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PGR에서 활동한지 별로 안돼서인지 모르겠지만. 여러 분들이 '옛날 PGR'에 대한 향수라고나 할까요...? 그런걸 지나치게 갖고 있는 듯 합니다. "옛 날 PGR은 이런 곳이 아니었습니다" "PGR 왜 이렇게 변한겁니까"... 등등. 마치 PGR을 성역 같이 여기시는 듯 한데, PGR은 스타와 프로게이머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지, 뭐든지 다 이해할 수 있고 포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오는 것이 아니죠.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논쟁은 당연히 많이 일어나는 법이죠.

그리고 PGR 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에도 찌질이들은 꽤 여럿 있습니다. 인터넷 문화가 점점 확산되면서, 이런사람 저런사람다 인터넷 이용하고 하면서 요즘은 그리 신기하지도 않은 일들을 PGR의 여러 분들은 아주 못마땅해 하고 도려내지 못하면 PGR 전체가 완전히 썩어빠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학교 다니다보면 자기 반에 한명씩은 꼭 문제아가 있지 않습니까. '원래 저런 놈들이 꼭 한 명씩 있죠.'라고 말하면서 넘깁니다. 40명 남짓한 반에 많게는 몇명씩 문제아가 있는데 몇천명을 훨씬 넘는 PGR에서도 당연히 문제아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간곡히 부탁드리건대, 제발 예전 PGR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지 마십시오. 그 때와 지금은 많은 게 바뀌었습니다. 프로게임계도 거대해질대로 거대해졌고 PGR 역시 아주 커져버렸습니다.

진짜 솔직히 말하면 전 우습습니다. ‘예전 PGR은 이러지 않았습니다. 전 이제 PGR을 떠나겠습니다.’ 이런 말. 그리고 이렇게 떠난 분들을 그리워하는 것 조차도요.

거리의 쓰레기들을 치우시는 환경 미화원 아저씨들. 그분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길거리를 쓰는 모습이 왜 아름다운 모습이라며 도덕 교과서에 실리는지 아십니까? (원해서 미화원이 되지 않은 것이였다고 하더라도) 더러운 곳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티 하나 없이 깨끗한 곳에서는 아무리 깨끗한 척 해봤자 깨끗한 것이 아닙니다.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곳에서 ‘청소 끝’이라고 해봤자 보람을 느낄 수는 없습니다. 이미 떠나버린 사람들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습니다. 차라리 지금 PGR에 머물면서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이 훨씬 더 아름다운 겁니다.

PGR이 변해버렸다고 안타까워하시면서 무작정 떠나려고만 하지 마십시오. PGR이 변해버렸다고 눈물 흘리시기 전에 자신은 얼마나 PGR을 깨끗이 하려고 노력했나를 먼저 생각해 주십시오. 비록 저 역시 PGR을 깨끗이 하는데 공헌한 바는 없지만, 그래도 예전 PGR을 떠올리며 눈물 흘리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PGR의 여러 분들을 즐겁게 하려면 어떤 글을 쓸까.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정 옛날 PGR이 그리우시다면 그 때의 PGR로 돌아 갈 수 있도록, 자신이 더욱 좋은 글을 쓰십시오. 지금 추게로 가는 글이 얼마나 적습니까. 열심히 쓰십시오. 좋은 글 멋진 글 감동적인 글. 몇 명의 찌질이들 따위 있다고 ‘PGR이 썩었다’라는 소리는 나올 수도 없을만큼 멋진 글을 쓰십시오.

옛날이나, 지금이나 PGR은 PGR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