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10/04/13 21:00:49
Name kimera
Subject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 무거운 행동을 바랄 순 없을까요?
제가 아는 인터넷 커뮤니티 중에서 자정능력이 가장 뛰어난 곳인 PGR에서도 보기에 거북한 덧 글들이 달리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너무나 슬프고 지금의 위기가 정말로 작지 않구나 싶습니다.

여러분 수많은 이야기가 돌고 있는데 정말로 확인 된 것이 얼마나 있나요?

확인 된 것이 하나도 없는데 벌써 멀쩡한 선수를 쓰레기로 몰고, 정상적인 경기도 결과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조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것은 조회수를 노리는 매체의 ABC 놀음과 몰지각한 이미지 사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 판에서 프로게이머를 위시로 해서 관계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전 현직을 통틀어 2000여명이 넘을 겁니다. 그리고 기사에 나와 있는 사실만 읽어보면 조작에 관련된 관계자는 20명이 체 안될 거 같습니다.

조작된 경기가 전체 경기 수에 비교해서 보자면 그 비율이 얼마나 될까요? 단언 하건대 1%도 안될 겁니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을 보면 욕을 먹고 있는 선수는 99%요 의심받는 경기도 99%인 것 같습니다. (PGR에서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언론사의 게시판이나 스겔이나 각종 커뮤니티를 보면 그렇다는 겁니다.)

뜨거운 머리가 아니라 차가운 머리를 바랄 순 없을까요?

냉정하게 생각해주세요. 1%의 쓰레기 때문에 99%의 선량한 이들이 욕을 먹어서는 안됩니다. 단지 1%때문에 99%를 버리는 이가 있다면 무모하거나 무지한 자 일 것입니다. 단순히 분노했다는 것으로 99%를 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 주세요.

지금은 냉정한 머리로 사태를 주시하고 상황을 살피는 것이 필요합니다.

내정한 머리를 바란다고 해서 가만히 기다리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지금 해야 할 가장 큰 행동이 무엇일지 생각해보자는 겁니다. 말도 안 되는 탐정 노릇을 해서 게시물의 조회수를 올리거나 키보드 워리어로 직접 얼굴을 보지도 못한 이들과 갈등을 늘리는 일을 그만 두자는 것입니다. 말도 안 되는 덧 글로 상처 받을 99%의 선량한 이들을 보호하자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정말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요?

범인을 색출해서 돌을 던져 죽이고 싶으신가요?
그렇게 만하면 속이 풀리고, 행복해지는 것인가요?
무작정 화를 내서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바라는 것, 더 공정하고, 재미있는 e스포츠 경기를 바라시는 것이 아닌가요?
여러분이 사랑하는 선수들이, 팀이, 더 좋은 환경에서 더 공정한 더 재미있고 후회 없는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던가요?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 한 3~5년쯤 뒤에 e스포츠라는 게 있었지 라고 추억할 때 아무도 몰라주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99PKO부터 보아왔다는 수많은 팬들께 묻고 싶습니다. 10년이 넘는 추억이 전체의 1%도 안 되는 쓰레기 들로 인해서 더럽고 추악한 것으로 기억되기를 원하시나요?

지금 필요한 것은 뜨거운 가슴으로 하는 응원입니다. 누구에게, 바로 지금 이미 상처 받을 데로 받아버린 99%의 e스포츠 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사랑한 10년의 시간을 말입니다. 지금 비난 받으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자신의 인생을 걸고 스타를 통해서 극한을 보여주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잘잘못을 가리는 판단의 도끼가 아니라 상처를 보듬어주는 손일 것입니다.

상처받았을 이들을 위한 뜨거운 가슴을 바랄 수는 없는 겁니까?

냉정하게 생각하고 뜨거운 가슴으로 응원하면서 가만히 있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여러분의 무거운 행동이 필요합니다.

당당하게 요구하세요.

관련자를 확실하게 색출하게 문제를 일으킨 데이터를 확실하게 구분하여 제거하는 것을 요구해야 합니다. 누구에게, e스포츠에게 말입니다. 그리고 이모든 상황을 야기한 불법 도박사이트와 관련 자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해줄 것을 검찰에 요구해야겠지요.

e스포츠 판에는 개선점이 있었을 뿐이지 용서하지 못할 잘못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가는 e스포츠 판의 열매가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히 앞으로 개선해야 할 상황이지 용서 하지 못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와 순전히 자기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순수하게 이익을 위해서 어린 선수들을 유혹하고 경제적으로 약자인 이들을 유혹한 것은 죄악입니다. 그들이야 말로 악마와 같은 존재들이죠. 이전에 올라온 게시물 중에 프로게이머의 조작을 의심하는 배팅사이트의 운영진이 있었고, 또 당당하게 조작을 거부했다는 운영진의 글이 있었습니다. 전 이들이야말로 이 모든 사건의 원흉이자 이 땅과 판에서 사라져야 할 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이들이 없었다면 아예 생기지도 않았을 문제입니다. 정말로 쓰레기라고 지탄 받아야 할 이들이죠.

