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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5/07/27 20:45:36 |
Name |
TossLize |
Subject |
예선전의 추억~ |
게이머의 바로 뒤에서 그 게이머의 게임을 볼 수있던 시절.. 몇번 직접 가서 본적이 있습니다.
그중에 재미 있었던 일을 몇가지 적어 볼께요.
처음 예선장을 가보았던건 네이트배 온게임넷 예선이였습니다.
그 당시엔 좀 특이하게 관람을 막아놨었습니다.
줄을 치고 그 안으로 못들어 오게..
응원하는 선수를 멀리서 보며.. 그 선수의 몸짓 하나 하나에 희비가 엇갈렸었드랬죠.
제대로 구경을 못해서 게임 내용은 기억에 없지만
당시 약간의 센세이션을 일으 켰던건..
조 결승에서 장진남 선수가 토스 유져에게 패했다는 것이였습니다.
조가 확정 되면 대부분 게이머들이나 관계자분들이나 팬들이 그 조를 보고
대략 누가 올라가겠구나.. 누구누구는 참 운도 없이 누구누구를 만났구나..
이런 식으로 대충 추려내는데 장진남 선수가 속한 조는 특별히 강했던 선수들고 없었고
당시 장진남선수는 거의 패배를 모르던 시점이여서 (특히 플토에게..) 다들 쇼킹했었습니다.
그 상대는 손짱 손승완 선수였는데..
처음에는 그 반응들을 즐기더니
나중에는.. "와.. 아들이 날 을매나 깔봤으믄 저리들 난리에요?" 뭐 대충 이랬던 기억이..
두번째로 기억 나는건..
KPGA4차 리그 예선이었던거 같네요.
당시는 예선을 치룰때 프로게이머들 중에 14명을 뽑고
준프로와 아마 선수들중에서 2명을 뽑아서 총 16명이 본선을 진출하던 시스템이였습니다. (참고로 아마 예선은 3전 2승 게임을 5번 이겨야 진출할수 있었습니다.)
프로게이머 예선중 인상 깊었던 게임은
임요환 vs 나경보 였습니다.
당시 임요환선수는 저그에 패배한다는걸 모를때였지만 나경보선수는 신기하게 임요환선수를 가끔 잡았던걸로 기억합니다.
결과는 임요환 선수가 3전 2승중 첫게임을 지고 나머지 2게임을 다 이겼었는데.. 3게임 다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준프로 & 아마 예선에서는
당시 누가 봐도 당연히 진출할걸로 보였던 강민선수가 3차전에서 차재욱 선수에게 패했던게 이슈였습니다.
그때 진출자가 A조에서는 문준희선수였고 B조에서는 김현진선수였습니다.
재미 있었던 일화를 기억해 보면
문준희선수가 손이 너무 빨라서 (빠를뿐 아니라 키보드를 부시듯이 눌러서) 가장 많은 구경꾼을 모았었는데
저도 바로 옆에 앉아서 보고있었습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더군요.. "우와.. 손 장난 아니다.. 저기 죄송한데요."
뒤를 돌아 보며 "예 " 하고 보니 전태규선수더군요.
전태규 선수가 "지금 게임하는 선수 누구에요?"
"문준희라고 아직 아마추어에요"
문준희라는 이름이 생소했는지 "아이디가 뭐에요?"
"Pro.NT_JuniToss 에요"
그러자 알겠다는 듯이 옆에 일행을 보며 "아~~~ 그 충대 4대 토스 ~~ 그런데 손 엄청 빠르네.. 우리는 슬슬~ 하는데 저쪽은 팍팍이네"
(이 대화들이 바로 게임을 하고 있던 문준희선수 옆에서 있었던 것입니다. 다 들었을텐데..)
그러다가 4차전쯤 됐나...
문준희 선수가 연전 연승하고 뒤에서 구경하는 갤러리들이 계속 북적되던 차에..
아마 차재욱 선수와 게임이였을겁니다.
문준희 선수가 엄청난 공격으로 차재욱선수가 앞마당 밖으로 나오지를 못하고 계속 수비에만 집중하고 앞마당 커맨드 센터도 2~3차례 파괴되서 결국 본진 커맨드를 띄워서 멀티를 시도하던 암울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때 많이 듣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습니다.
박경락 선수더군요..
당시 같은팀이였던 변길섭 선수와 또 한선수를 데리고 왔는데 그 선수는 누군지 기억이 가물가물..
아무튼 막 데리고 오더니 뒤에서.. "이사람 하는거 봐봐 진짜 잘해"
그래서 그 세 선수가 뒤에서 관전을 하고 있는데..
문준희 선수가 다 이겨논 게임이였는데 옵져버를 대동한 드라군 러쉬가 마인에 다 잡혀 버렸습니다.
알고 봤더니 사업을 안했더군요.. (게임 말미였는데 그때 까지 사업도 안하다니.. 그것도 거의 다 잡은 게임을..)
그걸 뒤에서 보던 세 선수.. 말이 없더군요..
박경락 선수는 민망하던지 자리를 뜨려는 찰라.. 같이 왔던 선수가 "뭐가 잘한다는거야? 마인에 다 박는구만.."
박경락선수가 어디론가 떠나며 뒤를 보고 "아까는 진짜 잘했어..."
변길섭 선수는 시종일관 -_-
가장 재미 있었던 게임은
김현진 선수와 당시 고1이였던 신정민 선수의 게임이였던거 같습니다. (신정민 선수의 외모는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거대했었죠 -_-;;)
당시 그 게임이 방송경기였다면 엄청난 이슈를 몰고 왔을.. 엄청난 게임이였습니다.
