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에 연루된 선수 둘이 사과문을 올렸군요.

사과문을 올린 선수들에게 애정어린 질책을 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생각해 보면 참 슬픈 일입니다.

키보드 앞에서 몇자 써갈긴 저 조잡한 사과문 만으로 몇몇의 기분이 다소 풀어질 정도로,
우리는 큰 절망을 맛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부 사람들은 저 사과문 나부랭이를 보고도 [잘못은 했지만 불쌍한 놈] 이런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겠죠.
그것이 현재의 막장이자 과거 우리가 사랑했던 이들인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인간성'이란 걸 부여하고자 하는 자기위안임을 알기에 현실은 더 슬픕니다.

그것은 그만큼 우리가 이스포츠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단순히 돈에 양심을 판 잉여 양아치가 되어 버리는 건 너무 슬프니까..
우리는 조금이나마 그들을 쉴드쳐줄 건수를 찾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런 알량한 자기위안을 도와줄 작은 건수마저 갈구할 정도로 우리는 힘들어 하고 있나 봅니다.

그런데 그런 팬들의 마음을 비웃듯 일언반구 의사표현이 없는 놈들이 대부분이라는 게 더 서글픈 일이지요.

욕을 하거나, 치가 떨린다,  실망이다,  길에서라도 마주치지 말자고 내뱉어 보지만..
본질적으로 우리는 그들을 쉴드쳐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조잡한 사과문이라도 좋습니다.
안약을 쳐넣은 가짜 눈물이라도 좋습니다.
그들이 우리를 속이고 거짓 사과를 해도 좋습니다.

그런 역겨운 짓이라도 마음 한구석에서 바랄 정도로 팬들의 마음은 황폐화 되어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합니다.
우리가 이토록 힘겨워하고 있다는 걸 그놈들이 알아줬으면 합니다.

참으로 비참한 현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