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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2/13 00:34
두번째 강점이요? 의미 없을 것 같네요.
고교학점제 설명 들으러 교육청까지 가서 들었습니다. 강사가 장학사였나? 설명 정말 열심히 하셨는데, 잘 이해도 안가고 질문도 그래서 점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가 요지인 질문 밖에 없더군요. 결국 강사도 답답했는지 까놓고 얘기하더군요. [제도가 어떠하건 상위 30%, 넓게 봐도 상위 50% 안에 자식이 있지 않으면 무슨 제도라도 의미 없습니다. 무조건 그 안에 들어야 고교 학점제건 현행 제도건 대학 진학에 의미있습니다.] 어차피 교육과정이 대입을 위한 각종 필터링 장치로 작용하는 이상 말이죠. 저도 결론은 없습니다. 딱히 무슨 반론이라고 쓴것도 아닙니다. 그냥 뻘글이네요.
22/12/13 00:38
중하위권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는 고교학점제 실제로 별 의미 없습니다.
그렇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이 고등학교 수업을 듣고 지식이나 역량을 얻어가는데 있어서는 고교학점제 의미가 있습니다. 고등학교 공부도 나름 중요합니다. 대학 입시를 위한 도구로 포지셔닝 되어 있는게 한국 사회에서는 현실일 수 있습니다만, 그래도 나름 중요해요. 아예 안 듣는 거랑 나름 노력하는 거랑 다르고, 학생들도 학기 초에는 노는 애들도 열심히 합니다. 점점 이해가 안되고 어렵고 노잼이라는 판단이 서면 안 듣지만요.
22/12/13 00:40
그것도 맞다고 봐요. 근데 정시 강조가 사회 변화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부분이 있어서... 저는 그것도 중요하게 보는 입장이긴 합니다. 국가경쟁력도 그렇고, 입시와 역량의 괴리도 그렇구요. 공정하다고 해서 공기놀이 토너먼트로 서울대 입학할 사람 정하는 건 좀 그렇잖아요?
22/12/13 00:44
4차 산업혁명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는 변화대응력을 갖춘 역량 있는 인재 <-
진짜 개소리입니다. 그냥 성실한 학생들입니다. 수시 잘하는건. 오히려 정시러가 재능을 기반한 변태가 많지 진짜 수시 잘하는건 부모가 관리를 잘하던 학생이 관리를 잘하던 성실한 학생들입니다. 그건 체소 몇백단위의 고등학생을 겪은 제가 보증할 수 있습니다.
22/12/13 00:49
근데 뭐 변화대응력에 성실함도 포함이 되는 거죠.
어쨌든 프로젝트 수업하면서 머리 짜내고 팀원들이랑 으쌰으쌰하고 발표 PR 경험이 많은 거는 정시에서 문제풀이 위주로 공부하는 거랑 큰 차이가 있으니까요
22/12/13 00:51
크흐하하하하 그건 맞죠 수시는 매시험 매시험을 버리지 않고 평소에 열심히 하는 게 미덕이고
정시는 그런 거 모르겠고 재능빨 한방 아무래도 정시가 평소의 불성실에 대해 그나마 더 너그러운 편이죠 여러 의미로. 대신 수시는 학생이 수능날에 더 마음이 편한 편이고
22/12/13 00:49
저는..흠 교직이수자기도 하고.. 사립학교만 다니다보니 임고공부자체를 한적이 없는데요 솔직히 저는 원전 읽히긴하거든요 뭐..일반대학원 박사수료기도하고 요새도 학회 발표는. 근데 문제가 1. 고등학생이 저런 수업과 과연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와 2. 현재 많은 교사들이 그정도수준의 전문성을 요하는 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지가..모르겠어요. 저는 사실 좋거든요. 원래 박사학위받고 대학수업하는거 꿈이기도했어서.. 그거그대로 구현할수있다고 생각하는데 당장 그 수업이 열릴지 그리고 앞으로 늘어날 담당교과의 수를 커버할 수 있을지.. 그리고 결국 대부분 파행으로 끝날지..
22/12/13 01:33
그래서 교원단체들에서는 교원 확보를 요구합니다.
사실 조금 지나면 어설프기는 해도 수만 충분하면 다 구현할 수 있거든요. 다만 현 상황을 보면 교원을 확보 안 해서 제도도 이상해지고 이미 극도로 고도화된 수능난이도만 더 많이 이상해질 우려도 있죠
22/12/13 11:49
교원단체에서 말하는 교원확보는 교원수를 늘리는 것을 원하는 것이고 교직이수 사라지는 것은 자격증 남발을 막겠다는 것이라 두개가 상충되는것은 아니죠.
22/12/13 00:53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고등학교에서 최상위 대학 입학만을 모든 목적으로 두고 있는 이상 제대로 굴러 갈까 싶습니다. 학교 전체 시스템이 학교 명예를 높일수 있는 대학 갈수 있는 친구들만 케어 하더군요. 그래도 좀 라떼는.4년재 대학 입학수나 지방 국립대, 인서울수 등 60~70%는 케어 하는 느낌이였는데 지금은 5%정도만 잘 키워보자 느낌입니다.
22/12/13 00:54
근거들이나 논문 연구결과들이 특정 입학제도 장단점을 판단하기엔 두리뭉실하네요.
대학에서 기밀이라면서 공개 안하는 것도 자기들 유리한 입맛대로 적용할 소지가 크구요. 그렇다면 대한민국에서 입시와 군대처럼 민감한 사항은 모두가 납득할 만한 투명성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험상 그렇더라, 뽑아보니 어느 입시쪽 출신들이 더 낫더라 같은 단편적 결과로는 설득이 힘들어 보입니다.
22/12/13 01:00
말씀이 맞는데 정시와 수시를 사실 제대로 비교하는 거는 자료가 없어요
변인통제를 하고 정시 입학과 수시 입학의 차이를 파악하기에는 수시가 먼저 선발되고 수시는 6장/정시는 3장이라는 입시제도의 차이도 있고 해서 논문마다 결론이 들쭉날쭉합니다
22/12/13 00:58
세번째 측면은 함정입니다. 잘하는학생이 수시로 '먼저' 뽑혀나가고 비중도 높아서 성과가 좋은건지 아니면 정말 학종 수시 학생이 더 훌륭한지 알 길이 없어요. 먼저뽑는이상 인재선점이 수시가 유리합니다.
사정관으로 뽑으러 나가시는 교수님 아니면 면접이랑 채점하는 교수님들은 수시는 자기가 뽑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하시던데요. 제도자체를 문제있다 하고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계는 아직 신뢰를 확보하질 못했어요 어떤 괴상한 일들이 벌어질지 이미 맛보기로 겪어보기도 했구요. 그래서 지난 정부에서 정책중지 내지 후퇴했죠. 시스템과 신뢰의 형성이 선결조건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2/12/13 01:03
말씀하신거 다 동의하는데 제가 인서울 입학처 동향을 아는 건 교수님들 말씀 + 휴민트 어깨너머 엿듣기 피셜이라 증명이 안되는 영역이긴 합니다
그래도 서울대는 확실히 학종 좋아해서 정시에도 학종비율 반영 추진한다는게 어느정도 정설이니까요 수시/정시에 대해 저보다 더 나은 정보력을 가지고 계신분이 의견을 공유해주시면 저도 참 기쁠 것 같습니다 아직 많이 모자라요잉
22/12/13 01:01
그리고 소위말하는 구성주의적 접근방식은 진짜 극혐합니다.
저도 교육의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이고 실재로 이렇게 수업하고 있습니다. 전교5등안에 드는 학생 4명을 데리구요. 그 친구들을 지옥에서 구르게 할만큼 빡센 질문과 피드백으로 수업합니다. 애들은 좋아 죽죠. 다 아는 소리가 90%인 보통 수업 듣다가. 개같이 구르니. 얼마나 재미있겠어요. 한 상위 10%까지는 적당히 먹힙니다. 50퍼 이하로만 내려가도 이 구성주의 수업이라는게 구멍난 부분 찾아서 덕지덕지 구멍 매우는 수업이 됩니다. 아 너는 이게 약하구나. 이건 이런이런 이런거란다. 아하! 그리고 내일 다 까먹고. 그나마 이정도로 가능한게 4~6명의 소수반이기때문입니다. 사실 이것도 4명 넘어가면 바로 효율떨어지는게 제 눈에 보입니다. 이걸 공교육에서 한다구요? 교사가 수업재능러라도 불가능 합니다. 진짜로요. 잘 돌아가는 경우는 학생위주의 수업이 아니라 화려한 강의실력으로 교사가 지식을 학생에게 주입하는 경우일겁니다. 그리고 그건 구성주의 교육이 아니지요.
22/12/13 01:11
구성주의적 접근방식이 뭔지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학습자관에 학습자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존재이다. 라고 적혀 있네요? 이러면 일반적인 학교에선 성립할 수가 없을텐데 크크크크
22/12/13 06:02
원래 장투인데 수년내 강제청산하는 것부터가 좀 곤란하죠. 약간 희망을 두자면, 나중에 진짜 문제에 부딪칠 때 저력을 내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제 생각에 개념상의 문제점은, 공부하기 싫어하는거랑 머리쓰기 못하는거랑 층위가 다르다는 거죠. 똑게들에게 부지런할 이유를 주는 데에는 강점이 있고(의외로 정시친화적?), 밑줄과 필기 등에 보람을 느끼는 타입한테는 약간 어렵고, 그도 아니면 뭐.. 만인구원은 안된다는 거죠.
22/12/13 09:22
솔직히 저는 주입식 교육이라고 말하는 일방적인 강의 전달이 소규모 수업에서조차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걸 제일 좋아했고요. 하물며 스무 명 서른 명 대상이다? 말할 것도 없죠. 강의만 있는 게 아니라 그 후에 어떤 a/s를 제공할지 고민하는 게 현실적으로 적합한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 대신 팀플이 아니라요.
22/12/13 01:14
전국에서 거의 제일 처음으로 고교학점제를 실시한 특목고를 졸업했고, 아버지께서 모 대학 입학처장을 하셨어서 제게는 굉장히 의미심장한 글이군요.
확실히 상위권 대학은 수시 확대를 좋아할수 밖에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도 정시 파이터들은 대학이 뽑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고 늘 말씀하시더군요. 고교학점제는 솔직히 잘 모르겠네요. 제가 겪은 바로는 기존의 제도에 비해 가성비가 낮고, 학생 관리가 잘 안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목고라 학교가 돈도 많고 학생수 대비 선생수가 많아서 그나마 돌아갔던거 같은데...
22/12/13 01:20
일반 수준의 공립 교육에서는 대다수의 학생들의 지식 습득은 커녕 수업에 참여시키는 것만으로도 어려우니깐요. 설민석같은 강의력을 가진 사람이라도 50분동안 교과서 내용 가지고 수업한다면 아마 학생 상당수가 나가 떨어질 겁니다. 20~30명의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된 학력격차가 극심한 공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강의력에 기댄 일제식 수업은 한계가 드러납니다. 그래서 나온게 협동학습이네, 배움의 공동체네 하브루타네 과제해결학습 등등인데 뭐 사실 이런 활동 수업을 한다고 지필고사 평균이 오르진 않습니다. 다만 수업에 참여하는 정도는 확실히 낫더라구요. 결국 활동 수업을 위해선 교과내용의 재구성과 선택집중을 해야 하는데 현행 수능 체제에선 무리라는 거죠.
22/12/13 01:27
학점제 하려면 내신 절평이 중요한 것 같고요. 아니라면 말씀하신대로 좀 그림이 거시기하죠.