거의 1시간 가까이 했는데...
서로 빈집털이하고 몰래 멀티 하고 막 싸우고 처음부터 끝까지 대단했었습니다. (게임이 길어지자 관계자 분들은 조금씩 퇴근시간 걱정을..)
패했던 신정민선수가 참 아쉬워했을 한판이였습니다.
또 무슨대회가 있었더라..
아.. 1회성 대회들이 간간히 있을때였는데.. (상금이 1회성 대회 치고는 꽤 많았던 대회들)
이윤열 선수가 아직 통합 우승을 하기 전이였습니다.
정말 잘하는 태란이고 적응만 하면 스타리그 우승도 가능하다는 무서운 잠재력을 가진 선수로 평가 받던 시절이였습니다.
탱크를 뽑으세요~ 라는 히트어가 있을정도로.. 상대방이 상상도 못하는 물량이 엄청나던 시절이였습니다.
리플레이도 별로 없던 시절이라.. 개인적으로 이윤열 선수의 불가사이한 물량이 참 궁금했었는데..
뒤에서 본 딱 한게임으로 이해가 가더군요.. (요즘 태란들에게는 너무나 기본적인 전술이 되었지만..)
로스트 템플에서 토스와의 게임이였는데
경기 내내 벌쳐 4~5기 드랍쉽 2기(안에 2탱크) 이 병력으로 계속 견제를 하더군요.
앞마당 언덕에 탱크2기 떨구고 그걸 막으러 오면 본진에 다른 탱크 2기 바로 떨구고 본진을 막으러 오면 벌쳐가 와서 앞마당 일꾼 잡고..
그러다가 당하던 플토가 안돼겠다 싶어서 공격을 가보니.. 탱크 3부대 정도가 일제히 시즈 모드를...
같이 보던 선수들고 어이없는 탱크의 수에... 다들 헐.....
또 기억 나는 대회는..
아마 게임아이 대회였을겁니다.
역시 단발성 대회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예선을 게임아이에서 치루고 그 순서대로 오프라인 대회를 치루는 시스템이였습니다.
대회 장소는 아마.. 종로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보통 대회가 개최되면.. 그날 하루 그 게임방은 대회가 완전 끝날때 까지 일반 손님의 출입을 금하는데..
그 게임방은 넓어서 그랬는지.. 대회 말미쯤 일반 손님들이 들어와서 각자 게임을 즐기더군요.
또 차재욱 선수가 나옵니다.
그때 정말 차재욱 선수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당시 차재욱선수는 부산을 중심으로한 부산팀에 소속되 있어서 대회가 있을때만 서울에 올라오던 때였습니다.
팀 선수들과 함께 차선수뒤에서 보다가 너무 많은 게임을 봤더니 질리더군요.
대회 참가했던 동생과 의자에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 하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4~6학년정도 되보이는 꼬마 아이가 차재욱 선수의 게임을 구경하더군요.
뭐 보는거야 괜찮은데 문제는.. 자기의 얼굴을 차재욱선수의 얼굴 바로 옆에까지 들이 밀고 보고있었다는 것입니다.
평소 게임방에서 게임할때 뒤에서 누가 보기만 해도 손이 엉키던 저는.. -_-;;
같이 얘기 하던 동생을 시켜서 아이를 좀 멀찌감치 떨구게 했는데..
동생이 가서 "아이야~ 이렇게 가까이 붙으면 안돼지~"라고 좋게 얘기 하고 뒤로 살짝 빼주니까
"싫어!!!" 라고 뿌리치고 다시 얼굴을 들이 밀더군요..
순간 어이 없어서 저와 그 동생이 서로 쳐다보고 있는데
같은 부산팀이였던 한 선수가.. 아이를 번쩍 들어서 뒤로 옮기며 걸쭉한 사투리와 큰 목소리로 "일마이 짜슥아 행님이 말로 하믄 들어야제 앙~??"
그 아이가 놀랬는지 고스톱 치던 아빠에게로 쪼르르륵 달려가더군요.. 순간 그 부산선수가 놀래서 "우야노 우야노 절마 아빠이데이.."
그 작은 소란 속에서도 눈하나 깜짝 안하고 게임만 하던 차재욱선수 놀라웠습니다.
예전에 메가웹 시절엔
스타리그 관람하러 가서 시간이 남으면 메가웹에서 게임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처음엔 그곳이 게임방이였거든요.
당시 일행과 스타리그 관람을 위해 도착했는데 너무 일찍 와서 스타를 한겜 했습니다.
제 뒤에선 일행들이 쭈욱 서 있었고..
한참 게임 끝난뒤에 일행들이 킥킥 거리더군요..
이유를 묻자..
게임을 하고 있는데 한 커플이 와서 구경을 하드랍니다.
여자분께서 "오빠 지금 겜하는 사람도 프로게이머야?"
남자분 "잘 모르겠는데 여기는 프로게이머들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인 장소에 가면 대부분 프로게이머야.."
일행들 '킥킥킥' -_-;;
여자분 "저 사람 그럼 프로게이머야? 잘하는거야?"
남자분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은데.."
일행들 '크윽...'(이 악물고 참는중..)
뭐 그 게임 결국은 졌는데 밀릴때가 되니 그 커플은 알아서 갔다 하더군요 ~_~
제가 재미 있었던 기억을 추스려 써봤는데
재미있으셨나요~?
요즘은 다 통제를 한다 하는데 선수들을 위한 좋은 결정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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