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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12 23:47:51
Name Modasikyung
Subject 죄송합니다. 염치불구하고 조언을 어기고 10대가 글을 한번 써보고 싶습니다.
저는 현재 청소년입니다. 술이나 담배는 가격도 모르는 그런 학생입니다.
글솜씨도 지지리도 부족합니다. 그저 읽어주시면 그 자체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혹시 이번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서 슬퍼하는 글을 더이상 보시기를 원하지 않는 분들 께는 죄송합니다.

저는 스타를 알게 된건 다섯 살 때 친척식구가 알려줬었고, 게임을 본격적으로 보기 시작한건 2004년 이었습니다.(초3이었습니다.)
2005년 황금같은 당시 KTF 매직엔스의 활약상, 박성준선수의 EVER 2005 5경기 소름돋는 뮤탈, 강민선수와 박태민선수의 포르테대첩,,
그렇게 저는 다양한 게임들이 나오던 2004년부터의 시기를 RPG게임이나 FPS게임에 손을 한번도 대지 않았습니다.
그저 스타가 좋았기 때문이였습니다. 선수들을 하나하나 다 알아가고, 룰도 배워가고, 채워간다는 느낌으로 즐거웠습니다.
전 정말 미치도록 스타가 좋았습니다.

어느 순간 제 주변에는 스타하는 친구가 계속 줄어 들었습니다.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등 다양한 게임 탓일까요.
학생인 저에게는 그게 확 느껴집니다. 스타라는 오래된 게임이 제 또래 아이들을 사로잡는데 조금 부족했나 봅니다.
그런데도 저는 너무나 좋았습니다.

게임이 좋았던 것인지 프로게이머가 좋았던 것인지, 그저 매료되어 있었습니다.
시대를 풍미하는 인물이 변해가고 강자가 물러나고 새로운 누군가가 정점을 찍고,,
정말이지 이스포츠도 바둑처럼, 단순히 게임 때문만이 아니라 게이머, 기사 등 사람이라는 요인이 정말 재미를 더해주는구나
라고 느끼며, 매일매일 포모스를 가서 경기결과를 확인하고 게임게시판 눈팅하고, 전략전술게시판 글들어오기를 눈빠지게 기다리고,,
오히려 스타에 중독되어 게임을 많이한다기 보다 이스포츠에 중독되어 빠져나오질 못했습니다.

저는 그렇게 어느덧 5년가깝게 이스포츠계에서 팬이 되어 열광했습니다.
또,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 저는 치트키나 치고 놀았을 시절의 스타의 역사까지도 하나하나 알아가며 배웠습니다.
나름 머리가 커져간다고 괜히 삐딱한 시선으로 다른 걸 바라볼 때도 있었지만
어릴 때부터 순수하게 바라봐 온 것이었기 때문에, 이번 건에 대한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저는 어떤 선수가 했던 말던 그러한 것은 알고 싶지 않습니다. 알기 싫어서 소식을 다 끊어버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렇게 화나지도 않고 그저 슬플 뿐입니다.

이 상황에 저는 학교에서도 괜히 기운이 없고 왠지모르게 배신당한 느낌이랄까요..
돈이 뭔지 라는 생각도 들고..
아직 이 세상을 이해하는데는 제가 너무 어리다는 느낌도 들고..

게임게시판 글 처음 쓰는지라 공지사항 한번 보고왔는데
10대분들은 되도록 글을 쓰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사족입니다만 나름대로 제가 좋아하는 학문에 미쳐보기도 하고
다른 미쳐본 분야가 바로 이 이스포츠입니다.

