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04/04 18:17:34
Name 총알이 모자라.
Subject 노자와 스타크 산책. 企者不立
노자 도덕경을 인생의 진리나 학문적 차원에서만 바라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러나 도덕

경은 실제 사회 생활이나 정치, 경제 등에 직접적인 응용과 적용이 가능한 내용입니다. 우

리가 많이 알고있는 대표적인 병법서 손자병법, 오자병법=살려고 하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으려 하는 자는 살 것이다라는 말의 원 출처= 등도 도덕경의 통찰에 바탕을 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천재학자였던 왕양명의 말처럼 도가는 스스로 몸을 낮춤으로써 드러나게  

되지만, 병법들은  드러나기 위해서 몸을 숙이는 것의 차이가 있는 거죠. 결국 인간에 대

한 본질적인 이해를 담고 있기에 상대를 이해하고 내가 취해야 할 바를 알 수 있기에 깊이

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오늘의 이야기할 내용은 도덕경 스물 네 번째 가름의 기자불립이라는 구절입니다.

企者不立,
跨者不行.

발꿈치를 올리고
서있는 자는
오래 서있을 수 없고,

가랑이를 벌리고
걷는 자는
오래 걸을 수 없다.

게임을 하다보면 유리한 상황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멀티를 깨트리거나, 주력을  잡아냈거

나 하는 경우죠. 그런데 유리한 상황일수록  예리한 판단이 중요합니다. 조금만 더  공격한

다면 항복을 받아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병력을 모두 공격에 쏟아 붇는 거죠. 물론 보는 이

의 입장에서는 박진감 넘치고 흥미롭지만 유리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공격하는 것을 기자-

발꿈치를 들고 서있는 것-의 상태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게임에서 어이없는  역전 패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자신이 기자의 상태임을 알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유리하다고 일

방적인 공격을 하다가 유닛을 소진하고 순간적으로 유닛의 숫자가 딸리는  경유가 생기는

거죠. 유리 할 때 자신을 정비하고 확실한 승리의 타이밍을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상대에게 공격을 당해 불리한 상황이지만 상대가 기자의 상태라면 훗날을 도모 할 수 있

는 여지가 있는 것입니다. 그럼 자신이 기자의 상태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것

이 바로 끊임없는 훈련과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타이밍이 예술이다."라고 감탄

하는 플레이를 보게 되는데 그런 경우는 이미 많은 훈련과  경험으로 상대의 상태를 정확

하게 예측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삶의 문제에서도 조금만 더 하면  될 거라는 생각 때문에 무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요.

그것이 큰 실패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론 발꿈치를 들고 무엇을 이루려는 것

도 필요 할 때가 있겠지만 삶에서는 차라리 자신의 키를 조금  더 키워, 발꿈치를 들지 않

아도 되게끔 하는 인내와 여유도 필요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soundofsilence
04/04/04 18:38
수정 아이콘
노자의 사상은 언뜻 보면 아무 효용가치가 없어 보이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숨돌릴 틈 없이 살고있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죠. 항상 좋은 글 올려주시는 총알이 모자라...님 감사합니다.
공상비과학대전에서는 엄청난 과학적 지식을, 노자와 스타크 산책에서는 뛰어난 고전 해석 능력을 보여주시니... 도대체 님 정체가 무엇일지 정말 궁금하군요... ^^b
노부나가
04/04/04 18:44
수정 아이콘
이야.. 지금 제 처지와 맞물려 무언가가 마음에 와닿네요 지금 느낀 이 교훈 잊어버리지 않도록 소중히 가지고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총알이 모자라.
04/04/04 18:47
수정 아이콘
침묵의 소리님// 자꾸 그러시면...부끄, 부끄...(퍽)
04/04/04 19:05
수정 아이콘
저도 논어와 스타이야기라도 만들어봐야 할까요...
총알이 모자라.
04/04/04 19:15
수정 아이콘
wook98님//동양사학 전공이시죠..^^ 부끄럽네요..T T
04/04/04 19:27
수정 아이콘
이야~
쿵푸와 가무의 조합 이래로 최고의 조합이듯 T^T
(소림축구에서 무쇠머리와 다리의 가무乃)
노자와 스타크를 이용해 인생을 ㅠ.ㅠ
사상최악
04/04/04 22:44
수정 아이콘
아... 오늘 테테전 1시간 14분짜리 경기를 졌는데요.
이 글을 보니 왜 졌는지 알 것 같네요.
이젠 스타를 잘 하려면 도덕경까지 공부해야 하는군요.ㅠㅠ
04/04/04 23:07
수정 아이콘
요가를 하면 '총알이 모자라...'님 처럼 됨니다... 아싸 좋쿠나죠...

이글도 아싸 좋쿠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487 도와주세요. 그리고 입대합니다.. [31] Go_TheMarine3547 04/04/05 3547 0
3486 삼성응원의 글! [19] FlyHigh~!!!3109 04/04/05 3109 0
3485 아버지께서 식도암판정을 받으셨습니다. [83] 귀차니즘3328 04/04/05 3328 0
3484 한없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9] NilE3036 04/04/05 3036 0
3483 점점..... [7] 아제™2358 04/04/05 2358 0
3482 스타야! 너는 나에게 무엇이더냐? [9] 테리아3630 04/04/04 3630 0
3481 나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 [11] The Siria2978 04/04/04 2978 0
3480 헥사트론 '드림팀' 가능성 100% [26] Planner6039 04/04/04 6039 0
3479 '친구'란 뭔가요.. [20] 소리없이고동2955 04/04/04 2955 0
3478 나는 pgr21이 좋다. [10] 지바고3709 04/04/04 3709 0
3476 맵에 의한 밸런스 조절... [7] 고지능골리앗3317 04/04/04 3317 0
3475 진짜 왜 그러는데... [21] 어딘데3649 04/04/04 3649 0
3474 이우혁씨의 동북공정에 대한 생각 [35] 랩교3689 04/04/04 3689 0
3473 노자와 스타크 산책. 企者不立 [8] 총알이 모자라.3172 04/04/04 3172 0
3472 SKY배 프로리그를 앞둔 GO팀... 개인적 생각 [13] YuNYa4408 04/04/04 4408 0
3470 강민선수 고별전 사진과 간략한 후기 [13] Eva0106381 04/04/04 6381 0
3469 SKY 프로리그 경기일정을 훑어본 후 [32] 박준호5198 04/04/04 5198 0
3468 프로리그를 앞두고 각팀 전력 분석.(4) - KTF [9] 거룩한황제3714 04/04/04 3714 0
3467 [소설 프로토스전]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supply 7/10) [6] 작고슬픈나무3123 04/04/04 3123 0
3466 차기 프로리그 스폰서와 일정소개 [48] 양아치테란5155 04/04/04 5155 0
3465 [잡담]내안테 무언가의 변화.. [1] 에드2965 04/04/04 2965 0
3464 이윤열 + 강민 + 최연성 = ??? [ 나른한 휴일 오후에 화병주의요함 ] [31] 종합백과5394 04/04/04 5394 0
3463 밸런스. 무엇이 밸런스인가?(맵으로 밸런스를 조정하는 문제에 대해) [7] 信主NISSI3360 04/04/04 336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