뭐 사실, 교육과정에 이수에 기준표가 붙어 나오는거 알고 있습니다만, 그걸 실질적으로 평그하는 학교별 퀄리티가 학교 by 학교 천차만별이라 그런게 통일이 되지 않는게... 좀 크다고 봅니다. 결국 그러면 이런 학점제같은것도 고교서열화를 깨긴 쉽지 않죠. 좋은 학교일수록 더 잘 해낼테니까요. 더 나아가 선택과목을 양질로 공급하는게 아니라면 무슨 차이인지 모르겠습니다. 애초에 과학/사회 선택과목별로도 가끔 깔끔하게 개설되지 않는 경우가 (특히 과학 II 과목) 발생하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답은 교사를 무진장 많이 뽑아서 5:1 비율로 맞추는건데 이게 줄어드는 인구를 보면 언젠가 자동으로 될 것 같기도하고... 그렇게 또 뽑으면 돈은 하늘에서 나는게 아니기도 하니까요.
22/12/13 01:52
저는 세번째 논지에 대해서만 반론을 해보고자 합니다.
1.수시 합격생은 먼저 걸러진 자원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요즘 고등학생들의 1옵션은 수시입니다. 정시는 내신에서 밀린 학생들이 선택하는 두 번째 옵션입니다. 대부분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내신 잘따서 수시로 대학을 가고자 하지 처음부터 정시를 우선순위에 두는 학생은 없습니다. 단지 내신이 안나오다보니 정시로 눈을 돌리는 거지요. 올해도 수능만점자 세 명중 두 명이 모두 서울대 의대 수시지원자입니다. 이들이 합격하면 수시러가 되는 것이지요. 수능도 잘했지만... 즉 먼저 내신 경쟁에서 이겨낸 학생들이니 당연히 평균적으로는 더 수준 높은 자원이라고 볼 수 있을 뿐 님이 말씀하신 거랑 비슷하긴 하지만 수시가 미래지향적인 능력을 키워주는, 더 나은 전형이라고 볼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입장에서도 우수자원을 먼저 뽑을 수 있어 수시를 선호할 뿐 만약 수능을 먼저 보고 정시부터 지원하게 된다면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2. 수시(학종) 입시의 특성과 대학 학점관리는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위에서 몇몇 댓글들도 지적했듯이 내신관리는 능력의 한계치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성실하고 꼼꼼히 방향을 잘 정해서 유지해가는 것에 가깝습니다. 몇몇 과목들을 제외하면 대학의 학점관리도 마찬가지이므로 진정 더 나은 능력을 보여주는가 하는 부분에서 확신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3. 대학들이 더 좋아하는 이유는 충성도 때문입니다. 애초에 고등학교에서부터 그 방향을 준비해서 입학한 학생들이니 기본적인 만족도도 높은 편이며 아주 만족하지 않는 분야나 대학 (예를 들어 생명공학 희망자가 환경과를 선택하는 경우)으로 진학하는 경우에도 자신의 전략적인 선택방향에 만족하는 편이라 다시 재도전을 해보고자 할 의지가 약합니다. 애초에 수시(학종)에 사용하는 지표들은 재수를 한다고 해서 나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시 정시를 하기에는 수능 공부도 많이 한 것이 아니기에 1년더 수능을 공부한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대학에 입학한다는 확신이 없기에 입시에 실패하지 않는 한 재수를 잘 선택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정시지원자들은 점수에 맞춰서 입학하다보니 입학한 학교와 과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지는 편이고 재수를 하면 수능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많기에 재수를 많이 선택하는 것입니다. 대학들이 정시확대를 좋아하지 않는 데는 이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정시 인원이 늘어나면 대학들의 입학 컷이 내려가 수준이 낮아보이고(동문회 등에서 민원이 많다고 들었음) 정시이후에는 추가모집과 편입 밖에 남지 않아 안정적으로 신입생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단점 등이 있기에 정시확대를 선호하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4. 수시가 비용이 적은 것이 아닙니다. 이상만 보면 학종만한 것도 없지만 내신이 밀리면 1학년 이후 부턴 아이들이 공부할 동력을 잃기도 합니다. 상위권만 고등학생이 아니니 이 부분에 대한 보완없이 수시확대를 논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또 수시를 하면서 대부분 입시 기대치가 올라가는 경향성을 보이고, 수능 공부를 하는 동력이 많이 상실되기에 입시를 실패한 수시준비생들이 정시에 대책이 없어져 재수를 많이 합니다. 실제로 n수생 비율이 급격하게 늘어난 데에는 수시 비중이 커진 것과 꽤나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시에 비해 사회적 비용이 더 작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대학들도 학종은 입학사정관을 따로 운용해야하고(인건비 부분은 정부지원이 많지만) 입학전형 과정도 수고로움과 비용(면접비 등등)이 커서 규모가 큰 최상권 대학들이나 제대로 운용이 가능합니다. 실제로도 인서울권 종합대학을 제외하고는 학종을 높은 비율로 하는 곳은 거의 없고 대부분의 수시는 교과(내신+수능최저)가 많은데 고교학점제는 이런 교과전형과는 잘 맞지 않습니다. 5. 중요한 것은 꺾...(아, 이게 아니고)... 사회구조이지 입시제도가 아닙니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곳들 조차 의학 쪽이나 이공계 선호가 강합니다. 우리 나라가 사회적 안전망이 약하고 다양성이 부족하다보니 더 경쟁적인 성향을 띄고 있는 것이 입시에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지 사실 제도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 이상 잘 모르면서 지껄여 봤습니다.
22/12/13 01:59
충성도하니깐 확 요새 체감되는게 이과의 교차지원이죠.. 무슨생각으로 저리자신있게 철학과간다고하는지 로스쿨간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당장 고3애들 풀논술시켜보면 짧은기간에도 계열이나눠지면서 능력치가 좀 다르게 분화되는구나 싶거든요. 아무리 복전한다해도기본적인 전공성향이 있는데 요새수학통합되면서 정시서는 그게사라졌죠
22/12/13 02:02
재수한 지인 아들이 교차로 한양대 상경갔는데
첫날에 5명이 그만뒀답니다. 본인도 결국 삼반수했구요. 특히 이런 분위기 몰고가는 몇몇 입시기관(특히 재수학원들) 극혐합니다.
22/12/13 02:09
당장 이과학생들이 가장 생각해보는게 상경인데도 그정도니.. 전 괜히 학문분과가 나눠져있는게 아니라고 봐서 참..그게 걱정됩니다 물론 강의나가는선배들어보면 공대학생들도 잘한다 그러긴하는데 이게 또 교양으로듣는거랑 전공으로 임하는게 달라서.. 인지심리학이나 통계 이쪽이 그나마 좀 연결성도 있어보이는데 이런 생각자체가 좀 없죠.. 솔직히말하면 이과학생들이 인문사회과학을 너무만만하게봐요 교사들중에서도 그러고.. 뭐 공대학생들도그랬고.
아울러 사교육 특히 극혐하는요소가 문이과에 대한 이해없이 무조건 이과가야된다라는식으로 주입한다는겁니다. 고3담임이다보니 고1을 잘 못보는데 학교서 진로상담겸 고1학생들 40멍씩 짧게 상담한적이 있는데요 2대1상담이라고 파트너교사가 컴교쪽 교사라 컴공지망아이들이왔습니다. 절반이상이 수학과학보다 국어사회를 잘봤더라구요. 심지어 컴공자체에 흥미도없고..사회가재밋다고하는애들이 부지기수고.. 근데 왜 이과...?라 하니 학원서 이과가야 취업한다 수학과외선생님이 그랬다..하더군요. 잘나가는 학문일수록 학문의 흥망성쇠를 모르나?싶었는데요 전 뭐 이미 과거에 죽은학문전공이라 느끼는게 무슨학문이 무슨학문을 대체할수는있어도 적어도 학문의 고하를 주장하는건 필연적으로 지는 주장이라는건 체감했거든요. 좀..이런 교차지원은 생각좀 해봐야 할거같습니다.
22/12/13 10:54
저도 체질은 문과 체질인데 이과 갔습니다.
일반고긴 한데 그래도 교내사회경시 1등했던 이과생이었는데 그거 경험해보고 아 내가 문과체질이 맞긴 하구나 체감은 되더라구요. 그러나 수학이 되면 아니 수학을 버틸 수 있으면 이과 보내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습니다. 저도 국어를 수학보다 자신있어하는 편인데 수학을 버틸 수 있어서(잘보면 턱걸이1 아니면2) 그냥 이과 갔는데 이과는 어느 정도의 실수는 허용되는? 느낌이라 학생이 능력이 된다면 이과가 더 나은 측면이 있어요. 다만 이건 입시고 진로는 신중하게 정해야한다는데도 동의합니다.
22/12/13 02:10
저는 3번의 높은 충성도로 학생이 마음에 드는 과를 골라서 안 이탈한다는 게 수시 장단점 중 제일 마음에 듭니다. 학생에게도 확실히 좋고 학업동기도 높아지고 사회적 비용도 적잖아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역시 5번이죠. 사회 변화에 따라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교육의 효과성보다는 조용히 교육관련 사건이 안 터지는 것에 신경쓰는 관점이 한국 사회에 많지요. 교육을 어떠한 것의 중간단계로 여기고 이후 얻는 직업을 결과로 보기 때문입니다. 교육은 그냥 선별과정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이어지기가 쉽죠. 그래서 학교교육이 직업으로 잘 연결되지 못할 중위권 아래 학생들에게는 신경을 안 쓰거나 '과정'인 교육의 도덕성에 유독 신경을 많이 씁니다. 그러나 사회구조의 일부로서 청소년기 교육도 성인 이후의 삶도 모두 과정이자 결실을 맺는 결과입니다. 교육만큼이나 직업생활도 효과성과 도덕성을 신경써야 모순이 조금 해결될겁니다.
22/12/13 02:15
위에도 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시가 확대되고 나서 n수생 비율이 증가했습니다.
즉, 반수(혹은 합격만 해놓고 바로 재수)할 애들이 쌩재수로 바뀌었을 뿐 사회적 비용이 더 적다고도 볼 수 없습니다. 또, 각종 컨설팅들이 난립하여 사교육 비용도 증가했지 결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주요과목은 수능 뿐만아니라 내신을 위해서도 사교육을 하니 괜히 입시 컨설팅 비용만 더 들게 된 것이죠. 입시투명성도 낮아 사회적 불신이 더 커지는 현상도 있구요.
22/12/13 02:31
그리고 추가하자면
예전에는 그래도 고1,2 때는 좀 놀고 고3때 열심히한다는 분위기는 있었는데 이젠 고1 1학기 중간고사부터 피말리죠. 성적 떨어지면 스트레스 엄청받구요. 애들한테 주는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게 이상적으로 돌아간다면 본인이 희망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 즐겁고 보람돼야 하는 것인데...
22/12/13 10:44
대신 수능 스트레스가 줄어들어서 이건 좀 일장일단이긴 합니다. 저는 오히려 수시여서 스트레스 덜 받은 면도 있었어서.. 정시가 학창시절 스트레스는 덜하지만 막판 스트레스나 변수 부분은 훨씬 심하거든요
22/12/13 01:58
고등학교에서 창의적인 고등학생을 만들고
대학에서 창의적인 대학생이 되어서 취직에서도 본인의 창의성을 잘 살릴수 직업을 가지고 능력을 발휘해야 할텐데 대학에서 공무원 공부 하거나 토익공부 하거나 취업준비 할거면 창의적인 고등학생이 큰 의미가 있나 싶긴 합니다. 회사에서도 말은 창의적인 인재를 선호하는데 실제 신입사원이 들어와서 일을 막 창의적으로 해버리길 바라지 않는듯 오히려 대학교랑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는 뭘 가르치면 빠르게 익힐수 있는 지적능력을 갖추고 위에서 까라면 까는 성실성을 갖춘 인재가 아닌지 이게 바뀌지 않는데 고등학교만 바꾸면 될일인가 싶습니다.
22/12/13 05:41
우리 사회가 학벌 위주 사회, 돈되는 소수 직업에 매달리는 사회인데 교육 제도만 바꾼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어요.