그래서 염치불구하고 이 부족한 글, 아니 한탄을 올려봅니다.
전, 그저 스타를, 이스포츠를 사랑하고 빠져있던 10대였습니다.
이 불미스러운 일이 빨리 해결됬으면 좋겠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다시한번 이 주제에 대한 글을 다시 보고싶지 않으셨을 분들에게 죄송하단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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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renai25
10/04/12 23:49
수정 아이콘
저도 예전엔 해변김 베르트랑 두 테란 응원하던 팬인데.. 어쩌다 이리 됐는지...
밤톨이
10/04/13 00:00
수정 아이콘
저도 10대때 공부말고 저의 유일한 낙이자 관심사가 이스포츠였습니다. 임요환으로 시작한 프로게이머 팬질이 10년도 더 되가는
이 시점에서 요즘의 일들은 정말 제 학창시절의 추억과 즐거움들이 몽땅 날라가는 기분마저 듭니다. 빨리 이 일이 해결되고 이스포츠
가 원래 그 모습대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인생 뭐 있어?
10/04/13 00:10
수정 아이콘
제발...............
살려주세요.................
그저 빌고 빌뿐...................
제발.........
열씨미
10/04/13 04:01
수정 아이콘
2004~5년을 스타 초창기라고 볼 순 없겠지만, 스타 초창기엔 선수들도, 관계자들도, 지켜보는 저희들도 정말 순수했죠.
글쓴분과는 다르게 전 스타가 처음 발매되었을때부터 스타를 시작하면서 당시 멀티플레이라는 개념자체가 정말 너무나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pc방이란 단어조차 없었고 아는 친구와 모뎀으로 연결해서 게임을 하는 수준이었죠..) 늘 혼자 rpg게임등을 하면서 혼자서 스토리를 진행하고 엔딩을 보고 하는 게임에 익숙해져있다가, 사람과 사람이 한 사이버 공간안에서 실시간으로 머리를 맞대고 대결한다는 점이 너무나도 재미있었죠. 스타 이전에 그런게임이 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겐 스타가 처음이었습니다. (그전에 '사람'과 같이 게임을 해본 경험이라고는...오락실 스트리트파이터 같은 대전류 게임이나 -_-;; koei 시리즈 삼국지를 친구와 둘이서 나 한턴, 너 한턴...하면서 누가 천하통일 하나 보자, 하고 끝없는 장기레이스를 펼쳐본 기억밖에..)
멀티플레이라는 신개념을 넘어서 동네에서 스타 대회가 열리고, 스타 프로게이머가 등장하고, tv에 스타경기가 중계가 되고, 공식 리그가 생기고..어느 선수의 팬클럽이 형성되고..프로게이머의 경기를 직접보러 서울행 버스를 타고, 결승전을 직접 관람해보러 갔다가 그 엄청난 현장감에 전율을 느끼고, 몇년이 지난 후 so1배였죠. 임요환 선수와 박지호 선수의 4강 경기를 보다가, 마지막 5경기끝에 임요환 선수가 결승무대에 다시 오르게 되면서 주훈 감독님과 포옹을 할 때, 저도 눈물이 그렁그렁해지고..그리 오래되진 않은 과거였죠. KT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희망고문을 하던 중, KT와 삼성칸의 경기 마지막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영호 선수가 이성은 선수를 상대로 초장기전끝에 기적같은 역전승을 해낼 때, 역전이 되기 한참전부터, 아직도 이영호 선수가 불리한 상황에서 이미 이정도로 근성을 보여주며 죽어라 버티고있는 이영호 선수를 보고 눈물이 또 나더군요..경기 중후반부터 이미 경기결과와는 상관없이 그저 그때까지 희망고문을 이어준 이영호 선수의 근성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고있었습니다.
근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제게 한 때는 밤새가며 즐기기도 하고,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하고, 스타판의 이런 저런 이야기로 친구들과 몇시간동안 술자리를 갖기도 해보고, 선수들의 눈물겨운 투혼에 감동까지 수차례 받았던 스타의 막바지가 정말 참담하게 끝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심히 드네요..
2초의똥꾸멍
10/04/13 10:00
수정 아이콘
저도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이판에 미친듯이 열광했습니다. 제 학창시절은 이스포츠와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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