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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6/28 06:21:32
Name 信主NISSI
Subject 서브리그, 그리고 팀단위리그의 도입.
99년 게임방송이 투니버스를 통해 처음 시도되었습니다. 투니버스배 99년 프로게이머 한국오픈(PKO)으로 기존의 초청전 형식이 정규리그로서 시도되었습니다.(PKO대회를 투니버스가 중계한 것으로 알고 계신분들도 많지만, 투니버스가 시도한 뒤에 투니버스스타리그로 차기대회 명칭을 정하자 다른 곳에서 PKO의 명칭을 사간 것이었습니다.)

2000년 첫 게임방송 전문 케이블채널인 온게임넷이 개국했고, 1년뒤 Gembc와 ghemTV가 개국했습니다. 기존 피씨방대회에서 게임대회의 중심이 이동되는 사건이었습니다.

2000~2001년에 많은 스타들이 배출되었습니다. 2000년까지의 리그가 기존 피씨방 대회의 스타들을 방송을 통해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2001년엔 스타가 탄생하고, 그 스타를 자체적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기가 높아지면서 게임리그의 확장을 생각해야 했으나, 프리챌배에서 24강확장에 대한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확장을 선택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예선을 통해 곧장 스타리그에 진출하다보니 첫방송경기라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수준이하의 경기도 만들어졌습니다.

2002년. 온게임넷에선 '챌린지리그'를 도입합니다. 스타리그의 16인을 챌린지리그포함 40인으로 확장하는 계기였습니다. '스타리그의 확장'과 '방송무대적응'이라는 2가지의 메리트가 있었으며, 방송출연료 수준이긴하지만 선수들의 생계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습니다. 온게임넷은 대회 스폰서가 없는 챌린지리그를 계속 자체적으로 유지합니다. 그리고 2003년 Gembc가 MBCgame으로 개명되면서 MSL이 탄생하고, 마찬가지로 서바이버리그가 생겨나면서 양방송사 공히 메인리그+서브리그의 체제로 자리잡히게 됩니다. '양대리그'가 메이저로 받아들여진 큰이유중 하나는 두 방송사가 스스로 서브리그를 제공하면서 메인리그의 브랜드가치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2002년 SKY스타리그 이후 게임판에선 사건이 발생합니다. 하나는 '챌린지리그'로 인해 또 양방송사의 마찰로 인해 온게임넷스타리그에 출전하지 못했던 이윤열선수가 SKY스타리그의 다음리그인 파나소닉배에 드디어 온게임넷에 입성한 사건이고, 임요환선수가 팀과 마찰을 빚어 이탈한 사건입니다. 이윤열선수는 결국 당시의 3개방송사대회에서 동시우승하고, 임요환선수는 '알려지지 않은 팬의 한사람'에 의해 동양과 개인스폰서쉽을 채결합니다. 동양과의 계약은 임요환선수에 대한 개인 연봉과 각종족 연습생을 구하기위한 비용이었습니다. 임요환선수의 각종족연습상대를 기초로 '동양팀'이 이뤄지게 되고, 임요환선수를 개인적으로 도왔던 그 분은 그 팀의 감독이 됩니다.

3개방송사 동시우승으로 충분히 인지도를 높인 이윤열선수가 임요환선수의 IS팀 이탈로 다른팀에 소속하게 되면서 '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2002SKY에서 대회 옷을 보기 흉한걸 시도하면서(--;) GO선수들이 입고나온 해군복의 역할도 있었구요. IS대 한빛이라는 전통의 구조에 다른 팀들의 도전(임요환선수의 동양포함)이 관심을 불러일으켰죠.

'관심'도 있는데다, 선수들의 생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방송사는 팀단위리그를 계획, 실행합니다. KTF와 삼성, 한빛 등 기존 스폰을 받던 팀들과 IS, GO(현 CJ), POS(현 MBCgame), KOR(현 Ongamenet), SOUL(STX) 등의 프로게이머 팀이 출전합니다. 개인스폰을 받던 기욤, 베르트랑, 조정현, 장진남선수가 개인스폰을 유지하면서 '팀'을 이뤄 출전해 AMD드림팀(현 이스트로)이 형성되구요. IS는 두팀으로 갈라지고 SG(현 팬택)와 Plus(현 르카프)까지 11개팀이 형성됩니다. 얼마전의 공군 창설 이전까지, 정말 오랜기간동안 이 체제가 유지됩니다.

