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에서 패배란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그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려운 건 패배가 아니라 그 이후의 마음가짐입니다.
오늘의 패배에 대해 할 말은 그것 뿐입니다.


이길 수 있는 순간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그 기회를 살렸다면...
왜 그때 그걸 막지 못했을까...
정말 난 안되는 걸까...

후회는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계속 되뇔 필요는 없습니다.
그 순간 후회는 공포로 바뀌어 버릴 테니까요.

당신은 지금 패배 자체에 대한 후회보다는 그 이후의 공포에 더욱 짓눌려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당신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패배라는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순간
그 이후의 공포가 당신의 머릿 속을 누르고 당신의 손을 굳게 만들진 않았나요?

오늘의 경기에 대해 혹자는 당신을 비난할지도 모르고,
또는 혹자는 당신을 동정할지도 모릅니다.
어느 쪽이 더 나은 것 같습니까?

프로는 패배 후 돌아선 뒷모습마저 초라해 보이면 안됩니다.
동정을 받는 순간 당신은 프로로서의 자리를 잃게 될 겁니다.
관중들 앞에서 당당해지십시오.
패배 후 고개 숙인 모습은 당신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입니다.
당신은 프로게이머 김환중입니다.

오늘은 당신이 프로게이머로서 겪게될 패배 중에 한번의 패배가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도 당신은 패배할 수 있습니다.
승리와 패배에 대한 확률은 언제나 반반이니까요.
하지만 그때는 패배의 공포를 벗어낸 당신의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승리 후 환하게 웃는 당신의 모습도요.

김환중 선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