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11/30 21:52:56
Name 막군
Subject TG 삼보배 결승, 최고의 명승부 3차전에 대해.
막군입니다.

뭐, 예상은 했습니다만
'최연성 선수 괴물이십니다. 우승 축하드려요~'
'옐로우 아직 안끝났어요~ 다음에는 정말 힘내시길~'
이라는 글을 많이들 쓰시니까 ^^;; 저도 그런글 쓰고 싶어도 그냥 꾸욱 참고...

최연성 선수, 우승 축하드려요. 그리고 홍진호 선수, 준우승 아쉽겠지만 다음에는 꼭 우승하시길! 이라는 두마디로 넘길렵니다 ^^;

제가 말하고 싶은 내용은... 오늘 최고의 경기를 펼쳐준 두 선수의 한 경기에 관한 얘기입니다.

이 경기는, 아무래도 스타크래프트 역사에 길이길이 입에 담길 명승부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네, 3차전이죠.

아주아주 싱겁게, 실제 경기 시간 다합쳐서 1시간 조금 넘은채 3:0으로 끝날뻔한 결승전을...

끝까지 정말 땀을 말리게 하더군요.

경기 내용을 짚자면...

경기 전부터 분위기는 최연성 선수가 엄청 좋았죠, '옐로우 답지 않게' 만드는 oov의 플레이는 '진정한 악마는 oov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정말... 뭐 무슨 말로써 수식이 가능할까요...

그리고, 경기는 U-Boat. 테란에게 유리하다는 맵, PGR 분들은 대부분 '이대로 3:0으로 끝나는것 같다' 라는 말을 하시더군요. 사실... 진호선수의 팬이지만 부끄럽게도 저도 그렇게 생각했답니다.

초반부터 최연성 선수는 정말 최고의 레이스 컨트롤을 보여주면서... 오버로드, 드론 견제를 적절히 해주고 스커지의 요격도 통하지 않는 마나도 아깝지 않은 클로킹 플레이를 보여주었죠.

그러면서, 노멀티 4배럭에서 기하급수적을 쌓여만 가는 마린... 전 '아아' 싶더군요.

경기는 사실 이때 GG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본진의 대부분의 건물이 날라가고, 드론들 몰살에, 곧이어 멀티도 파괴됩니다.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oov 괴물이다... 정말...

진호선수의 럴커 2기의 게릴라가... 그렇게 작아보인적은 처음이였습니다.

그런데... 그 게릴라가 계속해서 나오는 겁니다.

얼라리요?

해설자 분들은... '아 홍진호 선수 많이 어려워요~' 라고 하는 순간에도

어느샌가... 진호선수가 해낼꺼라는 기분이 들면서 씨익 웃음이 나왔고...

'도덕숙제' 라는 명분으로 잡고 있었던 컴퓨터에선 이상 어머니의 견제를 위한 Alt+Tab 러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엄마 이것만 보고' 하고... 다시 게임에 집중했죠.

후훗... 지금 생각해도 웃깁니다.

월드컵을 봤을때도 그렇게 열광한적이 있었던가요.

7시쪽 럴커견제... 그리나 벙커덕분에 막히게 되죠.

'그래! 럴커... 조금만... 아 저기에 벙커가 왜 있는거야!'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리고, 해처리를 주고 마린을 취하는 두기의 스탑럴커.

아아... 다시한번 감동을 자아내게 합니다.

어느새,

너무나도 유리해 보여서,

드랍쉽 몇기만 더가도 이길것만 같던 최연성 선수의 본진에서 불일 깜빡이는걸 보기 힘들정도가 되었을때.

제 응원이 극도로 커지게 되는 사건이 발생하죠.

마린-메딕을 모두 태운 드랍쉽 두기가 스커지 4기에 잡히게 됩니다.

뭐라고 할까요... 그 표현을 비유하자면.

슬램덩크... 북산과 산왕전... 이라고 생각되더군요.

'믿을 수 없는 역전이 탄생할것이다'

그렇게 느끼고... 계속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마린 8기에 의해 엘리 되기 직전 럴커가 달려와 드라마 처럼 24의 체력을 남기고 살아남은 해처리,

탱크의 드론견제에도 굴하지 않고 하나 남은 해처리를 끝까지 지키는 럴커 세기,

그리고 6시 멀티 견제를 위해 달려가는 오버로드와 럴커.

이것이 옐로우의 노력과, 피와 땀의 결정판이다! 라고 스스로에게 말걸었습니다.

음... 그러나... 수많은 경기를 관전해오면서...

어느 순간에 지겠고... 이기겠고를 조금이나마 판별해낼수 있었는데...

그 탱크 한기가 조여올수록, 제 마음도 조여지더군요.

마침내 레이스 2기가 뜨고, 홍선수의 gg가 나올때 까지... 저는 한번도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명승부라고 불릴만 하지만... 그 경기를 홍선수가 역전했으면...

박서 vs BlueK의 파라독스 혈전 그 이상의 역전승이 될것이고,
최고의 명승부로 남겨지고...
기세를 받아 3:2 역전 우승도 가능했을지 모르는 그 한판.