일단 대학보는 눈 자체가 너무 높죠. 고1되면 아이들이 꿈과 희망에 차서 스카이나 의대를 노리죠. 하지만 여기 갈 수 있는 학생은 1~2%에 불과하고 특목고 아닌 200명 정도인 일반고에서 갈 수 있는 학생은 많이 봐 줘서 5명 정도죠. 1학년 1학기 1차 지필만 보면 견적이 딱 나오니 수시 체제하에서 소수 몇 명 학생 빼고는 나머지는 3년 내내 들러리되는 거죠. 사실 3등급 정도 되는 학생들은 꽤 성실하게 열심히 공부했고 나름 공부 잘 한다는 자부심도 있는 학생들인데 갈수 있는 학교는 아마 꿈에도 생각 못 한 학교들이겠죠. 고1때는 명확한 진로없이 대충 어영부영 지내다 환상이 깨지면서 고2 때 진로 찾고 관련 과목 이수하면서 바쁘게 지내고 하면 또 할게 엄청 많죠. 과목당 지필 빼고도 수행이 2~3개에다가 학급임원도 해야 하고 각종 대회, 창체 활동, 봉사, 독서 정신없이 2학년 보내고 고3되서 1학기 내신 엄청 중요한데다 또 생기부 채울 마지막 기회니 이것저거하다 담임과 상담 좀하고 원서, 자소서, 면접 준비 정신없이 지나가죠. 이 시스템에서 고교학점제를 끼얹으면 어떻게 될까요? 소인수 과목 많아지고 좋은 등급 맞기는 더 힘들어지고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토론 및 활동을 요구하는데 과연 이걸 학생들이 좋아서 하게 될까요? 이걸 소수의 학생들은 좋아할 수 있겠죠. 목표 뚜렷하고 시험보면 항상 최고 점수 받고 보장된 학교와 모두가 선망하는 직업이 대기하고 있을 테니까요. 근데 나머지 평범하거나 그 이하 학생들은 이렇게 끊임없이 평가하고 남들과 똑같이 활동하게 시키고 끊임없이 자신의 무지를 드러내야 하는 이러한 수업에 행복함을 느낄지 모르겠네요. 지금 수시 체제하에서 학생들에게 너무 많은 선택과 시험을 강요하고 있고 많은 학생들은 뭘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영부영 고교 3년을 보내고 있다고 보는데 고교학점제는 여기에 기름을 붇게 될거라고 봅니다. 고교학점제를 하더라도 이미 중학교부터 진로교육이나 전공탐색 기회를 많이 줘서 좀더 이른 시기에 자신의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 같네요.
22/12/13 05:52
고교학점제 하면
학생들이 무슨 말도 거창한 '미래시대에 걸맞는 창의적이고 협동적인 인재'로 거듭나나요? 자기 스스로 생각해도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상은 빈 깡통이나 마찬가지일 거란 생각이 들지 않나요?
22/12/13 06:01
그렇진 않은데요
지식 위주 교육에서 역량 중심 교육으로 전환해나가는 것은 한국 교육계에서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2022 교육과정 총론에도 지적역량보다 변화대응력을 강조하구요. 고교학점제가 나아가고 지향하는 큰 틀에서의 방향성은 의미가 있다고 봐요. 그게 실무적으로 안 굴러갈 우려가 있는 것이지요
22/12/13 08:54
지식이 없이 역량이 있겠습니까.
그리고 포장지가 나쁜 정책은 없었습니다. 뻔한 우려를 무시하고 시작한 정책은 그 우려를 현실로 만들며 말아먹는 게 흔한 일이었고요.
22/12/13 06:47
인구 감소시대에 바뀌는 제도가 진짜 교육을 효과적으로 잘하는 제도인지를 따져야죠.
학점제로 바꾸면 하위권 학생도 흥미를 느끼고 알아서 잘할 것이다? 롤 유저가 감소하면 브론즈 유저 실력이 상향평준화 되도록 히오스 시스템으로 갈아엎자 이정도 수준의 소리로 들립니다. 대체 대학 이하의 교육에서 암기식 공부가 그렇지 않은 공부보다 뭐가 못한지도 모르겠고 암기식 공부를 따라가기도 버거운 머리로 무슨 창의성이 나온다는건지 이해도 안되고 그렇게 한국 교육 개판으로 20년간 끌어왔으면 이제 깨달을 때도 된 것 같았는데 아닌가보네요
22/12/13 06:55
암기식 공부가 뭐 못한 부분은 없는데, 중하위권 학생들은 그 암기식 공부조차 안하니까요.
그리고 제도의 변화보다 기존 제도의 존속이 효율적인가 하는 문제도 있구용
22/12/13 07:14
사회적으로 대학 진학을 중요시하는 이유가 사실상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해서인 게 대부분인데 본문에도 나와 있듯 대학 이전에 기업 자체가 수시형 인재를 적극적으로 원하는 게 시대적 현실입니다. 대학 또는 기업에서 내세우는 수시형 인재를 육성 및 선발하기에 현 수시 제도가 유명무실하거나 부족한 측면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수시 제도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거나 무용하다 하는 건 현실과 엄연히 동떨어진 이야기입니다. 즉, 현실을 부정하고 온갖 명분을 내세우며 입맛에 맞게 대학 입시를 아무리 꾸려 봤자 궁극적으로는 어차피 수시형 인재가 더 잘나갈 수밖에는 없는 구조이고, 그에 따라 수시형 인재로 대부분은 실제 거듭나야 하기도 합니다. 모든 일에 있어 기업이 곧 핵심인데 정작 기업을 두고는 별 이야기도 못 꺼내고 손도 거의 못 대면서 대학만 죽어라 만지작거리는 건 분명 비효율이면서 모순이에요. 그리고 대학 진학이 기본으로서 널리 인식되는 시대라지만 대학 교육은 사회적으로 필수이자 의무에 해당하는 공교육의 범위에서 엄연히 벗어나 있는 사항으로서 교육의 사회적 특수성을 아무리 강조한들 사회 규범에 심각하게 위배되는 사항이 있지 않은 이상 결국에는 기업과 마찬가지로 대학도 자율성이 온전히 보장되어야만 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계층별, 환경별 유불리를 바탕으로 자꾸 옳고 그름을 논하려고 하고 이를 당연하게만 여기는데 사실 양자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능력이 있고 없고는 비단 선천적 요소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선천적, 후천적 요소의 결합으로서 나타나는 사항이고, 선천적 요소만을 별도로 온전히 분리하여 확인하기에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설령 그게 어느 정도 가능한들 사회가 후천적 요소를 크게 혹은 영구히 배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부득이하더라도 후천적 요소의 존재와 영향력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지극히 합리적이고 옳습니다. 어차피 일정 수준 이상의 선천적 재능은 후천적 요소에 관계없이 두각을 드러내기 마련이고, 사회적으로는 추가적으로 더 묻혀 있을지도 혹시 모를 인재의 존재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약간의 길이나마 특수하게 열어 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자연 발생적으로 나타나며 그리 나타날 수밖에 없기도 한 삶과 사회 속 차등적 결과와 현상에는 그리도 열변을 토하며 달려들면서 정작 임의로, 일방적으로, 작위적으로 행하는 역차별과 억압에 대해서는 한없이 관대하다는 건 참으로 이율배반적인 행태입니다.
22/12/13 08:02
과고 에서는 예전부터 학점제 진행중이지 않나요? 가끔 과고출신들의 깊고 넓은 과학,수학의 지식 및 창의성에 놀라고, 반대로 인문, 언어에 대한 깡깡함(?) 에 두 번 놀라고는 합니다. 모든 제도가 장,단점을 가지는데 해볼만한 시도라고 봅니다. 물론 제가 현재 수험생이거나 부모라면 싫을것 같긴 합니다 -_-..
22/12/13 08:21
커뮤니티, 아니 그냥 대한민국에서 교육을 논할 때 가장 답이 없는게
고등학교 교육체계의 목적과 의의를 입시에만 초점을 맞춰서 논의한다는 겁니다. 진짜 많이 뒤틀려있죠 고교 교육의 결과가 자연스럽게 입시가 되어야 하는데 입시에 맞춰서 고교 교육을 죄다 뜯어 고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입시가 무조건 1순위 고려사항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정시는 이제 보내줄 때가 되었고, 수시(특히 학생부보다는 교과전형위주)에 찬성하고 고교 학점제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가 적어도 고교 교실이 정시위주일때보다는 훨씬 자연스럽게 굴러갈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수능에 맞춰서 각종 비수능교과들 집어치우고 수능 범위에 올인하는거보다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맞춰서 각 교과를 수업하고 그 결과로 입시를 진행하는게 훨씬 건강해보여서요 '종합전형'의 경우 단순히 수업 내 모습 뿐 아니라 외적인 모습까지 본다는 거구요. 게다가, 대학 진학만을 목표로 수능내용을 수업하는것보다는 교과서속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교육하는게 비진학 학생들도 맞는 길이구요 자꾸 입시가 뭐가 더 효율적이고 공정한지만 따지고 있는게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22/12/13 08:44
안타깝지만 수십년 간 고등학교 교육을 받는 십대들의 목적지가 입시가 아니었던 시절은 없었고 한동안도 그럴거니깐요. "졌지만 잘 싸웠으니 뭐 어때. 한잔해 아름다운 게임 했잖아~" 하고 십대의 끝에 쿨하게 돌아서기엔 매몰된 자원과 비용, 패배감이 너무 크죠.
22/12/13 08:57
결국 언젠간 그 사실을 깨닫고 전환이 이루어질거라고 봅니다. 결국 입시(+고시)라는 일종의 과거제도를 통해 입신양명하면서 용으로 승천하는건 일제강점기+한국전쟁으로 대부분이 리셋되고 고속성장하니까 가능했던 구도인거지, 점점 사회가 안정되고 고착화되고 계층이 분화될수록 점차 입시만을 목적으로 두고 달려가는것에 대한 회의가 늘어날테니까요. 제도를 바꾸는 건 이 전환을 아주 조금 가속화하는 역할을 해주겠죠.
물론 이러한 전환과 무관하게, 지금 입시만을 위한 고교교육은 그 자체로 너무 기형적이라 어떻게든 바꿔야한다고 생각하긴합니다. 오히려 그래야 조금이라도 매몰비용을 줄일 수 있을듯하구요
22/12/13 08:53
본문 발췌 중
1. 예를 들어서 수시는 정시에 비해서 비교적 부모의 소득수준이나 학군 등의 영향을 덜 받습니다. 정시는 가구소득에 따라서 돈이 많고 질 좋은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의 영향을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 반면 수시는 그러한 사교육의 지원 없이도 학생이 고등학교에서부터 학문에 대한 열정이 있고 열심히 한다면 상대적으로 그 격차를 뛰어넘는데 유리합니다. 2. 그런데 수시는, 입시비리를 비롯한 치팅의 여지가 존재합니다. 대학 입학처에서 무슨 뒷돈을 받고 부정행위로 누구를 붙여주거나 하는 그런 일은 사실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요즘은 워낙 블라인드 채용을 중시하고 대학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강하기 때문에, 입학에서 장난질하다가 걸리면 그 대학 문 닫아야 됩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전문입시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서 생기부를 꾸미고, 학교에서 프로젝트 수업이나 발표 수업을 할 때 사교육전문가나 부모의 도움을 받고, 자기소개서를 전문가와 함께 작성하고 이러면, 사실 개인의 역량과 관계없이 정성적 평가 요소를 분칠해서 남들보다 훨씬 앞서갈 여지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1에서는 소득 수준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했는데 2에서는 전문 입시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으면 앞서갈 여지가 존재한다고 하네요. 전문 입시 컨설트는 누가 공짜로 해주나요? 당연히 돈 많은 애들이 컨설트도 잘 받습니다만. 서로 배치되는 내용을 이렇게 적어 놓으면 글의 설득력이 많이 떨어집니다. 의대마다 매학번 들어오는 말도 안되는 요상한 수시전형 아이들이 전국에 한가득입니다. 전국에서 조민이 매년 20~30명씩 발생해요. 글쓴님이 그 아이들 부모의 재력과 직업을 봐도 과연 수시가 정시보다 소득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그런 애들 유급 서너번씩 하는 거 보면 퍼포먼스가 뛰어나다고 하는 것도 거짓말이구요.