시작 당시의 팀단위리그는 개인리그에서 파생된 이벤트대회였지만, 팀단위리그의 시작과 함께 굳어진 팀체제를 바탕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잡게 됩니다. 챌린지리그와 서바이버리그의 인지도도 넘어서게 되죠. 그리고 2005년 2기협회가 출범하면서 팀단위리그는 통합됩니다. 팀단위리그가 프로리그라는 이름으로 통합되면서 개인리그 급의 인지도를 형성했으며, '양대리그'라 이름붙여진 두 메이저대회의 합과 대항하는 체제로까지 성장합니다.

'비슷한 느낌'으로 출범한 서브리그와 팀단위리그. 챌린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들조차 방송경험을 이미한 선수들이 출전하면서 방송무대적응이란 메리트가 서브리그에서 사라졌습니다. 상금을 통한 생계에 대한 도움은 프로리그에 비할바가 아니었고, 선수들도 메인리그도 아닌 서브리그에 할애하는 시간을 줄였습니다. 스폰이 없거나, 소규모스폰밖에 유치할 수 없는 서브리그를 점차 방송사가 유지하기 힘들어집니다. 온게임넷에서 챌린지리그는 사라지고, 단순한 1,2차 듀얼이 되어버리고, 스타리그는 24강체제로 변경하면서 서브리그를 삭제, 메인리그를 2번 노출하는 것을 선택합니다. 1년뒤 MBCgame도 32강으로 확대하면서 동일한 방식을 선택합니다.

메인리그+서브리그의 주2회방송이나, 메인리그 2회방송이나 개인리그의 방송횟수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MSL은 16강에서 32강으로 2배 확대된게 아니라, 서바이버리그 포기로 축소되었습니다. 큰 규모의 스폰을 잡지 못한 온게임넷은 기존 서브리그체제로 복귀하지만,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는 챌린지리그와 3회에 나뉘어 6주간 펼쳐진 16강, 2주로 분산된 8강등은 서브리그를 포기하고 32강체제를 선택한 MSL에 비해 확연히 관심도가 하락되었습니다. 기존의 4강이상의 맞대결의 재미를 위해 서브리그부터 발판을 밟아가던 것보단 32강이든, 8강이든, 결승이든간에 그 시점에서의 맞대결이 중요해진 것입니다. 서브리그부터 선수들의 커리어를 확보할 필요가 없습니다. '프로리그'가 있으니까.

프로리그의 확대가 개인리그에 영향을 줬나라는 질문에 있어서는 '분명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챌린지리그에 대한 관심, 스타리그를 주1회로 줄였음에도 관심도가 높아지지 않은 스타리그, 프로리그에서 쓰이고 있는 '공통맵'과 각방송사의 '개별맵'간의 극명한 밸런스차이로 보이는 맵에 대한 연구부족이 증거입니다.

개인리그와 프로리그가 끝나고 나서 평가해보면 안됩니다. 이제부터 준결승에 들어가 화려해질 수 밖에 없는 일정과 그 이후 '메인리그진출'을 놓고 다툴 치열한 승부로 개인리그 전체를 평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준결승이후의 관심도가 낮아지면, 망한거죠. 프로리그의 포스트시즌이 단 세경기 밖에 되지 않는, 패넌트레이스 이후의 이벤트라면, 개인리그의 준결승이후는 정말 '그것만 보고 달려온' 세경기니까요.(3위전을 빼면)

동일한 선수를 가지고 치루는 대회가 영향이 없다는 건 말도 안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개인리그와 프로리그는 서로간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며 커 왔습니다. 이미 주10회경기가 치뤄진 상황에 축소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줄였다가 다시 확대할 수 있을지도 모르구요. 갑작스런 사태에 잠시 '안좋은 영향력'이 생겨났을 뿐입니다. 안좋은 영향력을 최대한 막고, 좋은 영향력이 더 퍼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같이 고민해 봐야 할 상황입니다. 프로리그가 개인리그에 미치는 영향을 입증하기 위해서 데이터를 조사하고, 일부는 그것들을 부정하며 편을 나눠 싸울일이 아닙니다.

방송사는, 서브리그의 도입, 팀단위리그의 도입, 통합리그로의 변환 등으로 프로게이머에 대해 '할만큼 하고 있다'라고 생각해 왔으며 중계권사태로 그것이 오해였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렇다고 그것이 방송사의 만행이었던 것도 아니었고, 단순한 이해부족이었습니다. 선택과 집중, 주5일제 도입, 중계권 입찰, 개인리그 예선 보이콧, 케스파컵의 파행이란 일련의 사태들을 겪으면서 생겨난 방송국의 개인리그 대 협회의 프로리그라는 대결구도의 파해책임은 협회와 방송국이 갖고 있습니다. 아니, '경쟁사와 협력'해야하는 프로리그보다 자사보유의 개인리그를 당연히 더 신경써야하는 방송국입장을 고려한다면, 협회의 책임입니다. 프로리그를 반대하지 않고, 즐기면서 '시청'하기를 원합니다.