이들이 정말로 사라지도록 여러분의 무거운 행동을 바라는 것이 무리일까요?

제발, 뜨거운 머리, 차가운 가슴, 가벼운 행동을 하지는 말아 주세요.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한번만 더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 e스포츠 판의 붕괴나 싫어하는 선수들의 탄핵이라면, 거짓 정의로 진짜 원하는 것을 숨기지 말고 난 그냥 판이 싫어서 사라졌으면 한다고, 이 선수들이 싫어서 다 죽었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나 이야기해주세요. 아픈 상황에 편승해서 상처받은 이들의 상처를 더 크게 만들지 마시고…

From kimera

사족: e스포츠를 지켜주세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필현
10/04/13 21:05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입니다.
모두들,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검찰의 발표를 기다려봅시다.
자꾸 진실을 감추려한다고, 독촉하지만 말고.
Thanatos.OIOF7I
10/04/13 21:06
수정 아이콘
추게로.
제가 하고싶던 말들을 키메라님께서 이토록 잘 말씀해주셨네요.
오늘 경기를 보면서 느꼈습니다.

'우린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OutOfControl
10/04/13 21:26
수정 아이콘
Kimera님 소고 예전에 정말 재밌게 읽었었어요!. 상대적인 이윤열. 절대적인 최연성. 정말 재밌게 봤었습니다.

이 내용은 역시 추게로
gerrard17
10/04/13 21:28
수정 아이콘
더럽고 추악한것을 정확히 알기를 바랄뿐입니다. 확대재생산 근거없는 루머 모두 지양해야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죄송하지만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네요. 사전이 터지기 이전부터 e스포츠 전반에서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승부조작이 쉬쉬되어 왔다는 사실만으로도 혐오감을 느낄 뿐 입니다.
그럴때마다
10/04/13 21:51
수정 아이콘
PGR분들도 워낙 충격이 컷던지라 ㅠㅠ

이성을 되찾고 추스리기까지 어느 정도의 텀이 필요했었을 뿐입니다.

다들 차갑게 생각하고 뜨겁게 행동합시다.
Korea_Republic
10/04/13 22:26
수정 아이콘
맞는말입니다만 다들 충격이 너무 크셔서 그러신지 이성을 가지고 냉정하게 사태추이를 지켜보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것 같네요. 저도 좀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직도 충격이 가시지 않아서요 ㅠㅠ
10/04/13 22:56
수정 아이콘
저는 이제 좀 냉정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키메라님의 글 잘보고 갑니다.
윤성민
10/04/13 23:00
수정 아이콘
지금 상황에서는 잘못한 자에게 돌을 던져야 앞으로 공정하고 의심없는 경기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구력에는 신경을 써야합니다.
제발좀요
10/04/13 23:09
수정 아이콘
사태의 충격과 심각성.. 그리고 빠른 해결의 필요성을 공감하지만.
'애먼 비난은 자제하자', '섣부른 판단을 금하자'등의 의도의 글에 달린 인신공격성 댓글을 보면
피지알의 자정능력은 여타의 사이트와 다를 바 없어보입니다.
그래서 더욱 글쓴이의 의견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10/04/13 23:23
수정 아이콘
조용히 기다리는건 찬성하되..

왠지 협회가 스므스 하게 넘겨 버릴까봐..그거 더 무섭습니다.

공식발표때까지 기다리되, 팬들을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미 기다리다 지친 1인입니다..
Hypocrite.12414.
10/04/13 23:58
수정 아이콘
글쓴분의 생각은 알겠지만, 승부조작이라는 건 지금까지의 이슈와는 차원이 다른거겠죠. 스스로 스포츠라 불리기 원하는 스타판의 근원부터 썩어 문드러졌다는게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그게 숫자놀음이던 ABC 이니셜게임이던간에 승부조작이 일어난건 Fact 이지요.

스포츠라는 것에 열망하던 많은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담아 이입되어서 응원하고 슬퍼하고 기뻐했던 그 모든 현실이 조작일지 모른다는 것은 너무나도 무섭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일겁니다.

그러나 그게 드러났습니다. 카더라 통신으로 대표되던 루머가 Fact로 드러났습니다. 그 선수가 누구고 어떤 관계자를 통해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발본색원 하는것이 중요할겁니다.

하지만 그런 모든 상황들을 지켜만 보고 기다려라는건 너무나도 가혹한 일입니다. 언제까지 기다릴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라는 말도 그런분들에겐 안먹힙니다.

근 10년넘게 투니버스시절부터 스타를 TV로 봐왔던 저에게 이번 사건은 너무나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단 1명이 되었더라도 일어난건 일어난겁니다. 그리고 화나는건 화나는겁니다.

아마 PGR이나 스갤에 자신의 시간을 쪼개서 글을 쓰는분들은, 아직은 적어도 이판에 애정이 남아있는거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쓰는거겠죠. 그렇다고 도가 지나친 댓글까지 옹호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번사태는 마치 중계권사태때 '잘되겠지. 협회가 알아서 처리할거다. 기다려달라.' 라는 식의 언플이 나올까봐 겁나는게 사실입니다.