22/12/13 09:10
수시보다 정시에서 소득과 입시결과의 상관계수가 높게 나타난다 (실제 그러한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 는 뜻으로 이해한다면 딱히 배치되는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22/12/13 09:18
네. 하지만 확인해보지도 않았고 대학들이 수시 비중을 늘리는 이유가 정말 그러한 내부적 결론 때문인지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돈 발라서 집어넣는 수시의 치팅이 명백이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수시가 소득 수준의 영향을 덜 받을지도 모른다]라는 가설의 설득력을 매우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건희가 이재용을 서울대에 넣기 위해서 한 첩보작전만 봐도 학력고사 - 수능으로 이어지는 정시 파이터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명백한 증거죠. 반면 본과 3학년에서 조차 유급(보통 본3에서는 거의 유급을 당하지 않습니다.)을 당하는 조민을 의전에 수시로 집어넣는 데에 과연 그만한 노력이 필요했나? 아니죠 훨씬 수월했죠. 돈이 있으면 수시에서의 치팅이 얼마나 쉬운지 보여주는 일례입니다.
22/12/13 09:42
글쎄 '영향을 [안] 받는다' 와 '영향을 [덜] 받는다'는 다른 말인데요. 수시 치팅 사례가 존재한다는 것과 수시가 소득수준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은 별 관계가 없는 내용입니다. (참고로 저는 정시와 수시 중 어느 쪽이 집안 소득의 영향을 많이 받는지 판단할 생각이 없습니다)
이재용 건 역시 개별 사례일 뿐이고요. 정시도 집안 재력에 비례해서 성적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는 것과 이재용도 눈치작전 써서 대학 갔다는 것은 마찬가지로 별 관계가 없는 내용입니다. 다만 소득이 높을수록 집안의 돈과 인맥을 이용해서 빵빵한 사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 있고 더 높은 수능점수를 받을 수 있는데 (이재용이 그리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똑같이 수능점수로만 경쟁하니까 수시보다 공정한 거 아니냐고 한다면 글쎄요...
22/12/13 10:30
치팅 사례가 존재한다와 소득수준의 상관관계는 별도입니다. 실제로 상위권 대학일수록 정시가 소득수준과 상관관계 높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https://m.khan.co.kr/national/education/article/201608151354001#c2b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787923
22/12/13 10:36
소득 수준이 높음을 이용해서 치팅이 가능한가.
소득 수준이 높음을 이용해서 사교육을 강화하여 높은 점수를 얻을 것인가. 전자가 룰 브레이킹이라면 후자는 어쨌든 룰 안에서 행해지는 일이죠. 소득 수준이 높은 부모가 좋은 직업을 가지고 더 좋은 학교를 갔을 수도 있고 여러가지 변수로 고려할게 많은 걸로 압니다. 치팅이 정시보다 수월하게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수시 제도의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2/12/13 11:05
실제 치팅의 대표적인 창구였던 학종은 비율이 상당히 감소되었고, 금수저빨 스펙인 외부논문이나 수상실적은 이제 기재가 불가능합니다.
치팅은 제도 보완으로 감소시키는게 가능하지만 정시의 문제점인 소득 및 지역격차는 그 수준이 점차 커지고 있으니 문제지요. 룰이 같다고 공정하다는 착각을 일으키는게 정시라고 생각합니다. 강남 영어유치원 3년다닌 아이와 시골 숲유치원에서 뛰어놀던 아이가 초등 입학할 때 영어시험을 같이 본다고 공정한게 아니지 않습니까.
22/12/13 09:17
돈이 있어도 2번 꼼수를 안쓰고 정시로 정당하게 가려는 사람들도 있다보니 말이죠.
평균으로보면 수시쪽이 부모소득이 낮을수도 있습니다. 수시전형에서 입시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사람비율이 그리 많지 않다 라고 보면말이죠. 의대는 입시컨설턴트의 도움을 많이 받을수도 있지만 전국의 대학은 의대만있는게 아니니까말이죠.
22/12/13 09:34
자신의 능력이 있음에도 그걸 부정하게 쓰지 않는 선한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 시스템을 만들 때는 인간의 선의를 가정하면 안되죠.
왜냐하면 인간은 매우 복잡한 동물이라 어떤 면에서는 선한 자도 다른 면에서는 매우 이기적이고, 상황에 따라서도 그 잣대가 휙휙 바뀌기 때문에 항상 최악을 상정하고 정책을 시행해야죠. 그런 면에서 치팅의 여지가 존재하는 수시 제도는 결국 실패가 보장되어 있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22/12/13 11:08
말씀대로 수시는 분명히 이레귤러가 발생합니다. 저도 그 이레귤러들을 직접 보고 아 그 이분은 재능상 못들어올분인데 들어왔네 체감 자주 했는데
대신 정시파이터도 대학 입장에서 리스크가 있고 교실에 정시파이터가 있으면 분위기 안 좋아지는게 문제
22/12/13 09:00
정시와 수시에서 어느 방식이 소득 수준과 연관을 더 받는지는 확인할 자료를 못봤었는데, 만약에 정시가 소득 수준과 연관을 받더라도 그게 문제가 되는 부분일지도 봐야 할꺼 같네요. 소득 수준이 높은 집안에서 투자를 하는데 점수가 영향이 없다면 그거 자체도 문제가 아닌지.
22/12/13 09:17
이걸 분석하려면 적어도 부모의 학력과 학력고사 성적까지 변인통제해서 연구를 진행해야 그나마 의미가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현재 소득이 높은 부모들이 과거에 좋은 대학을 나와서 전문직이 되었거나 좋은 직장을 가져서 상대적으로 고소득자가 되었다면 이건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 유전적으로 좋은 머리를 물려준 게 가장 큰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돈으로 사교육을 많이 받아 성적이 좋은 것보다도 그 사교육을 유지시킬 수 있는 부모들이 의사, 변호사, IT 등 원래 머리가 좋고 고학력자이고 어릴 때부터 교육에 관심을 가져준 것이 더 큰 영향을 준 것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22/12/13 09:47
결국 우리가 입시를 통해서 학생과 관련된 어떤 변수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인지, 입시 결과를 배분하는 데 어떤 변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냐는 사회적 합의의 문제일 텐데요. '학생 집안의 소득'이라는 변수의 영향은 어느 정도가 바람직할까요
22/12/13 09:16
LOL로 치면..
아직까지 커리어는 별로지만 꾸준하고 선수들 사이에서 평가좋은 기인이냐, 월즈는 먹었지만 직전 시즌 우승자 치 치고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던 킹겐이냐.. 가 되겠네요. 수시든 정시든 수능이든 학력고사든 잘하는 사람은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설프게 걸쳐있는 사람이 이거냐 저거냐에 따라 등락이 갈리고요.
22/12/13 09:16
공부 정말 안 하는 중학교 - 공부 정말 잘 하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입장에서, 이런 건 너무 팀플 희망편입니다.
위에서 다른 댓글이 설명해주신 것처럼, 대학의 수시 선호는 능력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요. 그 외에도 이것저것 말하고 싶지만, 그 이전에 프로젝트 수업이라는 게 약간 제 입장에서는 허상 같이 느껴집니다. 중학교에서 했던 95퍼센트 이상의 팀플은, 그냥 상위권 학생에게 교사의 역할이 떠넘겨진 소규모 주입식 교육이었습니다. 교사가 게을러서가 아니고, 의욕이나 지식이 있는 중하위권 학생이 없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그 성패는 대체로 상위권 학생이 중하위권 학생을 얼마나 잘 동기부여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모두가 참여해서 나름 뭐라도 얻어갈 만한 프로젝트 수업은 대부분의 학생이 의욕과 지식이 충분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측면에서 프로젝트 수업은 공정성의 측면에서 매우 나쁘죠. 공부 못 하는 동네의 뛰어난 학생은 무료로 교사 일을 병행하면서 본인의 지적 성장은 거의 없고, 그러는 동안 공부 잘 하는 동네의 뛰어난 학생은 상대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생기부에 뭐라도 한 줄 적어가죠. 남한테 알려주면서 나도 배운다고요? 그럼 중학교 과학 교사들이 아인슈타인 되었겠죠. 초중고 한정으로 가르치는 건 그냥 가르치는 겁니다. 아니 그 전에, 가르칠 수 있으면 다행이에요. 의욕 없는 친구들 데리고 뭐라도 하게 만드는 건 차라리 보육에 가깝습니다. 다들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거나, 최소한 좋은 대학 가려는 욕심은 있겠지…라는 가정이 생각보다 충족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봅니다.
22/12/13 09:20
저도 조별과제는 최소 대학 아니면 고등학교에서 한다면 수준별 학급이라도 만들어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학교 이하는 말 할 가치가 없다고 보고요. 어느정도 수준도 비슷해야하고 목표도 비슷해야해요. 그걸 어느정도는 맞춰놓은 대학에서도 툭하면 조별과제 깨지고 그러는데 고등학교에서 돌리기엔 너무 힘들죠.
22/12/13 09:27
맞아요. 토론을 통해 성장하려면 역설적으로 강의를 비롯한 주입식 교육의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한 중고등학교 수업이 너무 많다고 생각합니다. 의지의 측면도 있는데 이건 말할 것도 없고요.
22/12/13 09:30
공정성 측면에서는 그런데
'의욕없는 친구들 데리고 어떻게든 결과물을 뽑아내는 능력' 이 역량 중심 교육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기업도 그걸 해내는 인재를 원하고요.
22/12/13 09:54
세계 유수의 일류 기업은 아닐지 모르지만(...) SK텔레콤, 우리은행, 외환은행, 교보증권, 샘표식품, LG생활건강, 로레알코리아, 대우조선해양 등 다채로운 기업들이 합숙면접을 도입하면서 그런 인재들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공동체 역량, 적극성, 성실성, 조원 간의 의사소통과 협상, 협업능력, 업무배분 등 단순히 지식과 스펙이 아닌 종합적 역량을 판단해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는 노력은 요즘 채용계에서 핵심적인 화두입니다. 그리고 교육이 여기에 발 맞춰야 한다는게 고교학점제의 취지이구요. 만약 고교학점제를 비판하는 측에서 '적극성 성실성 공동체 역량 등은 타고나는 거지 공교육의 열악한 환경에서는 길러질 수 없음' 이라는 회의적인 입장을 제시한다면 '??? 그럼 교육 왜함 ???' 의 본질적인 질문으로 이어져버립니다.
22/12/13 09:58
심지어 구글에서도 대학 GPA(학점), 스펙 따져서 인재 뽑아봤더니 별 효율이 안나오더라... 하면서 창의성과 공동체 역량을 강조하고 비관적이거나 조직융화력이 부족한 사람은 아무리 스펙이 좋아도 전부 탈락시키는 인사구조를 가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에 대해서는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책을 참조하시면 좋겠습니다.
22/12/13 10:08
아예 틀린말 까지는 아닌데 말이죠.
그래도 기본적인 역량이 어느정도 된 상황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에 있는 직원도 개개인별로 차이는 있으나 직업인으로써의 최소한의 의식과 돈은 벌어야한다 정도의 생각은 있는 상태에서 의욕이 떨어지거나 이런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어느정도의 수준평준화가 된 상황에서는 맞는말인데 고교나 혹은 중학교 수준에서 개인의 리더쉽으로 끌고간다 라는건 학생에게 너무 가혹한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더라도 경험수준이어야지 이게 입시에 영향을 미치려면 농담삼아서 다른조원들 성적도 써놔야 되는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정도에요.
22/12/13 10:14
어...이런 말을 하면 좀 그렇긴 한데요;;
그걸 해야 인재죠. 환경이 우호적이고 자원이 많을 때 아웃풋 뽑아내는 거는 보편적인 사람들도 할 수 있는 영역인거죠
22/12/13 10:17
[의욕없는] 무쓸모한 애들을 데리고 결과를 뽑아내면 그건 인재가 아니라 천재죠. 애초에 불가능한 현실을 얘기하고 계십니다. 토루님은 그럼 의욕없는 애들을 데리고 뭔가를 성공시켜본 경험이 있습니까? 없을 걸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니까.
