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큰외삼촌댁에 내려가면, 작은오빠 방에 있던 LP오디오.
초등학교때였습니다 그때가.. 고학년은 아닌듯 싶고.. 3-4학년 정도?
누가 가르쳐주지도 않은 것 같은데 (지금 기억으로는;) 혼자서 이지연 - 바람아 멈추어 다오 부른 이쁜 언니 - 의 LP를 꺼내서 열심히 들었던게 기억나네요.

4년전에 교보문보장에서 알바를 하다가 음악을 무지하게 좋아하는 4살 연하의 남편과 함께사는 30대 후반의 멋진 언니를 만났는데, 언니가 하루는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왜 우리나라에선 LP듣기가 이렇게 힘든거야.. 요즘 음악들은 LP로 나오지도 않고 외국가수들것도 구하기 힘들고... 오디오도 도깨비시장가서 겨우 구했어."

턴테이블을 쉽게 구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일순간에 무너진건 그때였습니다. (동시에 큰외삼촌댁에 덩그라니 방치되있는 초고급(!)LP오디오가 탐나기 시작했구요. 으하핫)

4년전 겨울, 콘서트를 보러 일본에 갔다가 중고음반가게에 가게됐습니다.
무지막지하게 늘어져있는 LP들을 보고 놀랐고, CD로만 봤던 퀸의 베스트 앨범 (은색 자켓으로 되있는 거요;;)의 LP판이 몇 장 벽에 붙어있는걸 보고 더 놀랐습니다;
그리고 투팍의 중고LP들을 싸게 판다고 박스째 쌓아놓은 쪽에는 몇몇 힙합차림들의 남정네들이 모여서 LP를 집어들고 있었고...
저도 어느새 다른 한쪽의 LP코너에서 누군가에게 선물할 드래곤애쉬의 '섬머트리퓨트' LP를 찾아 집어들었죠. (중고가로 샀는데 알고보니 새것이더군요..)

그게 제가 처음 산 LP입니다!!(혼자 감격중)

그러고 6개월정도 후에 일본야후옥션을 통해서 우리나라에서 내한공연도 가졌던 모그룹 보컬 출신의 K씨의 첫번째 솔로앨범 LP를 구입했습니다.
턴테이블도 없는데 그 앨범은 CD로도 있는데 LP를 궂이 돈들여 구입한 이유는 하나.
그 LP의 색이 빨갛기때문에.. 신기해서-_-;

... 작년 6월.
또 공연을 보겠다고 일본에 건너간 저는 밖에 비가 엄청나게 오는줄도 모르고 중고가게에서 몇시간째 CD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계산을 하려고 CD들을 담은 바구니를 낑낑대고 들고 오는데... 눈에띄는 LP하나.
Exile이라는 댄서&보컬로 구성된 그룹의 싱글LP였습니다.
자켓이 멋져서 구입을 했는데 알고보니 Exile의 LP는 3000장 한정으로 발매된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땡잡았다는 생각뿐.)


LP의 추억이라는 제목이 참 거시기한데말이죠..
요즘도 턴테이블 구하기 힘든가요.
삼촌댁에서 오디오 업어오기도 그렇고..(저희집은 부천인데... 경산에서 부천까지 어찌 업어오나 하는 생각이 까마득; 덩치가 좀 심하게커서 말이죠.)
삼촌댁에 이지연언니 LP도 아직 있던데...

사실 음악의 진수는 LP에서 나온다고 생각되는데말이죠.
우리나라에선 왜 LP가 사라져(?)버린걸까요.
일본에서 LP가 발매되는게 신기하다고 느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브라이언 아담스와 엘튼존의 앨범들을 LP로 몽땅 수집하고 싶답니다..;;



뱀다리 ) 서지훈 아자아자~ (불끈)
뱀다리 2 ) 박서 아자아자!!! (부울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