중계권 사태때처럼 PGR에 글이 올라오지 않고(그때는 타의였지만요.), 자신의 의사마저 표출할 곳이 없었다면.. 사람들은 어땠을까요. 더 화나지 않았을까요. 더 슬퍼하지 않았을까요.
10/04/14 05:16
수정 아이콘
1%를 색출해야, 99%가 의심을 안받습니다.
물론 1%가 흐려놓은 물이 깨끗해지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요.
굿바이레이캬
10/04/14 08:36
수정 아이콘
반가운 아이디네요. 그래도 키메라님이라면 좀 더 중요한 부분을 지적해 주실 거라 생각했는데요.. 지금처럼 온갖 추측에 도배되면서 마치 사실인냥 자신의 의견을 보여주는 모습 또한 비판 받아야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 없다는 게 다소 아쉽네요.

관계자(전직 코칭스텝, 선수 포함)와 현 선수간의 사적인 관계를 아마추얼리즘의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과 그리고 좀 더 고민스러운 것은 바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은퇴 후 특별히 먹고 살 만한 것이 없기에 이런 ‘돈’ 에 관해 쉽게 유혹에 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프로게이머로 좀 돈을 번다 하지만, 1년 내지 2년 이후의 모습에 대해서는 암담할 따름입니다. 결국 몇 백만원, 몇 천만원에 프로 의식이나 프라이드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 될 수 있는 여지가 큰 것입니다.

그리고 매번 어떤 사건 내지 사태가 발생되면 그걸 처리하는 모습이 프로게임단을 비롯해 협회나 매체 등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점은 늘 아쉽기만 합니다. 이번 사태도 역시나 그렇구요.

사족> 프로게이머 자질에 대한 시스템적 구축 내지 소양 교육의 내실화 등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형식적인 거 말구요.
10/04/14 11:33
수정 아이콘
장담컨데

지금 이 사실에 대한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분이 이 게시판에 계실겁니다.

그런 분들이 아니다 이 선수는 관계가 전혀 없다라고 말하지 않는데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말하지 못하는 이유같은것 말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40948 너무 큰 이슈에 묻힌듯 하여.. [8] reality8115 10/04/16 8115 0
40946 테란, 방어를 잊어버리다. (1) [39] 박영인8130 10/04/15 8130 0
40945 생사를 건 갈림길 그들의 싸움과 일합의 승부 [11] 영웅과몽상가5836 10/04/15 5836 0
40944 하나대투증권 2010 MBC게임 스타리그 16강 1회차(2) [293] SKY925903 10/04/15 5903 0
40943 하나대투증권 2010 MBC게임 스타리그 16강 1회차 [388] SKY925448 10/04/15 5448 0
40942 짧지만 흥미로운 기록들.... 2 [42] 9687 10/04/15 9687 1
40941 현직 국회의원이 이번 조작사태에 대해서 개인 블로그에 글을 게재했네요. [23] Frostbite.12138 10/04/14 12138 2
40939 아니 뭐 이런선수가 다있나요?? [58] 영웅과몽상가14124 10/04/14 14124 2
40938 조금은 아쉬운 송병구 선수의 인터뷰. [74] 밀가리12183 10/04/14 12183 0
40937 대한항공 2010 스타리그 16강 5회차(3) [233] SKY925142 10/04/14 5142 0
40936 대한항공 2010 스타리그 16강 5회차(2) [201] SKY924772 10/04/14 4772 0
40935 스타2,18금으로 결정? E스포츠화에 커다란 제약. [20] 루루6705 10/04/14 6705 0
40934 대한항공 2010 스타리그 16강 5회차 [370] SKY925628 10/04/14 5628 0
40933 요환 형님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5] 정대훈4705 10/04/14 4705 0
40932 조금 뜬금없을지 모르는 세 종족에 대한 사색 [13] 배추열포기4501 10/04/14 4501 0
40931 안기효-손석희선수 공군지원했군요.. [50] 임이최마율~8295 10/04/14 8295 0
40930 오늘의 프로리그-삼성vs공군/웅진vsSKT [342] SKY925760 10/04/14 5760 0
40929 드래프트로 살펴본 09~10 시즌 [31] 캠퍼7185 10/04/14 7185 2
40927 프로리그 09-10 각팀 다승선수들 전적과 원맨팀, 투맨팀 비교 [28] 아비터가야죠5719 10/04/14 5719 0
40925 이번 사태를 보고 처음으로 글을 씁니다. [14] Yukira5632 10/04/13 5632 0
40924 김윤중 빛을 보다. [34] 영웅과몽상가5998 10/04/13 5998 1
40923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 무거운 행동을 바랄 순 없을까요? [22] kimera5369 10/04/13 5369 8
40922 오늘의 프로리그-KTvsSTX/위메이드vs화승(4) [357] o파쿠만사o5281 10/04/13 5281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