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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7/18 18:07:36 |
Name |
KuTaR조군 |
Subject |
님들은 글이 자식같다는 생각을 해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
갑자기 오늘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자신의 작품이 자식같다고 하는 분들이 있다는...
pgr에서는 그 작품에 해당되는 것이 무엇일까라고 생각해 보다가 '글'이라는 것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제 얘기부터 해보자면 저는 있습니다. 벌써 작년이 되었군요. 학교에서 실수
로 인하여 시를 2개 써서 시화전에 제출한 적이 있었습니다.(사실 말이 시화전이지 그림은
시를 쓰고 당선된 작품을 미술부 애들이 그림을 덧입혀 주었습니다.) 그 때 야자시간에 잠
시 흘려쓴 것 같았는데, 그것이 막상 시화전에서 입상하고 나자 자식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어쩌다가 그 시가 시 낭송회에서 다른 사람에 의해 읽혀 졌을 때
(저는 나머지 1개의 시를 읽었습니다.) 약간 묘한 기분이 들더군요. 특히, 시 낭독이 끝나
고 박수받을 때 말이에요.
다른 분들은 그러신 적이 있나요? 자신이 쓴 작품이지만 너무나 맘에 들어서 자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별로 잘 쓰는 작가(라고 하기도 뭐하지만)인 저도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는데, 다른 분들은 당연히 그러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 글은 이만 접고, 마지막
으로 앞에서 얘기했던 작품을 쓰면서 끝마칠까 합니다.
술 한잔
아버지가 옛 친구를 만나셨다.
그리 멀리에 살 지도 않으면서
세상의 바쁨은 그들을 수년동안 만나지 못하게 했다.
오랜만에 만나면서 제대로 된 저녁도 못 먹는 다면서
두 분은 웃으면서 포장마차에 들어갔고
두분만의 동창회를 하기 시작했다.
술 한잔에서 옛날의 그들은 수영을 하였고
술 한잔에서 옛날의 그들은 함께 밤을 까먹었다.
술 한잔에서 수박서리를 하던 그들은 어른에게 꾸중 듣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네번째 잔에서 그들의 말은 없어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그들의 얘기는 40대의 예기로 번졌고
정치얘기, 경제얘기를 하며 한숨지었다.
그리고 그 얘기가 자식얘기로 번져진 순간
그들의 반쯤 비워진 술잔은
다시 한잔의 술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 술의 맛이 유난히 짰던 것은 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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