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5/03/27 02:44:15
Name Timeless
Subject Romanticist(로맨티시스트) 되기
저는 사실 romance의 정확한 뜻을 모릅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romanticist를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예술가들이 말하는 romance와 제가 지금부터 썰을 풀려는 romance와는 조금 다릅니다. 여러분도 아마 대충 감이 오실 것입니다. 연애학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는 그런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주제에 관한 정답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주세요.


1.'플라토닉 러브'는 로맨스의 결정체?


제 생각엔 'No'입니다. 이 말은 실제로 여자들이 '시기 상조' , '두려움' 또는 '관심 없음'을 돌려말할 때 쓰는 것 같습니다. 여자들은 감수성이 예민하기 때문에 적어도 남자들 만큼 혹은 그 이상 영화 속, 드라마 속, 소설 속, 만화 속 주인공들의 포옹, 키스, 배드씬에서 로맨스를 느낄 것입니다. 더불어 정신적 사랑에서도 마찬가지로 로맨스를 느낍니다.

하지만 그 둘을 따로 따로 분리해버리면 여자는 물론이거니와 남자도 로맨스를 느끼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간이 육체 + 정신 이듯이 사랑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내 여자친구가 '나는 플라토닉 러브를 원해'라고 말했다고, 좌절이야.. 헤어져야겠어.. 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여유를 가지세요. 자연스럽게 더 다가가고, 더 사랑하면서, 분위기가 되고, 때가 되면 여자친구도 '플라토닉 러브'로 방어하지 않을 것입니다.

단! 항상 양 극단은 염두해두어야겠습니다. 원 나잇 스탠드나 방어 수단이 아닌 진짜 플라토닉 러브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해당하지 않겠죠?



2.조금씩 점점 vs 한 번 할 때 크게


새로 시작한 연인들은 기념일 때문에 울고 웃습니다. 처음에는 이벤트 준비하는데 기대와 바람, 긴장 등등이 섞인 복잡 미묘한 기분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이벤트에 대한 부담은 커집니다. 그래서 나중에 자기가 후회하거나, 주변에서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잘해주지마라. 나중에 고생한다.'

아니 그럼 처음에는 덜 잘해주라는 말입니까? 처음 사랑을 하게 되면 뭐든지 해주고 싶고, 더 잘 해주고 싶고, 1분이라도 더 보고 싶은 것이 당연지사입니다. 그리고 '작심삼일'이 대변해주듯이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초반은 꽤나 신경을 많이 씁니다.

스타에서도 초반 APM 500대 넘기는 분들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사랑을 하는데 계산은 사랑을 즐기는데 있어 장애물입니다. 지난 번 여자친구와 그런 식으로 부담이 있었다고 이번 여자친구에게는 조금씩만 잘해주자 라고 한다면 이번 여자친구가 지난 번 여자친구만큼 나에게서 사랑을 느낄 수 있을까요? 결국 밍숭맹숭해집니다.

이와 반대로 한 번 할 때 끝장을 보자 식도 곤란합니다. 역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세게 꼬집은 후 통증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살짝 꼬집어 보세요. 아무 느낌도 없습니다. 하지만 세게 꼬집은 후 통증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더 세게 꼬집어 보세요. 더 아픕니다.

이런 식으로 이번에 너무 잘해주면 다음 번에는 그것보다 더 잘해주어야 하기 때문에 어렵고, 부담도 많이 됩니다. 기대치도 높아져서 만족이 안되고, 그것이 지속된다면 암울하겠죠? 여자를 탓할 것이 아닙니다. 기대치가 충족이 되지 않았을 때 느껴지는 실망감, 허탈감은 누구나 같습니다. 기대치를 그만큼 높여놨다면 그것은 남자 책임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 생각은 그래도 '최선을 다하자' 입니다. 대신에 이벤트 성격을 바꾸세요. 선물하기 -> 더 큰 선물하기가 아닌, 선물하기 -> 비 올 때 우산 가져다 주기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오래된 연인이 되어 소홀해졌다면 시도 때도 없이 자신을 채찍질 해야합니다. 채찍질이 괴롭다면 사랑이 식은 것이 아닐까요.



3.자괴감


romanticist가 이겨내야 할 가장 큰 적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마구 짓밟는 것이지요. '나는 차가 없어서 드라이브도 못시켜주고, 데이트 하고 싶어도 멀리 가지도 못해..', '돈이 없어서 좋은 선물도 못해줘..', '나는 잘나지가 못해서 여자친구의 지인들과 만나기 꺼려져..' 이런 식으로 자괴감을 가진다면 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현 상황에 충실하면 됩니다. 속이고 만나는 것이 아니라면 사랑하는 그녀가 이해 못해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물론 때로는 그런 것 때문에 속상해하고, 다툴 수도 있지만 말 그대로 때때로 입니다. 나머지 대부분의 시간은 그렇지 않습니다. 센스 있는 여자라면 남자친구가 그런 문제로 고민할 때 먼저 나서서 '나는 큰 선물 주는 사람들 이해가 안돼', '젊은 애들도 차를 가지고 다니는구나'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해 줄 거에요. 그럴 땐 더 충실하게 사랑하면 됩니다.

