에게 다가오던 그 녀석도
"난 아직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나에게 다가오지마"
그 말에 상처를 받았을테지요.
그때 왜 그렇게 냉정하게 대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을까요.
바보처럼 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던 날들이 너무도 부끄럽습니다.
왜 이렇게 바보같은 걸까요.
어차피 나혼자 살아가고 나혼자 이겨나갈 수 있는 세상이
아님을 왜 그렇게 줄기차게 외면하고 살아왔을까요.
돌아서면 다 잊혀질 지 알았던 그날의 아픔들....
그날의 아픔은 오로지 나만의 것이 아님을 왜 오늘에서야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것인지...
하지만 아직도 전 그 사람때문에
다른 사랑을 시작하지 못하겠습니다.
아직도 술 한잔 하는 날이면
괜시리 핸드폰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고
아직도 밤에 잠 못 드는 날이면 그 사람이 나에게 주었던 편지를
다시금 꺼내 괜히 한번 읽어봅니다.
그 사람이 "너에게 너무 잘 어울려" 라고 말하던 그 옷들을 꺼내
몸에 걸쳐보고 거울을 보며 씁쓸히 웃어 봅니다.
이렇게 싸늘해 지는 날씨를 아침에 오로지 맞으면서도
"아...그 사람은 손이 차가워서 내가 꼭 녹여줘야 하는데..."
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이 좋아하던 카페모카도 괜히 한잔 사서 마시지 않고
바라봅니다.
그 사람과 많은 추억이 남아 있는.......지금은 사라져버린
찻집의 앞에서 웃으며 그 문을 열고
들어가던 그 날을 떠올립니다.
그 사람과 함께 갔던 겨울바다의 파도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아른거립니다.
잊어야 하는데... 잊어야 하는데....

정말이지 잊어야 하는데






위에 글은 불과 1년반전에 제가 썼던 글이었죠...
그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아무일도 못하면서
하루하루 보내며 다시는 사랑을 못할 거라는 착각을 했었죠...
근데 말이죠...
사람은 참 간사합니다.
그렇게 못 잊을 것만 같은 사람을 다 잊어버리고선
이제 다른 사랑에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과 행복했던 시간은 다 잊어 버리고
그렇게 설레이던 마음을 다 잊어 버리고
지금 내가 하는 사람에게서 느끼는 마음이
처음인 듯 아니 처음이라 믿으며
이렇게 누군가를 사랑해 가고 있습니다
지금 그 사람도 나를 그렇게 잊어가고 있겠죠...
참 간사한 마음입니다
아니 안타까운 일인거 같아요
이 세상 누구보다 나를 더 잘 알던 그 사람이
이 세상 누구보다 그녀를 잘 알던 내가
이별을 하고 나선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되어 버린 다는 것...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울랄라~
05/07/11 12:43
수정 아이콘
현재가 중요하지요 ^^;;
05/07/11 13:04
수정 아이콘
ㅡㅡa . . . 나쁜게 아닙니다... 그러코 말고요 ~
05/07/11 13:14
수정 아이콘
사람인 이상 어쩔수 없죠.

그리고 차라리 잊을 수 있다는게 행복한거죠. 아픈 기억을 잊지 못하고
평생 산다는일.. 그보다 더한 고문이 있을까요?
05/07/11 13:26
수정 아이콘
"다 끝난 후에 다시 볼 수 없는 게 사랑이라면 그게 뭐야..."
김현철의 노래 가사 중 한 부분인데, 갑자기 생각나네요...

어차피 그 모든 게 하나의 과정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저 미소 지을 수 있는 추억만으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미소 지을 추억으로 남기까지의 시간이 아프로 힘들고 외로울 테지만요.
과거이긴 하지만, 사랑했던 그 사실이 사실이 아닌 일로 되어버리는 건 아니니까요.
카탈리
05/07/11 14:03
수정 아이콘
좋은 게 좋은 건가요??
여자예비역
05/07/11 20:23
수정 아이콘
누구나 그러합니다.. 누구나 변합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저 역시 그랬습니다.. 추억은... 추억으로..
지금 함께 행복하신 그분께 더욱 잘 해주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511 간사한 마음 [6] kiss the tears4026 05/07/11 4026 0
14509 119 하면 생각나는 에피소드2 [9] 제일앞선3959 05/07/11 3959 0
14508 짧은 이야기 [20] 총알이 모자라.4155 05/07/11 4155 0
14506 [잡담] 실망(?)글 관련 댓글이었습니다. [39] N2Rookie4661 05/07/11 4661 0
14505 "준프로"에 대한 대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11] hero6005467 05/07/11 5467 0
14504 대한민국 사람들의 직업의식(?) [32] OddEye3993 05/07/11 3993 0
14503 [잡담]잠이 안와,, [12] 꿈꾸는사냥꾼4371 05/07/11 4371 0
14502 ....그리고 그녀는 없었다. [7] 타조알4304 05/07/11 4304 0
14500 나다의 수난은 시작이다? [87] 다크고스트6641 05/07/11 6641 0
14497 스타 삼국지 <28> - 송병석의 최후 [13] SEIJI6094 05/07/11 6094 0
14496 [잡담]뭘 모르고 갔던 예선장에서...그리고 관계자 분들께... [17] Daviforever4733 05/07/11 4733 0
14495 왜 교육은 평등주의로 따라야만 하는 것입니까? 서울대를 위한 변명? [174] 프로비던스4533 05/07/11 4533 0
14494 [우주전쟁 4강] 스포일러 다~ 읽어본후 뒤늦게 VOD 본 입장에서의 감상문 [5] woopi4447 05/07/11 4447 0
14489 대한민국교육은 미쳤다.....불쌍한 돈없는 아이들이여 [79] 히또끼리6009 05/07/10 6009 0
14488 윤열선수 일부팬들 제발 오프오실때 예의좀 지키십시오... [145] 한방인생!!!9278 05/07/10 9278 0
14487 단편 5부작 소설 - 올드엠페러(2) [4] ☆FlyingMarine☆4378 05/07/10 4378 0
14486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 필요한 것... [11] 클레오빡돌아4064 05/07/10 4064 0
14485 병민이에게!!!!!! [11] 히또끼리6270 05/07/10 6270 0
14482 슥하이 후로리그 프리뷰-이제 남은건 3경기!마지막 4위 쟁탈전! [10] legend4546 05/07/10 4546 0
14481 여기는 커리지 매치 현장입니다... [30] stardom6573 05/07/10 6573 0
14480 선수들의 경기력. [8] H_life4557 05/07/10 4557 0
14479 스타리그 7전 4선승제 결승전 [50] 삭제됨7528 05/07/10 7528 0
14476 정말..사랑해본적 있으세요? [20] EndLEss_MAy4367 05/07/10 436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