역사상 수많은 천재들도 의욕있는 동료들과 뭔가를 성공시키면 성공시켰지 의욕없는 무능력자들을 데리고 뭔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22/12/13 10:19
의욕없는 무쓸모한 애들을 데리고 성공했다면 그건 그냥 무임승차자가 있었음에도 성공한 사례 아닐까 싶은생각도 듭니다.
22/12/13 10:23
토루 님// 아마 의욕없는 의 정도에 대한 관점부터 저와 토루님이 차이가 있나보네요.
제가 생각하는 중고등학교 무의욕 무능력자 애들은 거의 길거리 노숙자와 비슷하게 학업에 흥미가 없던데. 그런 수준의 애들을 데리고 훌륭한 결과를 뽑아내셨다는 얘기입니까?
22/12/13 10:27
가변 님// 담배피고 오토바이 끄는 남학생, 교복 치마 줄여입고 맨날 화장하다가 선생님한테 갈궈지는 여학생, 학교에서 말 한마디도 안하고 유령처럼 있는 여학생, 교사한테 쌍욕박고 징계먹은 남학생 데리고 팀프로젝트 최우수상 받아본 적은 있습니다. 물론 저 혼자 힘은 아니고 적극적이고 협조적인 조원님들도 있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제가 리더였으니까요
22/12/13 10:32
토루 님// 아 이해했습니다. 결국 토루님이 이런 희망찬 얘기를 하시는 이유는 그런 긍정적인 경험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이군요. 제가 이렇게 부정적인 이유도 토루님의 그것과 그닥 다르지 않습니다(정반대의 경험이긴 하지만).
(저포함) 인간은 역시 자신의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게 참 슬프군요. 그래서 더더욱 시스템적으로는 최악을 상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악의 치팅을 막을 수 없는 수시는 없어져야 한다는 게 제 관점이구요.
22/12/13 10:39
롤로 비유하자면
티원 젠지 같은 명문팀 아니면 현실적으로 우승 불가능 vs 하위권 팀도 22 DRX처럼 미라클런 할 수 있어 정도의 관점 차이겠군요. 하지만 저는 씨맥의 광동이 미라클런 할 수 있다고 믿습...
22/12/13 10:17
제가 이야기한건 너무 가혹하다 이정도죠.
평가를 하려면 최소한의 기준점은 맞춰놓고 해야하는데 그걸 터무니없이 벗어났다 라는게 제 말이죠. 회사에서 사람을 뽑을때 아무나 돈받고 시간때울사람 뽑는건 아니지 않습니까? 환경이 우호적 까지는 아니지만 학교에서 조별과제로 성과를 내는건 기업에서 일하는것보다 훨씬 적대적인 상황인경우도 많아요. 원래 외부의적보다 내부의 적이 무서워서요
22/12/13 10:13
아뇨. 제가 질문을 좀 더 명확히 했어야 하는데 그 점은 죄송합니다. 댓글에 적어주신 역량, 협업 능력등이 중요한 것은 저도 다 동의합니다만.
[의욕없는 친구들을 데리고 어떻게든 결과물을 뽑아내는 능력]이 왜 필요하냐는 거죠. 팀플 희망편이라는 말에서 파생된 질문인데 애초에 의욕없는 애들을 데리고는 뭘 할 수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일반 고등학교에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주어진 환경에서 어떻게든 노력하여 결과물을 뽑아내야 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의욕없는 친구들을 데리고] 뽑아내는 능력은 측정할 수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은데 어느 회사에서 그런 불가능한 요구를 하느냐 라고 물어본 것입니다.
22/12/13 10:18
일단 의욕 없는 학생들이라도 조별과제를 하면 조금씩이라도 다 의욕이 생깁니다. 뭐 근데 이건 좀 다른 이야기고...
회사에서는 꼭 [의욕 없는 친구들]을 데리고 하는 게 아니더라도, [꼰대 같은 직장 상사, 매사에 비관적인 사수, 아부와 회식에만 신경쓰는 동기] 와 같은 열악한 상황에서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인재를 원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회사 환경 전체로 보면 그걸 인사팀 라인에서 조율하는게 필요하겠습니다만 어떤 조직이든 저런 곪아있는 조직이 없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비율의 문제이지.
22/12/13 09:55
옆 학교 친구는 부모가 돈이 많아 좋은 학군지에서 캐리하는 친구를 따라가면서 수시 스펙 쌓아나가는데
나는 그저그런 학군지라 정량적으로 평가도 안되는 '의용없는 친구들 데리고 어떻게든 결과물을 뽑아내는 능력'을 기르라니 너무 가혹한거 아닐까요? 이상은 머리 위에 있을수밖에 없지만 고개를 내려서 바닥도 한번쯤 봐줘야 하지 않을까요.
22/12/13 10:00
그리고 수시가 정시보다 공정하다는 담론이 있는데,
뒷구멍이 원천적으로 봉쇄되는 정시와 돈, 권력으로 마지막까지 막판뒤집기를 노리는 수시를 같은선상에서 놓는게 넌센스입니다. 6,7년전에 강남 부자집에서 컨설턴트 붙여서 논문 선생님이 대신 써줘, 학생부 기록 만들어줘, 지원자 적은 전형 찾아내서 인서울 중위권 대학으로 보내는 사례는 직접 옆에서 목격했고요. 수시 비중이 늘고 수시 전형이 늘수록 돈많은 집에서 불공정경쟁을 할 확률이 높아지는건 어불성설이죠.
22/12/13 10:00
대입 공정성의 영역에서는 그게 맞습니다.
제가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 건 근데 그러면 채용 시장의 변화랑 인재상의 변화에 교육이 발 맞추지 않고 그냥 하던 대로 할 거임? 이라는 문제가 생긴다는 겁니다. 그런 측면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고교학점제를 위한 변명'입니다. 고교학점제가 완벽히 우월하다고는 글쎄요 저도 그렇게 보진 않아서...
22/12/13 10:04
그 말씀이 맞는데, 그러면 대학교에서는 왜 효율성도 안 나오고 공정하지도 않은 조별프로젝트를 계속 유지하고 확대하는 걸까요.
그 경험이 역량을 키우고 사회에서 실전 업무를 보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고 추진하는 것이죠. 이게 교육계에서 전반적으로 합의가 되어있다보니 대학교에서 조별프로젝트를 핵심적인 과제로 계속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22/12/13 10:46
애초에 우리 교수님들이 학부 수업에서 교육적 효과 같은 진지한 마인드로 수업을 할 리가 없다는 거 대학 나오셨으면 다 아시잖아요..
현실은 학부는커녕 대학원 수업도 똑바로 지도 안 하는 교수들이 서울 유명 대학에도 널려 있는 판인데요. 물론 그 바쁘신 와중에도 학부 수업에 열과 성을 다 하는 교수님들 찾아보면 대학마다 한 두 분은 계시겠죠.
22/12/13 10:10
그리고 차라리 대학은 성적이 어느정도 필터링 되서 들어와서 그나마 나름 수준이 평준화 되어있는데도 개인역량평가에 문제가 있다는 약점도 있거든요.
그런데 학생간 수준편차가 극심한 일반고에서 그러면 이건좀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22/12/13 10:34
대학조별과제 정말 별로입니다
조별과제가 학업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조장, 발표자하면서 연애 하는데 도움은 됐군요. 대학시절에 조별과제 적극적으로 참여한편이였지만 단점이 너무 많아 나중에는 조별과제 없는수업만 찾아들었습니다 대학 조별과제도 이런데 고등학교 조별과제가 효과가 있을까요?
22/12/13 10:27
기업이 원하는 건 의욕 있는 사람들끼리 좋은 결과물을 뽑아내는 능력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 부분에서 엄밀하게 논의하고 싶은 지점은 1. 그런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라면 공정하지 않다=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비판이 가능하고 2. 그런 인재를 ‘육성’하기 위함이라면 환경이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 + 육성에는 오히려 강의식 교육이 앞설 수 있다는 비판이 가능합니다.
다른 건 다 이해하실 거고, 마지막만 부연하자면… 사실 프로젝트에서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의’적인 능력보다는 주어진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그걸 바탕으로 살짝만 변형-적용해서 소위 거인의 어깨에 잘 올라타는 능력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22/12/13 10:29
다른 부분은 다 이해하구요, 창의성에 대한 부분만 코멘트하자면
그 [거인의 어깨에 잘 올라타는 능력]이 창의성입니다. 창의성은 결국 문제해결능력이랑 거의 동일합니다. 변수가 많고 새로운 접근을 필요로 하는 문제해결능력의 하위카테고리라고 볼 수도 있구요.
22/12/13 10:32
저도 동의합니다. 다만 일반적인 고등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하면 뭐 UCC 따위를 찍게 되거나 하는데 그런 것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는 능력이 아니라 정말 맨땅에서 저퀄리티의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길러지게 하죠.
22/12/13 10:31
아래 댓글 달아주신 걸 보고 부연하자면, 중고등학교에서는 아는 게 너무 없다 보니 전자만 기르게 되는 것 같아요. 대학에서나 겨우 무언가를 적용해서 의미 있는 성취를 낼 ‘가능성’이라도 있지 고등학교에서 적절한 지식을 바탕으로 유의미한 성과물을 낸다? 그건 교육이 필요 없는 인재라고 봅니다. 그보다는 정말 유아적인 수준의 과제 중에서 그나마 얼마나 무에서 0.01의 유라도 창조했냐가 중요해지고요. 그냥 그럴 시간에 사회의 지식을 빠르게 흡수하는 게 기업 입장에서도 낫다고 봅니다.
22/12/13 10:36
놀랍게도 그런 접근 방법으로 교육을 접근하는 대학교가 있습니다. 그게 중앙대랑 이화여대식 접근법입니다. "학부 수준에서 뭐 보여주려고 하지마 기존 있는 지식부터 잘 흡수해" 이런 대학들이고, 역으로 건국대나 서울시립대 같은 곳에서는 "거대한 난제를 네 창의성을 통해 깎아내리면서 학부생이지만 놀지만 말고 너도 좀 기여를 해" 와 같은 스탠스를 취합니다. 대학마다 나름 교육이념이 달라서...
아마등록된닉네임님이 인사제도를 운영하면 아마도 중앙대나 이화여대식 인재들이 많이 입맛에 맞으시리라 생각합니다.
22/12/13 10:42
네 사실 이게 구시대적인/근대적인 입장이죠. 그걸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만… 제 개인 경험에 너무 의존한 이야기 같지만 제 창의성은 지식의 습득량에 거의 비례하더라고요. 아는 게 있어야 그걸 이리저리 비틀어보고 가져다 대 보고 한다고 봐서요. 그래서 일정 수준까지는 그냥 지식을 빠르게 흡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2/12/13 10:44
조금 덧붙이자면 댓글 쓰신 것 보니까 최우수상 받으신 경험이 이런 관점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은데, 오히려 주제넘지만 그래서 너무 긍정적인/극단적인 케이스에 주목하신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제가 수시로 대학 갈 때(물론 저희 학교는 강의식 교육이 대부분이었습니다. R&E도 있는데 이건 일반적인 학교가 제공하기 힘드니까요.) 학교생활만 즐겁게 열심히 하면 대학을 편하게 보내줘서 좋은 제도라고 생각했지만, 주위를 둘러보고 아니라는 걸 깨달았거든요.
22/12/13 10:51
근데 그거는 긍정적인 경험에 큰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저는 조별과제로 키워야하고 키울 수 있는 역량이 명확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적극적으로 리더를 맡고 책임을 지고 아웃풋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무임승차자를 어떻게 컨트롤하고... 이런 부분은 분명히 겪어봐야 느는 측면이 있거든요. 저도 초등학교 중학교 시기 때는 그런 무임승차자들이랑 저격하고 싸우고 억지로 하게 하고 그랬는데 좀 경력이 쌓이니까 웃고 긍정적인 팀 분위기를 만들고 자연스럽게 배분하는 능력이 좀 쌓였거든요
22/12/13 10:56
저도 토루님 경험담을 예전에 글로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토루님처럼 긍정적인 경험과 효과를 얻는 학생도 있지만 스트레스와 부담을 느끼는 상위권 학생도 많으니까요. 막말로 군대 갔다온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 심지어 인생에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는 사람도 의외로 많은걸요.