영화나 소설을 보세요. 남자가 능력 있어서 여자 행복하게 해주는 것 보다는 사랑의 에피소드들로 로맨스가 이루어집니다. 최근 개봉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강추하고 싶습니다.




4.약간은 교활해지자


아까 분명히 계산하면서 사랑하지 말자고 해놓고 교활해지자니 무슨 말일까요.

romanticist가 되기 위해서는 작전이 필요합니다. 진정 완벽한 남자라서 여자가 마음에 드는 말, 행동만 하면 좋겠지만 그런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여자친구 부모님 생신 같은 것을 기억해두세요. 한 발 더 나아가서 '사위 사랑은 장모'라고, 게다가 딸은 어머니와 더 친하게 마련입니다(일부 아버지와 더 친한 딸도 있겠죠^^;). 여자친구 어머니 생신을 기억하고 있다가 그 쯤되면 간단하게 '어머니 생신 곧이지?' 라고 말 한마디만 해도 둘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해질 거에요. 오버해서 선물 준비하면 너무 티나잖아요. 선물은 나중에 결혼 생각할 때 정도에 하는 것이 좋겠죠?

이것이 교활하지 않고는 되지 않습니다. 아이템은 많습니다. 그녀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아이템이니까요.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 관리하듯이 여자친구의 아이템을 관리해보세요. 여자친구가 쓰는 스킨(여자들은 화장품을 자주 바꾸더군요. 하나만 쓰면 피부가 상한다는 말도 들어봤고, 하나에 익숙해지면 내성이 생겨서 잘 안먹힌다는 말도 들어봤는데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같은 것 기억해 두었다가 선물 하면 얼마나 분위기 화기애애해 지겠습니까?

여자친구가 무엇을 할 때 '우와~'하는 것 있으면 적어두세요. 그냥 기억해야지 하면 금방 까먹습니다. 그렇게 잘 기억이 되면 우리가 시험 볼 때 고민할 필요가 없겠죠. 길을 가다가 '저거 맛있겠다' 하면 다음 데이트 때 '뭐 먹을까' 물어봤을 때 '그거 먹자' 하면 일석 이조입니다. 첫번째 조는 버벅이지 않는 순조로운 데이트, 두번째 조는 그녀가 관심 가졌던 그것을 해결해주는 것이지요.




5.이별은 쿨하게..


영화에서도 해피엔딩말고 남녀가 잔잔하게 헤어질 때도 우리는 감동을 받곤 합니다. 석양을 뒤로 하고 반대편으로 걸어가는 남녀..

너무 쉽게는 인정하지 말고, 너무 집착해서 잡지도 마세요. 사랑 호르몬이 90일동안만 나온다고 했나요? 이것은 과학적으로는 믿지 않지만 심적으로는 어느정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처음 내가 이 여자에게 느꼈던 감정이 '사랑'이었다면 시간이 꽤 지난 지금도 그 때랑 같은 감정인가요? 거의 아닐 것입니다. 지금은 '사랑2'나 '사랑3'겠죠? 이름을 같게 썼지만 어쩌면 지금은 '노력', '인내', '무덤덤' 등 일 수도 있습니다.

'너.. 사랑이 식었어'라는 말을 들으면 시작할 때 느겼던 그 사랑은 식은 것이 맞다고 봅니다. 지금 '노력' 상태가 그것을 극복할 만 하지 않다면 결국 헤어지겠죠.

헤어지는 과정에서 다투고, 화내고, 욕하고 어쩌고 저쩌고 해도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뒤에 나쁜 기억은 삭제하고 '그런 추억이 있었지' 하고 생각해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완전히 그 나쁜 기억이 삭제되지 않아 씁쓸한 추억이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래서 헤어질 때는 쿨하게 헤어졌으면 합니다.

물론 주위에 헤어진 후 끝까지 잡아서 다시 시작하거나, 결혼 과정 중 몇 번이나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하는 커플이 있습니다. 그 커플들은 사실 완전히 헤어질만큼의 상황은 아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6.결론


몇 가지 주욱 써보았습니다. 공감 가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절대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연애'를 주제로 이야기 해보면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만큼 정답이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겠죠.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romanticist는 '사랑할 때 최선을 다하고, 후회하지 않는 사람' 입니다.


