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간단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저희 학교(건국대학교)는 캠퍼스에 아주 커다란 일감호라는 호수가 있습니다. 한때는 일감호에 서강대학교가 들어간다는 말도 안되는 루머를 들었다는 -_-(일감호가 서강대학교 1/4 크기래요~)
일감호 주변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벤치가 놓여져 있습니다. 바람도 선선하게 부는 오늘 같은 날 누워서 하늘을 감상하면 정말 좋을 것 같은 그런 벤치입니다.
그런데 벤치 뒤에는 나무도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그 옆을 걸어가다 보면 벤치가 나무에 가려 보였다 안보였다 합니다. 쉽게 말하면 이런 식이지요.

-벤치-   -벤치-    
     -나무-   -나무-

다름이 아니고, 오늘 동아리에서 주최한 영화제가 막을 내리고 학교 잔디밭에서 동아리 사람들과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기숙사로 들어오는 길이었습니다.
그 길을 따라 걸어오고 있는데, 벤치에서 어떤 커플이 입술대면식-_-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순간 발끈-_-해서 헛기침신공을 넣었지요.(흠흠신공이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다음 벤치... 또다른 커플의 재방송... 또 다음 벤치... 세번째 커플의 삼방-_-
나무가 교묘하게 가려줘서 신경 안쓰고 걸으면 안 보일 것 같지만... 다 보입니다 -_-
하여튼 세 커플의 만행에 이 외로운 솔로의 마음에는 대못이 쾅쾅하고 박혔다는 ㅜ.ㅜ
캠퍼스에서 애정행각하는 커플 여러분들. 뭡니까 이게 커플들 나빠요~
그냥; 한탄하는 마음으로 주저리주저리해보았습니다. 하루빨리 솔로탈출을 해야 할 터인테; 지금 두툼한 살로 덮여져 있는 제 옆구리-_-를 따뜻하게 해주실 여학우분은 안 계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