22/12/13 11:03
댓글 달아주신 걸 쭉 보니 좀 이해와 납득이 되긴 합니다. 오히려 제가 제 경험에 갇혔나 싶네요. 저는 오히려 처음에는 다 같이 잘 해보려고 하다가, 수준(당연히 인성 말고, 과제에 대한 이해도나 관심도 이런 건 솔직히 차이가 느껴지니까요) 차이가 클 때는 그냥 내가 해 버려야겠다! 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때 성취가 더 좋았거든요.
그러고 나서 다들 어느 정도의 지식과 의욕이 있는 환경에 오니 제가 그런 달래기, 끌고 가기, 이런 걸 안 해도 되더라고요? 결과는 너무 쉽게 잘 나오고요. 그래서 아, 조별과제라는 게 허상이다. 뭐 이런 결론을 내렸던 거거든요. 근데 계속 읽다 보니 제 경험이 오히려 좁았을 수 있고, 토루님이 왜 그런 식으로 생각하시는지 (머리로는 이미 이해했었지만) 뭔가 좀 납득이 됩니다.
22/12/13 10:47
그냥 재밌는 비유라서 부연을 하자면,
중앙대와 이화여대는 자동로봇과 검도 모의 대련을 하게 합니다. 머리 공략 1점, 허리 공략 1점 이런 식으로 세부적인 하나하나 기준으로 점수화한 지적 능력을 파악해서 만점자를 뽑습니다. 하나라도 미스 내면 안 뽑습니다. 일종의 감점제 평가방식이죠 반대로 건국대나 서울시립대는 무기는 아무거나 써도 되고 니 앞에 고지라를 처치해라 라는 미션을 줍니다. 창의성 혹은 단기임팩트죠. 고수를 잡으면 합격, 못 잡으면 불합격입니다. 이런 교육 성향과 인재상의 차이는 저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굉장히 큰 학풍의 차이를 불러올거라고 생각하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호호
22/12/13 11:10
네 저도 일단 말씀하시는 바는 알겠지만, 그 비유를 예로 들면 사실 나뭇가지로 잡몹 잘 잡는 게 나중에 검이랑 방패 들고 보스몹 잡는 것에 도움이 되기야 되겠지만, 사실 잡몹 잡는 건 그냥 막 잡아도 되지만 보스몹은 스킬 활용을 다 준비해야 한다던지 해서 난이도의 차이가 효율적 접근법의 차이를 낳는다고 보았거든요. 그래서 그냥 그 시간에 검으로 스킬 쓰는 법 배워라… 라는 게 제 입장입니다.
그리고 사실 대학쯤 되면 슬슬 둘 다 연습해야 할 때라고 보긴 합니다. 고등학생이랑 달리 대학생은 일단 성인이고 또 대부분의 경우 직장 가기 전 마지막 학교다 보니… 좀 경우가 다르다고 봅니다.
22/12/13 10:00
이렇게되면 좋은 대학교를 가기위한 좋은 고등학교를 들어가려는 노력이 중요해지지않을까요?
모든 고등학교를 동일하게 만들고 시작하면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22/12/13 10:08
그래서 이전 정부에서 자사고 특목고 기를 쓰고 폐지하려고 했던 건데 무리하게 추진하다보니 법적 절차를 지키지 않아서 사법부 선에서 모조리 패소했습니다. 폐지 논란이 있다가 자사고 자격을 계속 유지하게 된 전주 상산고가 대표적입니다.
22/12/13 13:21
이게 국내에서만 이뤄지면 가능할텐데
결국 세계와 경쟁해야하는 경쟁력 확보 측면에선 결코 좋은 게 아니라서요. 그리고 말이 좋아 평등이지 결국 입시와 떨어져서 생각할 순 없으니 결국 줄세우기가 들어가고 그러면 더 다양성을 죽이는 획일화와 다를 바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22/12/13 10:12
조별 학습 같은 경우에는 이미 학교 현장에서 대단히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조별과제 수행평가도 요즘은 조별로 성적을 부여하기 보다는 조별 과제를 하되 평가는 개별로 하게끔 권장되고 있구요. 이미 학교현장에서 활동수업하는 교사들도 무임승차자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하고 있고 보완방향을 계속 연구중입니다
조별과제라는게 거창한게 아닙니다. 같이 학습지나 문제 풀거나 함께 머리 맞대고 모둠문장 만드는 것도 조별과제입니다. 무임승차자, 귀찮아 하는 학생, 열심히 안하는 학생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경험상 강의식 수업 때보다 그런 학생이 적습니다. 자는 학생도 적구요. 학교 밖에서는 학생의 평가나 진학 정도에만 관심을 가지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자는 애들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것부터가 큰 일인 실정입니다.
22/12/13 10:36
무임승차자, 귀찮아 하는 학생, 열심히 안 하는 학생을 옆에 있는 다른 학생들이 끌고 가는 게 너무 힘듭니다… 옆에서 전담교사가 붙으니 강의식 수업보다 그런 학생이 줄어들고요. 자는 애들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게 사실 교사의 일인데, 그걸 옆에 있는 친구가 하게 한다는 점이 문제라고 봅니다. 사실 공부로 성공할 애들이 아닌데 옆에서 같이 하자고 하기도 미안하거든요.
22/12/13 14:14
무임승차자들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 받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설득하는게 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교과마다 교사마다 달라 일반화는 힘들지만 보통 조별활동이라고 대학교처럼 교사가 무작정 방임하지도 않구요.
그리고 누군가를 설득하고 협력해서 과제를 수행하는 경험도 교육적으로 상당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22/12/13 10:31
전 정시 출신입니다.
몇 년 전까진 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공정이 제1 가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대학이나 회사 입장이면 수시 출신을 뽑고 싶을 것 같거든요.
22/12/13 11:01
저도 한번쯤 다루고 싶었던 주제였는데 교육문제를 다루면 많은 회원님들께서 접근이 쉬워서인지 관심이 많으셔서 그런지 의도와는 다르게 어그로(?)를 끌게되는 면이 있어 자제했었는데요. 먼저 총대매서 고교학점제에 대해 의견 주시고 다른 분들의 비판에도 성의껏 답변해주시느라 고생이 많으십니다.
저는 과거 90년대의 학교교육 현장을 극혐하는 입장에서 어느 쪽으로의 변화든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입니다. 수업시간에 수업은 안듣고 학원 숙제하고 숙면을 취하던 모습, 자율학습의 탈을 쓰고 일요일에도 강제로 학교에 남아서 휘발되던 시간, 추억이라곤 하나도 없는 고등학교 시절을 학생도, 선생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학교의 모습은 더이상 우리 자식이나 후손에게 되물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제가 고교학점제의 도입을 봤을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판단합니다. 1. '지필평가(시험) 성적=우수한 인재'라고 보는 건 분명 아닐 것입니다. 두 요소의 상관이 있다는 거지 사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충분히 주변에서 봐왔구요. 과거 지식위주의 교육은 이제 AI로 충분히 대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해내야할 과제가 있고 그 과제에 어떤 나 노력을 수 있고, 실패하거나 성공하는 과정 속에서 점점 단단해 지는 것이 우수한 인재를 길러내는 목적과 결부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성인이 되기 전 많은 시도의 경험이 성장하는 과정 그 자체가 되고 고교학점제는 기존의 교육보다는 많은 면에서 학생 스스로 시도하게끔 만드는 면이 있으니까요. 2. 주도성 강화 학교와 교사 중심의 교육에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가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진로나 관심사에 따라 시간표부터 학생들이 선택해야 할 것이고. 이는 어찌됐든 학생 자신이 스스로 진로와 적성에 대해 한번더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이제 출석일수만 채운다고 졸업이 되는 것도 아니라 수업(학점)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 또는 유급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이수하려 하겠죠. 강제된 의지라 할지라도 자신이 선택했기에 자신이 책임지면 됩니다. 그런 면에서 상위권 학생은 물론이고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고 책임질 기회를 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수업을 해보면 확실히 수업을 스스로 선택해온 학생들의 태도 자체가 달라서 수업의 질 또한 향상되는 바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지금 고교학점제가 당면한 가장 힘든 상황은 결국 대학입시와 이어지기 힘들다는 점일 것입니다. 예상되는 바로는 아마 수능에서 대학별 고사가 시행되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결국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은 입시 선발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많은 비판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22/12/13 11:04
숙명여고 쌍둥이 처럼 대놓고 해야 겨우 걸리는데
수시가 공정.. 본문의 대학교들의 판단도 점점 회사처럼 되는거죠 뭐 머리 좋아서 퍼포먼스 3인분 하는 똑똑한 사원보다 아빠가 대통령이라서 수천억 프로젝트 따오는 사원이 훨씬 이익을 많이 갔다주니까 회사는 빽있는 직원들 뽑는게 낫겠죠
22/12/13 11:15
그게 바로 미국 대학 입시입니다
공정과 능력순이 아니고 순수히 대학 입맛에 맞는 인재. 똑똑한 사람만 뽑는다면 유대인과 아시아인으로 도배를 했을 겁니다.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근데 인종쿼터에 대놓고 동문 보너스도 있고 귀한 집안은 공부 좀 못해도 들어가죠.
22/12/13 14:55
사실 이렇게 써놨지만 저도 이게 좋지는 않습니다 크크
국민성 따라가는건데 기여입학제는 실패하는 거 보면 완전히 똑같이 가지는 않을 거 같네요
22/12/13 15:16
미국처럼 서울대에서 기여입학 동문입학으로 명문가 자제가 누가봐도 공부 그닥인데 서울대 입학하면 국민 정서상 게거품물게 뻔하죠 크크크크
22/12/13 11:15
서울대는 수시를 먼저 뽑는 거 제외하고서라도 수시 사람들이 성적 더 좋은 거 맞습니다
더 똑똑한 애들이 영재고 과고 가서 수시로 서울대 가니까요 그리고 수시보다 정시에서 소득수준이 더 높다는 거는, 수시에 지역균형선발 때문이니 정시에도 도입하면 비슷할걸요?
22/12/13 11:52
조금 된 자료이긴 하지만 지균 입학생의 학점이 더 높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균 합격생들이 수능 최저도 못맞추고 탈락하는 경우가 많은데도요. 소득수준에 대해서는 말씀하신 것이 일리 있다고 생각합니다.
22/12/13 11:15
제가 나이들수록 소위 '좌파적 교육', '이상적인 교육'에 거부감 느끼는 이유가 있는데..
이상적인 교육은 학교/교사/학생이 다 이상적이어야 성립한다는게 이유입니다. 소수의 특목고나 소수의 집단을 위해서는 당연히 이상적인 교육이 좋고, 성과도 확실히 있다고 생각하지만 평균은 그게 아니니까요. 교사는 항상 이상적이지 않고, 학생도 항상 이상적이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사회적 평균은 우리가 생각하는 지점 이하에 있는 편이고요.
22/12/13 12:00
그런데 소위 '좌파적 교육', '이상적인 교육'에 반대한다는 대안 역시 학교/교사/학생이 이상적일 걸 가정하지 않나요? 예를 들면 우열반 같은 거요. 현실에 가져다놓으면 열반은 교사든 학생이든 둘 다 교육에 부적당한 사람들이 몰리는 격리수용소가 될 위험이 큰데도 학생과 교사 모두 수준에 맞는 수업을 할 거란 이상적인 이미지로 설득력을 얻죠.