제 가슴 속 영원히 남을것 같은 명승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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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1/30 23:00
수정 아이콘
첫 경기를 이겼을 때 최연성 선수가 우승할 거라는 예감을 했었습니다. 맵을 홍진호 선수가 고른 것이었기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죠.

3차전에서 초반에 승부가 끝났을 것 같았는데 홍진호 선수의 끈질긴 경기 운영에 최연성 선수가 자칫 집중력이 흐트러져 질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만약 그 경기를 놓치면 3:2로 역전패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한순간도 TV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옵저버가 홍진호 선수의 귀신같은 견제를 뚫고 자원을 캐는 SCV를 보여주었을 때야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답니다.

최연성 선수의 우승에 실실 웃음이 나오면서도 홍진호 선수의 또 한 번의 준우승에 마음이 쓰입니다. 서지훈 선수와의 결승 이후에 눈물을 보였다는 소릴 들어서일까요... 하지만 장자에 나오는 한 번 날아오를 때 만리를 난다는 붕새처럼 홍진호 선수도 때가 오면 그 이름에 걸맞는 결과를 가져갈 거라 생각합니다.

축! 최연성 선수 우승!!!
휘발유
03/12/01 01:50
수정 아이콘
전.. 진호 선수가 오늘 비록 역전은 못했지만
임요환 vs 도진광의 패러독스 경기보다
더 명경기로 생각합니다
눈물이 다 나던걸요 ㅠㅠ
온리시청
03/12/01 01:55
수정 아이콘
결과적으로 결승전이라는 무대와 맞물려 아주 긴박하고 재미있는 경기로 끝나긴 했습니다만....
첫번째 4드랍쉽이 홍진호 선수 본진에 떨어졌을 때 경기를 마무리 지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럴커 2~3기(정확하지 않습니다만)와 히드라 몇기에 그 많은 병력이 몰살당하다니....스파이어도 깨지 못했죠....
물론 그런 면이 최연성 선수의 스타일이긴하죠....
어택땅 찍어놓고 멀티 태스킹 하는것....그렇기 때문에 후반 물량도 뛰어나고 확장력도 빛이 나는것이긴 합니다만...
가끔보면 병력에 집중해야할 때도 있는데 그런 면에 소홀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스멀티가 얼마동안 돌아갔는데도 사이언스 배슬을 뽑지 않은 것도 아쉬운 게임운영이었습니다....
배슬 한기만 있었어도 게임은 더 빨리 마무리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중간에 약간 떨어져 있는 럴커 2기 사이를 마린 두 부대가 그냥 지나가다 많은 피해를 입는 장면이 나왔는데 김동준 해설이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는 듯이 웃으면서 넘어가는 모습을 보고 개인적으로 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취향이긴 합니다만 아무리 유리한 상황이어도 유닛을 흘려서 아무 의미없이 잃어버리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를 보면 조금 답답하거든요...^^;;

3차전은 우선 아주 암울한 상황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저그 최강자의 자존심을 보여준 홍진호 선수의 분투가 빛났다고 생각합니다...
승리한 최연성 선수에게는 좀더 꼼꼼한 게임운영을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구요....(하지만 여기서 꼼꼼해 지기까지 하면 도대체 누가 이기려나....-_-;; )

개인적으로 게임에 있어서 양선수 모두 최소한의 실수와 전략적 선택과 변화가 어울린 경기가 명승부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패러독스의 '임요환vs도진광' 경기보다 코카콜라배 결승 1차전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은규
03/12/01 02:00
수정 아이콘
3경기 보면서
" 와... 대단하네.. "
라는 말이 연달아 나왔지만 (최연성 선수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3경기 초중반에 최연성선수가 방심한 탓이 너무 컸던것 같네요.
4드랍쉽에 탄 병력이 모두 내렸을때 본진을 밀을수 있을거라
생각 했는데..
컨트롤 미스로 많은 마린이 죽었죠..
' 박서라면.. 겜을 끝냈을텐데.. '
' 나다라면.. 본진은 다 밀었을텐데.. '
뭐.. 저만의 생각 이였나요? ^^;
마요네즈
03/12/01 05:12
수정 아이콘
태어나서 처음으로 결승전을 직접 가서 보았습니다..^^
지방에서 간다고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선수들 게임 하시느라 수고 많았고, 3경기는 정말 대박 그 자체였습니다.. 진호님의 안타까움이 저한테까지 느껴지더군요 -_-a
그리고 최연성 선수의 괴물스러움에 다시 한번 두손, 두발 다들고 말았습니다.. 직접 보니까 연성 선수 키가 상당히 크시더군요..^^
03/12/03 10:33
수정 아이콘
사실은 최연성 선수의 첫 폭탄드랍으로 못 끝냈다는 점이 저는 약간은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최소한 레어만 깼어도 확실한 승리였을텐데..
만약에 드랍쉽에서 병력이 떨어지는 순간.. 매트릭스에서 일반인이 갑자기 스미스로 변하듯이 임요환 선수로 변해버렸다면 끝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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