최선을 다한 사랑의 결말이 결혼이라면 '자신이 사랑하고 있음'을, 결말이 이별이라면 '자신이 사랑했음'을 후회하지 않는 사람이 romanticist 아닐까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imeless
05/03/27 02:47
수정 아이콘
요즘 개봉한 Mr. 히치(How do you spellㅠㅠ)가 도움이 되겠죠?^^
치우천
05/03/27 04:42
수정 아이콘
HITCH입니다. ^^
Thanatos.OIOF7I
05/03/27 05:53
수정 아이콘
너무 멋진 글이군요..
요즘 헤어진 그 아이때문에 마음고생 심했는데..
제가 너무 큰 실수를 해버려서 돌이키려고 해도
너무 어렵네요.
정말 어렵게 시작했는데 .. 끝은 너무 짧고 허무했습니다.
제 잘못을 돌이키고 싶은데.. 방법은 없을까요?
Air_Ca[NaDa]
05/03/27 09:48
수정 아이콘
자괴감... 이거 조심해야 합니다..
이것 때문에 헤어진 다음에도 우울증과;;불면증이 찾아온다는;;

으흠.. 암튼// 좋은 글 정말 잘 읽엇어요!!^^
Timeless
05/03/27 12:16
수정 아이콘
Thanatos.OIOF7I님//자신의 잘못을 돌이키는 법은 어쩌면 자기가 가장 잘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친구가 '그럼 꽃이라도 사서 집앞에서 기다려봐' 이렇게 조언해줬을 때 머릿속에서 '그 애는 꽃 싫어하는데..' 이런 생각이 떠오를 수 있죠?

그녀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고, 또 내 잘못을 가장 잘 아는 사람도 자신이니까요.

잘 생각해보세요.

치우천님//넵^^ Mr. Hitch~
05/03/27 13:04
수정 아이콘
타임레스님은 어떻게 그리 잘아시나요..-_-;
내게강민같은
05/03/27 14:01
수정 아이콘
다 공감하는데 확실히 5번은 어렵겠네요...
자신은 너무너무 그를 사랑하는데...쿨하게...
보낼수 있을까요? 쉽지 않네요..휴
난..[나다]..
05/03/27 14:19
수정 아이콘
4번은 진짜 장난 아니겠군요..
"우리 자기 고조할아버님 기일이지?"
"우리 자기 증조부 할머님 기일이시지?"
음....
Roman_Plto
05/03/27 17:32
수정 아이콘
모두들 즐겁게 사랑하자구요! ^^
05/03/27 22: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제가 어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라는 영화를 봤는데 정말 괜찮더군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가서 꼭 보시길~!
정말 괜찮습니다.^^
(참고로 전 이영화랑 아무 관계없습니다.^^;)
Thanatos.OIOF7I
05/03/28 02:01
수정 아이콘
/Timeless님
감사합니다^^ 내 잘못에 대해서 혼자 좌절하고 곱씹고 그러는것은
전혀 도움이 되질 못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늘 그아이 앞에서
떳떳하게 내 잘못을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리고 용서해달라고
애원하진 않을 테니 시간을 두고 저를 잊지만 말아달라고 했습니다.
어느정도 빛이 보이더군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1968 [연재] Reconquista - 어린 질럿의 見聞錄 [# 12회] [6] Port4101 05/03/28 4101 0
11966 저그주식회사2 <달려라! 박태민!!!>편 [13] 그양반이야기4373 05/03/28 4373 0
11965 99%의 노력의 길,1%의 운의 길. [26] legend3511 05/03/27 3511 0
11964 옷깃 스치다.. [15] 블루 위시3922 05/03/27 3922 0
11963 밑에 두발 자유화에 대한 글이 사라졌네요. [107] swflying3389 05/03/27 3389 0
11962 호모이미지쿠스 [9] Dostoevskii4002 05/03/27 4002 0
11960 밸런스 이런식의 패치는 어떨까요? [43] 이규수3638 05/03/27 3638 0
11959 저도 저의 만화 Best 10 [27] 서지훈만세4270 05/03/27 4270 0
11958 잘 알려지지않은 추천만화 [53] 리바휘바8144 05/03/27 8144 0
11957 내가 재미있게 본 만화책들.. [23] 승리의기쁨이4204 05/03/27 4204 0
11956 큰일날 뻔 했어요.. [19] 일택3581 05/03/27 3581 0
11955 저에게 있어 최고의 만화영화들 [39] 스타 절정 팬3900 05/03/27 3900 0
11954 <잡담>지금 배구 올스타전 하네요. [14] dreamer3303 05/03/27 3303 0
11952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Vol.1 [18] Nerion4276 05/03/27 4276 0
11947 김 현 진. I love you so much [36] RrpiSm.준호★5882 05/03/27 5882 0
11946 내가 본 만화책...best 10 [112] zerg'k6696 05/03/27 6696 0
11945 봄과 함께 찾아온 야구시즌!! [47] 소심한복숭아3542 05/03/27 3542 0
11944 Romanticist(로맨티시스트) 되기 [11] Timeless3556 05/03/27 3556 0
11943 게이머 이야기 - 김대건 [49] aSlLeR5653 05/03/27 5653 0
11940 [소설]본격 로맨스 '미 소 천 사' #14 [6] Timeless4079 05/03/26 4079 0
11938 스트라이커의 필요성? [38] 호텔리어3899 05/03/26 3899 0
11937 스토브 리그라 심심하기도 하여 VOD시청을 즐기고 있습니다. [13] 힙합아부지6179 05/03/26 6179 0
11935 사교육비. [16] 만원의행복3559 05/03/26 355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