선수들이 개인리그 연습을 등한시하는건 개인리그의 가치가 낮아졌다기보다는 다른 이유가 더 큽니다. 팀에서 '눈치'를 주는 것이죠. 이것을 생산자들의 선택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주4회 방송되는 개인리그에 대한 선호도가 주10회 방송되는 프로리그보다 높습니다. 생성과정을 생각하면, 이정도도 프로리그는 정말 많이 성장한 겁니다. 단지, 협회에서 이러한 팬들의 성향을 조금은 고려해 줬으면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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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쇼마루사마
07/06/28 08:18
수정 아이콘
음...멋진 글이군요.

근데 저같은 사람도 있다는 점도...참^^;;
전 사실 개인리그보다 프로리그가 더 재밌습니다.
그리고 개인리그보다 프로리그가 훨씬 강력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개인리그에서 명함도 잘 못내미는 이창훈 선수가 프로리그 팀플 절대강자로 군림하는게 더 좋습니다.
신인들의 가끔 허무할 정도의 패기를 보는 게 좋습니다.

임/홍/김 시대부터 스타를 봐왔던 저이지만, 소수의 엘리트보단 다수의 게이머를 보고 싶네요.
경기 질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프로리그에서 명경기가 안나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永遠그후
07/06/28 08:54
수정 아이콘
스타의 역사가 한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학업으로 3/3대첩이후(흑...) 스타에서 잠시 멀어졌다가
방학되고 돌아온 저로서는 재방송이 아닌 스타방송을 매
일 해준다는 것이 가장 좋았습니다. 경기의 질이고 뭐고
선수의 생계고 뭐고 머리아픈것들 생각하지 않고 있는그
대로 방송을 보면 좋은 경기 많은 것을 느끼실 겁니다.

매일같이 한두명씩은 향수를 자극하는 선수들이 나와서
분위기를 살려주고 팀플의 재발견도 이뤄지고 ( 절대 재윤
선수가 팀플로 나와서가 아닙니다^^;) 응원하는 팀의 플옵
진출을 두고 경기마다 긴장되고 ( 엠히와의 불꽃관계 처음
알았을때는 정말 서늘한 기분일까요^^) 다른팀 경기도 챙겨
보게 되고 말이죠.

재방송만 주구장창 틀어주는 날이 없는 지금의 방송을
전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모십사
07/06/28 12:01
수정 아이콘
대단합니다. 진짜 "방송스타리그"의 역사가 한 눈에 들어오는 멋진 글이네요. 더불어 무조건적인 협회에 대한 불만감을 표출한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며 차분한 어조가 얼마나 심사숙고해서 쓴 글인지를 알게 해 주는 거 같습니다.
현재 상태만 본다면 그 파행 이후 제자리를 찾은 듯한 겉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근거로 협회나 방송사가 만족해서는 곤란합니다. 파행의 후폭풍이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지만 떠난 팬들도 많고 무엇보다도 그들의 열정과 열기가 사그라 들었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입니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그런 팬들의 열기를 불어넣기 위한 협회나 방송사의 노력이 지금과 같다면 열정이 식은 팬들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하히호히
07/06/28 12:15
수정 아이콘
셋쇼마루사마님// 저도 그렇습니다~

저도 개인리그보다 프로리그가 더 재미있고 .
지금 잘 하는 몇몇 선수를 보는 것보다 .
더 많은 선수들을 볼 수 있는 프로리그가 저 한테는 더 소중합니다

번번히 개인리그에서 떨어지는 몇몇 올드게이머들을 볼 수 있어서 좋고 ,
새로운 신인들이 나와 패기있게 네임벨류가 높은 선수를 상대하는 모습도 좋고 ,
서포트가 결성되어 '선수'가 아닌 '팀'을 응원하는 스포츠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좋습니다.
the hive
07/06/28 13:15
수정 아이콘
이런글은 추게로 가야하는데~~
07/06/28 17:13
수정 아이콘
(삭제. 벌점)
마음의손잡이
07/06/28 22:24
수정 아이콘
'스타방송史학' 요번 학기 A+일세. 허허허
Adrenalin
07/06/28 23:21
수정 아이콘
마음의손잡이님// 기말 레포트 대체인가요?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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