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에는 처음으로 글을 쓰게되네요.

오늘 낮에 있었던 황당했던 일을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사촌누나가 아르바이트하는 영등포에서 점심을 먹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저희 집은 사당역근방이어서 신도림에서 2호선을 갈아타고 가고 있었죠.
지하철 안에는 그다지 사람은 많지 않았으나 그래도 좌석은 모두 차있었고 몇몇 사람들만 서서 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에어컨바람이 나오는 노약자석 옆에서 서가고 있었는데 대림역에서 한 60조금 넘으보이는 할아버지 한분이 타시더군요.

그런데 그 당시 노약자석에는 70은 훌쩍 넘어보이시는 할아버님두분과 한 젊은 아저씨한분이 앉아계셨는데 방금 타신 할아버지께서 휙 둘러보시더니 젊은 아저씨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표현을 좋게해서 양보라고 했지만 할아버지는 분명히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 어린것이 어른들 앉는곳에 앉아있어 어디서 먹은 버르장머리야!! 어서 비켜라 다리가 아프구나'

여기서 서서가는 저도 황당하더군요.
그런데 그 젊은 분은 죄송하다고 하며 '자신은 다리를 다쳐서 어쩔수없이 앉아있다고 정말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커서 일반좌석에 앉아있던 한 고등학생정도로 보이던 여학생이 할아버지에게 자리를 양보하더군요.

그런데 할아버지는 다시 소리를 치시며 ' 어린것이 어디서 말대답이야!' 하시며 그 아저씨를 일으켜서 밀고 자신이 앉더군요.

그때 예전에 유머사이트에서 보았던 다리꼬고 앉아있다 절름거리던 사람 이야기처럼 일으켜진 아저씨는 바닥에 휘청거리며 쓰러지시더군요.

엉겁결에 일으켜드리고 보니 한쪽다리가 기형적으로 짧으신 분이더군요.
그전에는 미처 보지못했는데 옆에 목발도 세워져있었던것과 그 후 아저씨를 보니 지하철에서 서서 가시기에는 심히 불편할것같았습니다.(제 몸을 잡고 있어도 중심이 안잡히시던것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다지 사람이 많이 있지않아서였는지 주위사람들의 시선은 모이게 되었고 할아버지의 황당한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가 구로공단역에 도착후 출발할때였으니까요.

자리를 빼앗은 할아버지 옆에 계시던 족히 70은 넘어보이던 할아버님이 보기에 민망했던지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리가 불편하신 분에게 자리를 양보하려하고 또 다른 옆에 계시던 할아버님은 자리를 빼앗은 할아버지에게 너무한것 아니냐며 따지셨습니다.

그러나 자리를 빼앗은 할아버지는 묵묵히 앉아계시더군요.
주위에 모든 사람들은 황당해하고 이제 다른곳에 앉아계시던 분들이 하나 둘씩 한마디씩 하자 그 할아버지는 오히려 왜 나이많은 사람 앉는 자리에 나이어린 사람이 앉아있어서 쫓아낸것이 어떠냐며 하시더군요.

저는 일단 다리 불편하신분은 처음 자리를 양보했던 여학생자리에 앉혀 드리고 있었는데 어느새 자리를 빼앗은 할아버지는 처음 자신에게 핀잔을 주었던 옆에 계셨던 할아버님의 멱살을 잡고 있더군요.

그렇게 되자 일반좌석에 앉아계시던 한 아저씨가 그 할아버지를 내치시며 멱살을 풀게하고 너무하신것 아니냐며 한마디하자 할아버지는 그 아저씨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치시더군요.

아저씨는 어이가 없으신지 한참을 가만히 서 계시며 뺨만 만지고 계시다가 지하철이 서울대입구역에 내리자 할아버지를 잡아끌고는 내렸습니다.

제가 본 것은 여기까지라서 그 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나 황당하더군요.

노약자석이라는것이 단순히 나이 많으신 분들을 위한것이 아닌 약자 즉 거동이 불편한 장애우에게도 허용되는것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 이야기가 이 게시판에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곳에는 안어울리는것 같아서 여기다가 썼습니다.
이런 내용의 글을 써도 괜찮은 것인가요?

오늘 너무나도 황당한 일을 목격해서 글을 써보았습니다.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라면 삭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