22/12/13 12:24
우열반은 좌파적 교육의 반대가 아닌데요;
일반적으로 얘기할때 좌파적 교육에 반대되는걸로 나오는건 암기식/주입식교육이죠. 그리고 그 교육에 대해서 시험을 통해서 평가하는거고요. 전 평균적인 교육에서 생각하면, 암기식 교육이 더 맞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현대사회에서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지식의 양이 지나치게 많이 늘었다고 보거든요. 공부쪽에 싹수있는 애들은 아예 따로빼서 가르치는게 더 맞다고 보고요. 우열반이 수준에 맞는 수업이라는 이상적인 이미지라고요? 그럼 고교학점제는 이상적인 이미지 아닙니까? 이상적인 학생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서, 이상적인 교사가 '학생의 적성을 일깨워주는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가 우열반보다 몇배는 더 이상적인 이미지 아닌가요?? 우열반같은건 방법론적인 세부문제이고, 이런 우열반같은 방법론이 확대되면 특목고/일반고/실업계 고등학교같은 식으로 나뉘는 거겠죠. 정말로 엄밀하게 따지면, 좌파식이든 우파식이든간에.. '무조건 좋은 대학을 가야한다'라는 기본전제가 깔린 상황에서는 어떻게해도 부작용이 나올수밖에 없죠. 말씀하시는 우열반이 '격리수용소화' 되는것도 대학강박증에서 비롯된 거니까요. 암기식 교육이 이상적으로 돌아가는건, 암기식 교육을 통해서 뛰어난 학생들은 더 다양하고 자유롭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거고, 못쫓아오는 학생들은 기술/생업계열로 일찍 들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스템이겠죠. 그 이외의 평범한 학생들은 어느정도 공부해서 어느정도 대학에 들어가는 상황이 될거고요.
22/12/13 12:30
평등을 강조하는 게 좌파, 자유를 강조하며 자연스러운 차이는 인정하자는 게 우파라는 관점에서 보면 우열반은 우파에 가깝죠. 교육제도를 얘기할 때 자기가 지지하는 방안은 이상적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는 건 좌파든 우파든 마찬가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22/12/13 12:35
그러니까 방법론적이라는거죠. 그래서 우열반은 방법론적인 문제고, 우파적 교육의 모습중 하나가 특목고/일반고/실업계 같은거라고 같이 써놓기도 했잖아요..
그리고 전 딱히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는게 아닌데요? 애초에 이상적이지 않은 선생/이상적이지 않은 학생을 가정하더라도 최소한의 결과치가 암기식 교육이 더 높다고 볼 뿐입니다. 암기식 교육 자체가, 학생들의 주체성을 기대하지 않으니까 그나마 '효율적인' 방법으로 진행시키는거죠. 인간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방식이고, 전 그게 평균에 더 맞다고 볼 뿐입니다.
22/12/13 12:40
좌파 교육은 이상적이지 않은 학생과 교사를 고려하지 않지만, 암기식 교육은 이런 학생과 교사를 상정해서도 그럭저럭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하시는 것이군요. 이제 이해했습니다. 저는 좌파 교육의 반대라면 수월성/우열반 이런 것부터 먼저 떠올라서요.
22/12/13 13:04
우열반은 우파교육이라기보다는 그냥 방법론적인거라;;;
좌파교육 = 고교학점제가 아니잖아요. 마찬가지로 우파교육 = 우열반이 아니죠.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우열반이라는 형식은 좌파교육에서도 적용시키는게 가능하거든요. 학종, 고교학점제를 비롯해서 학생들을 정성평가하고 학생들의 가능성을 살려주는 방향성이 좌파교육이라고 보고있습니다. 이상적이고 좋은 말인데, 현실의 평균은 언제나 그 아래에 있다고 보는 편이라서요..
22/12/13 11:18
부잣집 애들이 사교육 쳐발라서 정시를 잘본다면 억울해도 받아들일수 있는데... 아 내가 좀더 투자를 할껄... 하고 생각하고 넘어가거든요.
정보의 불균형으로 몰라서 못하는건 사람들이 받아들일수가 없는거 같아요. 일단 어떤 방향이든 입시제도는 좀 명료하게 나와야 할꺼라고 생각합니다. 이러 이러한 길이 있는데 알아서 잘 찾으면 못사는 집 애들도 좋은 대학 갈수 있어... 이거 좋아보이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은 아닌거 같아요.
22/12/13 12:02
전 오롯이 제 경험으로 수시제도에 무조건 반대하는데요.
고2때까지 전 전교 720명중에 600등이었습니다. 그런데 고3때 맘 다잡고 공부해서 인서울 의대에 들어갔구요. 2000년대 후반에 수시 인원 늘어가는 와중에 겨우겨우 비집고 들어갔습니다. 만약에 10년대 초반이였으면 전 절대 의대 못갔을거에요. 의대뿐이겠습니까. 20%내외인 정시 인원 겨우 비집고 들어갔겠죠.
22/12/13 12:06
한국인들의 타국보다 높은 공평성 집착도과 개천용을 긍정적인 희망으로 보는 취향을 고려해보건데 수시 따위 다 집어치우고 정시 하나로 줄세워서 일발역전의 여지도 만들어주는게 일반인들의 호응도가 가장 높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22/12/13 13:07
진보적인 교육체제도 좋은데, 뭐가 됐건 진보딱지 붙이려면 3줄요약 가능한 체제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이해하기 어렵다 =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정보격차가 생기고 격차가 벌어지는데 진보적 교육제도 중에 입시요강 3줄요약 되는걸 못봤네요.
22/12/13 13:41
저는 개인적으로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어떤 입시제도, 교육제도를 가져다 놔도 결국은 그 구성원들이 입시지옥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신박한 입시제도, 교육제도를 적용한다 한들, 그들은 결국 무한경쟁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거든요. 출신대학이 그 이후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고, 또 한번 삐끗한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사회가 지속되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기 능력의 한계와 사회적 위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인식이 전반적으로 퍼지지 않으면 모든 학생이 대학 입시를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글쓴님께서 반복하시는 의욕없는 학생을 참여시키는 교육은 허상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바뀐 목표점을 향해 또다시 전력질주를 할 것이고, 그 가운데서 또 탈락하는 자는 생길 것이라 생각합니다.(또 어디에선가는 토론식 수업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한 과외가 생기겠지요.) 반대로, 전국민의 학벌에 대한 욕망이 줄어들면 자연히 학업 성적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고, 학원가지 않아도 될 것이고, 그 남는 시간에 누군가는 자연스럽게 자가기 관심있는(의욕이 생기는) 뭔가를 하겠지요. (여담으로, 교과 외 활동을 장려한다고 방과 후 활동, 봉사 활동을 하라고 하는 것도 참 코미디입니다. 남은 여가 시간에 하는 것이 교과 외 활동일텐데, 지금 학생들에게는 그것조차 없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 전력질주해야 하는 목표점이 되었지요. 제발 좋아 보이는 뭔가를 자꾸 시키려고 하지 말고 학생들을 좀 놔뒀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회변화가 생기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대입은 교육의 과정이 아닌, 그것 자체로 결과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교육계에 계시는 분들은 교육이라는 것이 사회적 인재를 길러내는 과정이라는 이상에 매달려 자기들만의 성(교육계) 안에서 목표를 설정하는 경향이 있어보이고, 이로 인해서 대입이 현실적으로는 결과라는 부분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럼 무슨 제도를 가져다놓더라도 입시지옥일테니 무슨 제도든 상관이 없는가...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저는 정시를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크게 두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어쩔 수 없이 학생에게 부담을 줘야 한다면, 그 목표점을 최대한 단순화해야 합니다. 지금 초등학교 4학년, 2학년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데, 솔직히 제가 학교다닐 때와 비교하여 지금 입시제도는 미쳤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아이들이 할 일이 너무 많아요. 그렇다고 열개 스무개 학원 뺑뺑이 돌리면서 그런소리 하냐면 전~혀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초등학생은 놀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고, 실제로 저 초등학교 때에는 학교 갔다와서 숙제하고 하루종일 놀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태권도, 수영, 피아노 가르치고 있고, 학원은 영어학원만 보냅니다. 수학은 집에서 제가 가르칩니다. 그런데, 주변 보면 초등학교 4학년이면 이미 영어, 수학 학원은 기본에, 논술, 사회, 과학 과외에 추가로 학습지... 뭐 저러다 애들 죽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예요. 서울에서 학군으로 따지면 평균 이하인 지역인데도 그래요. 왜 그러냐고 물어보면,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 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서 수학 같은 경우 중학교 때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다 끝내놓지 않으면 따라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단순히 수능시험만이 문제라면 중3때 정신차리기 시작하면 본인 능력만 있으면 고교 과정 다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수많은 입시전형에, 봉사활동이니, 자소서니, 수상경력이니 뭐니 해서 아이들이 준비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요. 그러다보니 점점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연령이 낮아졌습니다. 창의적 인재요? 그거 애들한테 뭘 또 시키는게 아니라, 그냥 놀게 놔두는게 훨씬 낫다고 봅니다. 다만 그런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시스템이 있어야겠지요. 뭘 또 바꿔봐야 그 창의적 인재 수업에서 고득점을 받는 방법을 과외받고 암기할테니까요.(당장 재능있는 아이를 찾고 영재성을 길러준다는 영재교육원만 봐도 영재교육원에 들어가기 위한 전문학원이 있습니다.) 교육계에 계신 분들, 제발 뭐 시키려고 하지 말고 애들 좀 그냥 놀게 놔두세요. 결국, 수시니 학종이니 전형의 다양화는 무슨 다양한 능력의 학생에게 기회를 주고 말고가 아니라 현실적으로는 더 다양한 부담만 가중시켜서 아이들을 초등학생때부터 미친듯이 굴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최소한 예전에는 고등학교 때, 또는 일러도 중학교 고학년 때부터 구르면 됐었거든요. 두번째 이유는 공정성 때문입니다. 이것은 글쓴님께서 이미 수시가 공정함은 증명되었다고 하셨는데, 물론 전국의 수백개 대학을 모두 놓고보면 그럴 수 있습니다. 부모의 지원 없이도 수시는 충분히 준비가 가능하다고 하셨는데, 전국이 수백개 대학을 모두 놓고 보면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우리가 의미 있게 보는 곳(추후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의 학벌)에 한정 지으면 과연 그럴까요? 어디 이름도 잘 못들어본 대학에서는 입시 비리가 별로 없을 겁니다. 왜냐면 경쟁이 심하지 않고, 비리를 저질렀을 때의 위험에 비해 이득이 크지 않거든요. 결국 전국민이 관심있는 스카이, 의치한에 한정 지어보면 과연, 정말, 부모의 재력이나 컨설턴트 등의 지원 없이 수시를 준비하는 것이 공정하다 할만큼 용이할까요? (입시 명문인 하나고에서 한해 서울대 보낸 150여명의 학생 중 정시는 단 한명이었다고 하지요. 수시가 선택된 자들에게 넓게 열린 문이라는 반증이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공부 좀 하는 아들이 있는 지인이 저한테 물어보더군요. 의대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냐고. 그래서 이렇게 대답해줬습니다. 지금 같으면 나도 못들어간다고. 첫째로는, 저는 공부를 늦게 시작한 편이었기 때문에 성적이 오른게 고2때부터였어요. 수능 성적은... 모의고사에 비해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0.3% 이내에는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같이 수시 위주였다면 고1 성적으로 이미 열외였겠지요. 두번째 이유는 부모의 재력입니다. 아버지 사업이 망하면서 저의 중고시절에 부모님은 저를 지원해줄 만한 여유가 없었습니다. 과외는 커녕 공부를 위해 학원 다닌 건 중3 때 딱 3개월 수학학원 다녀본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지금 의대 준비하는 학생들과 같은 정보 수집과 수시 준비같은 서포트가 가능했을까요? 아마도 까마득하게 느껴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부모, 학교, 학원, 컨설턴트 등의 지원 없이 최상위권에 드는 것이 정시는 가능해도 수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정시도 지원을 받는 학생이 더 좋은 성적을 낼 개연성이 농후합니다. 수시도 지원없이 최상위권 학교에 진학하는 별종이 있긴 있을거예요. 하지만 가능과 거의 불가능의 차이를 놓고 보면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정시가 그나마 공정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중위권 이하로 가면 수시가 더 공정할 수도 있겠다 생각은 합니다. 중위권 이하에서는 집중적 고액 과외로 시험 성적이 크게 오르는 경우가 많이 있으니까요.) 현실을 정말 솔직하게 돌이켜보면, 사실 공정성 문제로 사회적 이슈가 되는 것은 의대, 서울대, 그리고 넓게 봐도 연고대 라인 정도까지 입니다, 사실 한양대, 중앙대 정도 수준만 가도 별로 회자되지도 않아요. 저의 장황한 글의 결론은... 제발 더이상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단순화하자는 것입니다. 어차피 사회가 바뀌기 전에는 입시에 대한 열망도 지속될 수밖에 없고, 이걸 제도를 바꿔서 해결하겠다고 하는 것은 허황된 이상일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더더더 지옥으로 몰아넣고 괴롭히는 일밖에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우리 아이들만 봐도 놀기만 해도 시간이 부족할 이런 어린 나이에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계에 계신 분들의 훌륭한 의도가 아이들을 더더욱 괴롭히는 일은 이제 그만했으면 합니다. 최근 앞으로 아이들을 어떤 방향으로 가르쳐야 하나... 고민이 많던 차라, 글이 정제되지 않고 공격적인 점은 너그럽게 이해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22/12/13 15:33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군요.
