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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3/17 09:02:42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외교] 영국, 새 국가전략백서(Integrated Review) 발간 (수정됨)

영국이 어제 글로벌 브리튼의 슬로건 아래 영국의 역할이 무엇이고, 국방/외교 전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명시하는 새로운 "국가전략백서"를 발간했습니다. 무려 114페이지에 달하는 문건으로 영국의 우선순위와 영국의 전략개요 및 방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백서의 총괄책임자는 John Bew라는 역사학자인데 그는 현재 영국 정부의 정책기획 관련 자문위원이기도 하며 또 외교가에서 상당한 명성이 있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재미있게도 "실크로드 세계사(The Silkroads: A new history of the world)"의 저자인 피터 프랭코판(Peter Frankopan)도 이 문건 작성에 참여했다고 하네요. 물론 다양한 현장 전문가들도 이 문건 작성에 관여했습니다. 


본 문건의 핵심 목표는 크게 4가지입니다. 

(1) 과학과 기술 역량 발전에 중점 (특히 AI, 5G, 우주 등)
(2) 변화하는 세계질서에서 주도적 역할 차지 (미국과 EU와의 협력 및 인도태평양 중심 전략)
(3) 안보/국방 역량 강화 (국방예산 증가, 핵전력 증강 등)
(4) 다양한 위협에 대한 대응능력 강화 (기후변화, 사이버안보, 가짜뉴스 대처 등) 

여기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으로 본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인도태평양 중심 전략
- 일본과의 전략 관계 강화
- CPTPP 가입 및 ASEAN과의 협력 상설화 
- 호주/인도/뉴질랜드와의 무역협정 조기 타결 
- 일본/호주/인도와의 문화적 교류 심화 
- ODA 프로젝트의 전략적 활용 

2. 핵전력 증강 (사실 이게 가장 놀라운 부분이고 영국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 냉전 종식 이래 영국은 핵무기 보유개수를 180기로 제한
- 새 국가전략에 따르면 영국은 최대 핵무기 260기로 증강하기로 결정
- 핵무기 사용 방침: 비핵국가에게 사용 X, 다만 상대국이 핵무기에 준하는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할 시 조정될 수 있음 

핵전력 증강은 냉전이래 처음 있는 일로, 영국이 현재의 안보정국을 얼마나 엄중하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징표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한편 과학과 기술투자에 아주 큰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데, 우주사령부도 설치할 계획이며 정부 차원의 디지털 데이터 관리 부서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된 인재 육성에도 큰 비중을 두고 있고요. 역시 영국도 미래는 과학기술에 있다는 점을 강력히 인식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한편 영국이 다른 유럽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디지털화가 잘 되어 있고, 관련 인재도 많아 정부가 각 잡고 이를 집중 육성하면, 프랑스나 독일보다 더 가시적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해당 문건은 2025년까지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우선순위와 예산을 명시하고 있고, 2030년 이후의 영국의 역할에 대한 나침반을 제공하고 있는데, 우수한 역사학자들을 다수 배출한 영국이 변화하고 있는 세계질서에서 자국의 역할을 어떻게 설정하고 있는지 바라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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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지스
21/03/17 09:36
수정 아이콘
공교롭게도 영국의 차세대 전략원잠 이름이 드레드노트죠
21/03/17 09:44
수정 아이콘
핵전력 증강은 굉장히 우려되네요. 세계가 핵종말의 위협에 떠는 미래로 또다시 되돌아가게 되는 것이 걱정됩니다.
모리건 앤슬랜드
21/03/17 09:58
수정 아이콘
대놓고 중국에게 겨냥하는 시그널 아닌가요?
Energy Poor
21/03/17 10:01
수정 아이콘
대서양 국가가 인도 태평양 전략을 언급하니 좀 생소하긴 하네요
핫자바
21/03/17 10:03
수정 아이콘
대영 제국뽕이 부활했나 봅니다. EU 나온 것도 비슷한 맥락이겠지요.
21/03/17 10:22
수정 아이콘
근데 저걸 보다보니, 이제 세계의 관심이 인도태평양지역으로 모이는건 확실한거같네요.
aurelius
21/03/17 10:28
수정 아이콘
사실 프랑스의 경우 이미 2019년에 인도태평양 전략 백서를 발간한 적 있습니다 :)
아케이드
21/03/17 11:02
수정 아이콘
인도에 대한 영향력이라는측면에서 보면 영국의 역할이 있을 듯 하네요
CapitalismHO
21/03/17 11:11
수정 아이콘
내용자체도 흥미롭지만, 역사학자가 국가전략방향에 대해 영향을 준다는게 가장 신기하네요. 이게 타 선진국에서도 제법 일반적인 일인지, 혹은 한국에서도 이러한 경우가 있는지 궁금해집니다.
훈수둘팔자
21/03/17 11:19
수정 아이콘
얼마전 영국 정부는 중국과의 외교관계를 재조정한다는 말도 있었죠.
러브어clock
21/03/17 11:25
수정 아이콘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1-03-16/johnson-s-global-britain-blueprint-is-hit-by-human-rights-row 중국에 문제가 많지만 중국 꿀은 계속 빨도록 노력하겠다는게 영국 정권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만
aurelius
21/03/17 12:05
수정 아이콘
당초 강경한 메시지에서 tone down해서 두가지 메시지를 포함했는데, 영국의 실질적 행동과 like minded countries를 강조하는 것을 보면 방점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 어렵지 않죠.
21/03/17 12: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영국이랑 프랑스는 태평양 지역에 식민지 시절 영토가 남아있어서 아예 무관계하지도 않죠
핫자바
21/03/17 13:31
수정 아이콘
영국도 태평양에 남은 땅이 있었나요?
21/03/17 13:49
수정 아이콘
(수정됨) https://ko.m.wikipedia.org/wiki/%ED%95%8F%EC%BC%80%EC%96%B8_%EC%A0%9C%EB%8F%84

일단은 태평양 이네요(...)

영연방으로 묶이는 호주도 있고요
핫자바
21/03/17 14:15
수정 아이콘
핏캐언!
호주나 뉴질랜드는 논외로...
antidote
21/03/17 13:02
수정 아이콘
핵탄두를 44% 늘린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굉장히 놀라운 뉴스이긴 합니다.
이것이 미-중 대결에서 영국으로 가해지는 중국의 핵 압박을 줄이기 위한 이기적인 전략의 일환인지
아니면 미국의 중국에 대한 핵압박을 더 심화하기 위한 동맹으로서의 협조인지가 궁금해지네요.
핫자바
21/03/17 13:30
수정 아이콘
놀라운데 핵이 는다는 것은 좋지 않은 뉴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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