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T1 이 진정한 명문으로 거듭날려면 하루 빨리 대형 저그 유저의 영입이 필요하다.

어제 프로리그의 경기를 본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SK가 KTF에게 밀린 이유는 저그 유저의 실력이 빛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선 1차전 팀플을 먼저 살펴 보자.

SK는 테란 임요환, 저그 윤종민을 내세웠고 KTF는 플토 박정석, 저그 홍진호를 내보냈다.
윤종민 선수는 빌드상 5드론(혹은 4드론)인것 같아 보였다.
(방송에선 5시에서의 몰래 투배럭 장면만 집중적으로 보여줌)

이후 어쨋든 요환 선수는 투배럭 건설에 성공한다.
그러나 팬들의 극성인지 홍진호 선수의 안목 때문인지 머린 몇기 안 모은채로 들키게 되고 이후 상황은 급속도로 KTF에게 기울어진다.

이럴 땐 SK의 윤종민 선수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5드론(혹은 4드론)의 목적이 무엇인가? 바로 상대를 초장에 끝내버리겠다는 것이다. 몰래 투배럭에서 병력이 얼마 안 모인 채 들켜 버린 상황이라면 차라리 갓나온 6저글링과 후속 저글링으로 박정석 선수의 본진으로 달려 게이트 주위 파일런을 부수고 프로브를 잡아내는 등 해서 어떻게든 진호 선수와 1:1 구도를 이끌어야만 했다.
(종민 선수의 5드론이 진호 선수의 9드론을 어떻게 이기냐고 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진호 선수는 요환 선수의 견제를 막다보면 입는 자원적, 시간적 피해 때문에 충분히 종민 선수의 5드론이 진호 선수의 9드론을 상대해 나갈 수 있다)



이제 2차전 개인전을 보자.

게임 초반에 창훈 선수가 강민 선수의 더블넥서스 타이밍을 늦추는데 성공하고 이후 강민 선수의 무리하다 싶은 첫 러쉬도 드론과 성큰과 저글리을 통해 무난히 막아낸다. 그리고 럴커 체재도 확립된 상황. 그러나 여기서 창훈 선수가 경험 부족인지 실수를 저지르는데 뮤탈로 체재를 급변환을 꾀한다. 물론 이미 럴커를 본 강민 선수에게 이후 뮤탈을 보여줌으로써 심리적 타격, 유리한 유닛 구도간의 싸움을 이끌어 낼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강민틴답게 강민 선수는 가히 천재적인 직감으로 뮤탈이 100%뜰 줄 알고 꽃밭 캐논과 다수의 템플러를 요소요소 배치하며 뮤탈은 아무것도 못 하게 된다.
창훈 선수는 뮤탈로 가기 전 어떻게든 오버로드 2~3기 혹은 저글링 1부대 정도를 통해 강민 선수의 체재를 확인 했어야만 했다.

결과론적인 입장이지만 창훈 선수가 그냥 우직하게 저글링, 히드라, 럴커 체재였다면 옵저버 없이 캐논, 템플러로 잠시 방어적인 공세를 취했던 강민 선수에게 gg를 받아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경기의 내용를 놓고 SKT.T1 의 패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저그의 힘이 너무 부족하다" 이다.

예전 MBCgame에서 최연성 선수의 대활약을 보며 김동준 선수가 이런 말을 한바 있다.

"요즘 판도를 보면 막강한 신예 테란은 많은데 그와 반대로 저그 진영은 잠잠하다. 이유가 나름대로 있다면 막강한 저그 유저가 될려면 경험이 필요한데 신인의 특성상 그 경험을 쌓기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런 이유로 막강한 저그 신예가 잘 배출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로 기억된다.


이 말을 한번 곱씹어 보자.

극강 테란의 구성 요소는 무엇인가?
뛰어난 물량, 컨트롤, 전략, 전술적 운영이라고 대충 둘러댈 수는 있다. 그러나 요즘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일례로 최연성 선수의 플레이를 보라. 그는 여기에다가 빼어난 유닛의 위치 선정과 절대 상대가 뚫지 못할 무한우주방어진을 접목해 놓았다.

이젠 저그를 살펴 보자.

극강 저그의 구성 요소는 무엇인가?
쏟아내는 물량, 다양한 체재 변환을 통해 상대를 정신없게 만들어 버리는 공격,
그리고 "경험"!!!



바로 이것이다. 어제 SKT.T1 의 저그 유저는 극강 저그의 3번째 요건을 갖추지 못 했기 때문에 1,2차전에서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스타를 모르는 내 친구가 이런 말을 오늘 했다.
SKT.T1 은 잘 하는 테란, 플토는 많은데 저그가 없어서 프로리그 우승 못 할 걸 이라고;;



주훈 감독 특성상 재야의 인재를 등용해 크게 키우는 것도 좋지만 극강 저그의 3번째 요건은 주훈 감독 방법으로는 절대 만들어 낼 수 없는 능력이다.


SKT.T1의 서포터즈로써 SKT.T1에게 바란다!!

이번 SKY프로리그에서 원년 에버 프로리그에 이어 또 우승의 꿈을 이루고 싶다면 어서 빨리 대형 저그 유저의 영입을 해야한다.(SK와 계약 했을 때 스카웃 비용도 따로 받았다고 기사에 떴던데 그 돈은 어디에 쓸건지...-_-;;)



ps벌써부터 피망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는 -_-;;;

ps2어제 열심히 하신 종민 선수와 창훈 선수에겐 이 말을 하니 미안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