학종이니 수시를 대학이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학생의 학교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이탈자가 적거든요. 무슨 창의적인 인재라서가 아닙니다. 정시로 들어오면 서울의대 빼고는 대부분 다시 반수해서 더 높은 학교로 가려는 학생들이 많은데, 수시전형은 학교 맞춤형이라 재수할 때 써먹을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 입시제도를 복잡하게 만들어 놓을수록 학생들과 학부모의 부담은 더욱 가중됩니다. 어릴 때부터 미리미리 무슨무슨 포트폴리오을 해야하고, 또 그것을 위한 사교육을 미리 선행하는 일들이 초등학교, 심지어 유치원 때부터 시작됩니다. 수시로 오면 정말 사교육이 없어질 거라는 단순한 생각을 한다면 할 말이 없습니다. 상대평가가 존재하고 입시를 주사위 던지기로 결정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에 사교육이 없어질 일은 없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사교육을 없앨 수 없다면 입시자체를 단순화 시키는 게 맞습니다. 적어도 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한 혼란을 없애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내신을 강조하는 것이야말로 고교생활에서 아주 큰 폐해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신을 강조하면 강조할수록 내 옆의 친구는 내가 밟고 올라가야 할 적입니다. 같은 반의 친구가 아파서 시험을 망치거나 하면 너무너무 좋을 수 밖에 없어요. 적어도 전국단위의 시험에서는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누군가가 나의 경쟁자지만 이 제도 하에서는 내 주변의 모두가 나의 적입니다. 그리고 해마다 터져나오는 수시의 입시비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민들로부터 여전히 기득권의 장난질을 위한 도구라는 불신을 받는 제도일 수 밖에 없습니다.
22/12/13 15:39
그거 정시가 학생이 편하다는 이야기로 가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하루에 모든 게 다 결정된다는 것은 엄청난 변수덩어리라 학생 입장에선 너무 리스키한 길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내 옆의 친구를 밟아야한다보다 정시파이터 늘어나는게 수업에서는 더 큰 문제가 될걸요..
22/12/13 16:23
사실 사람인 이상 실수하는게 어느정도는 상수입니다. 그래서 일정선에서 좀 수렴하게 되죠. 아무리 그래도 시험 횟수가 너무 많아서 정말 특이하게 조지지 않는 이상에는 아주 떨어지긴 어렵습니다.
22/12/13 16:27
진짜 극상위권에서나 한 치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을텐데 그쪽은 애초에 수능도 솔직히 잘 볼거고..
어지간한 상위권 정도도 좀 실수는 용인이 됩니다. 막 내신 시험 기대만큼 한번 아니었다고 수시 조지고 그러지는 않아요;;;
22/12/14 00:42
창의적 인재요? 그거 애들한테 뭘 또 시키는게 아니라, 그냥 놀게 놔두는게 훨씬 낫다고 봅니다.
완전 동의합니다. 유희열 박진영 등. 입시단순화 세대에서는 수능만 보면 되니깐 오히려 춤 추고 노래 만들고 했죠. 지금요? 유희열 박진영 내신학원 다니고있습니다.
22/12/13 15:09
부모 빽이 좋은 사람들이 대학 입학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받으니 수시는 물론 이후 단계들도 결과물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대학교에서 관리를 안해줘도 알아서 잘 찾아가주니 대학교 입장에서는 편하죠. 그나저나 수시 비리에 대해 별다른 해결 방안을 아직도 제시를 못하고 있다면 정시 확대로 가는 것이 그나마 낫지 않을까 싶네요. 개인적으로 결과의 공정보다 과정의 공정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정시가 확대 되었으면 합니다.
22/12/13 15:33
개인적으로는 수시가 어느 정도 이대로 있길 바랍니다.
이유는, 솔직히 계속 공부를 한 학생이라면 그냥 수시가 좋습니다. 정시는 너무 변수덩어리에요. 막말로 지금 당장 입시 앞둔 학생 입장에선 수시가 시끄럽고 어쩌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 대학이 중요한데 수시는 수능 보기 전에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정시는 안 정해져 있구요. 시험만 잘보면 된다지만 하루에 모든 걸 건다는게 절대 안정적일 수가 없어요. 이런 변수덩어리는 정시파이터형 학생 이외에는 좋아할 이유가 많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론 인생에서 변수가 많은 건 좋은 게 아니라 스트레스라서;;;
22/12/13 15:38
3년 내내 내신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공부하는 게 더 스트레스인 사람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고등학교 내신문제가 열심히 공부했을 때 능력을 키워주는 내용들도 아니고.
22/12/15 11:00
그건 돌이켜봤을 때이지
1학년 2학기 망친 애들한텐 세상의 절반이 날아간 느낌이죠. 또 1학년 때 내신밀린 애들은 2학년부턴 동기부여가 급격히 떨어지구요.
22/12/15 11:21
정말 어지간히 망치지 않은 이상 1학년은 비중을 더 낮게 주기 때문에 만회가 충분히 가능합니다.
제 주변에도 정시가 편하다는 사람은 한명도 못 봤습니다 너무 위험하니 대학은 무조건 수시로 가야 한다. 1학년을 아예 복구불가능하게 망했다면 그건 솔직히 1학년때까지 그냥 공부 안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 그런 경우는 정시로 가야하기는 하죠. 애초에 '정시파이터'가 그런 학생들 칭하는 단어고..
22/12/15 11:24
제가 말씀드렸지만 고등학생이 그 순간에 그생각 못하죠.
또 제 주변엔 정시가 많아서요. 수시로 서울대간 애도 정신이 너덜너덜해지는 기분이었다고 하고… 그냥 장단점이 있는거지 뭐가 더 낫다라곤 못하겠습니다. 게다가 만약 100% 수시가 된다면 그 스트레스가 훨씬 더 커지겠죠.
22/12/15 11:54
아 수시로 서울대갈거면, 그거 맞습니다.
수시로 마음이 편하다는 건, 비상상황에서 재수 대신 하방그물이 있으니 타협이 가능해서 편하다는 게 핵심인데 그 타협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서울대처럼 이거저거 많이 요구하는 경우 스트레스를 정시보다 더 주는 구조입니다. 수시가 스트레스를 덜 주는 건 '타협할 용의가 있고 공부를 쉬지 않은' 학생의 경우가 많고 본인 목표에 타협할 용의 없는 야심가거나 공부를 이전에 안했다면 그 경우는 정시가 낫긴 하죠.
22/12/13 15:36
사람마다 선호하는 방향성이 같을 순 없지만, 구체적 비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일관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진적으로 계획적인 변화를 추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22/12/13 15:36
[반면 수시는 그러한 사교육의 지원 없이도 학생이 고등학교에서부터 학문에 대한 열정이 있고 열심히 한다면 상대적으로 그 격차를 뛰어넘는데 유리합니다.]
-> 격차를 뛰어넘는 게 아니라 핸디캡 매칭을 시켜주는거죠. 강남에서 수학 내신 2등급 나온 학생 100명하고 지방에서 수학 내신 1등급 나온 학생 100명 모아서 수학시험 보면 강남애들이 더 잘할 거라는데 한표요. 결국 실력을 뛰어넘는 게 아니라 대학가는 티켓을 수시라는 이름으로 지방에 더 뿌리는 거 잖아요. 솔직히 어떤 게 더 공정한지는 논의의 대상인데 내신이라는 거, 학생들이 자기 미래를 걸고 소규모 상대평가 하는 거, 이거 배틀로얄 아닌가요? 넘 비인간적인 것 같아요.
22/12/13 15:43
근데 그런 분위기로는 잘 안 가더라구요 제 경험상으론 잘하는 놈이 잘하는대로 받겠지 무념무상으로 다들 생각 없었습니다
심지어 공동순위 때문에 2등급 공동1등 떠도 웃고 넘겼던 ..애들이 착했나?
22/12/13 16:40
위의 댓글과 합해서 댓글달자면
실은 공잘잘이 진리입니다. 다만 고등학교 생활 내내 질이 낮은 내신 문제를 풀려고 학교 단위에서 경쟁하는 것 자체가 별다른 성과는 없으면서 피곤한 일이라는거죠.
22/12/13 16:43
뭐, 그건 그렇긴 합니다!
다만 어쨌든 이거 열심히 하면 대학 못갈 일은 없다는 데서 안심감 느끼는 학생들도 많이 봐서 수시가 없어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느낌이네요.
22/12/13 17:01
학계 트렌드는 결국 일제식 수업을 지양하고 구성주의적 교육과정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 한계점때문에 다양한 보안책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어쨋든 구성주의적을 선호하고 있으며, 따라서 평가는 주관적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 차원에서 변화가 있는 것이구요. 그럼에도 비판들을 보면 대학 입시의 공정성을 위한 일제식 수업과 시험 언급이 많이 보이는데 그것은 결국 교육을 목적으로 삼지 않고 수단으로만 생각하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그럼 뭐 학교를 학원화 하거나 학교를 없애는게 맞지 않을까요. 뭣하러 대학 입시에 관련없는 수많은 학생들을 위해 세금을 낭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사로 보이는 분들도, 아닌 분들도 논의가 상위권 학생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안타깝네요.
22/12/13 17:04
ㅠㅠ
말씀대로 정시를 강화할 거면 학교 없애고 메가스터디 프리패스 하나씩 끊어주는게 효율성 측면에서는 더 좋겠지요 전 그래도 학교는 그런 곳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흐흑
22/12/13 17:07
그렇지요 ㅠㅠ
하다못해 그냥 교사의 행정업무나 학생관리도 다 없애버리고 강의만 연구시키면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될 겁니다. 근데 그게 결국 학교은 아니죠. ㅠㅠ
22/12/13 17:52
(실제로 도입이야 안되겠지만) 학교의 학원화 적극찬성이긴 합니다. 어차피 지식쌓아서 평균적인 인력수준 높이는게 목표면 진지하게 전부다 인강패스 끊어주고 교사는 학습시간 관리, 복습테스트, 질의응답 위주로 관리해주면서 학생간 교류는 쉬는시간 식사시간 예체능시간에 하는게 나을거 같은데요. 시험은 매학기 과목별로 공무원시험처럼 국가단위 시험보고요. 내신 문제점 수능 문제점 싹 없애주는거 같은데. 교사가 수시생 20%를 위해 수업,시험출제에 묶여있느라 나머지 학생 손놓게 되는 현재 방식보다는 훨씬 낫지 않나 싶군요,
22/12/15 11:04
인강이 집중력이 좋지 못한 애들한테는 매우 안좋더라구요.
실제로 코로나기긴 온라인수업했던 부분 이해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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