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티비를 볼때 한숨을 쉬기도 합니다.

겨우 20살, 아직 성에대한 아이덴티티 조차 없는 20살 과외선생님을 '어른' 이라 믿고있다 학교앞 분식집 화장실에 애를 낳은 여중생의 슬픈 사랑(?)이야기,

무엇보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하는 그이의 어머님을, '치매' 라는 이유로 밥을 굶기고 구타까지 하는 며느리의 고군분투(?)...

요 몇일새에는 생각지도 않은 주제가 저를 괴롭히 더군요.

저역시 아직 '덜여문' 머리로 온몸으로 세상을 맞으며 살아가지만 나름의 정체성(혹자는 아이덴티티라는데, 대체 무슨 차이가 있는건지 원-_-;;)을 가지려하곤 한답니다.

저의 정치적 신념은 '건전한 보수' 입니다.

그런데 '보수' 에 대해 '엉뚱한', 때론 '기발한' 상상을 하더군요. 근거없이 제 맘대로 보수를 '갖다붙이는' 분들이 여기도 계시나 해서 적어봅니다.

'보수의 반대는 진보, 혹은 개혁이다?'

아~ 정말 이런소리 하시는 분들 보면 미칩니다. 대체 어느 xxx가 그런 염치없는 말을 한단 말입니까? 보수를 지지 하는 사람들은 진보와 개혁을 반대라도 한답니까?

여기서 잠시, 딴지일보 편집국의 글을 인용~


예예옛날 영국에 버크라는 분이 계셨어.. 당대의 진보와 맞짱을 뜨셨던 분이셨지.. 그 분이 프랑스혁명의 경솔함 여러 번 작살 내셨어.. 그 분 스타일이 그래.. 딱 진보 앞에 서.. 너너.. 진보냐.. 진보.. 나.. 보수야.. 하고 머리통 딱 잡고 존나게.. 보수철학으로 내려치는 거야 존나게.. 진보의 환상 뽀개질 때까지..

버크. 에드먼드 버크. 우리나라에선 개나소나 자신의 정치적 정체성이라 주장하는 보수, 바로 그 보수주의의 아버지 되겠다. 프랑스혁명의 낭만적 경솔함과 무분별한 급진성을 통렬하게 공박한 1790년산 그의 저작 <프랑스혁명에 대한 고찰>은 서구 보수주의 철학의 원형이다. 현재를 과거로부터 누적된 전통과 경험의 완숙한 귀납이라 이해하고, 공동체가 축적한 역사적 산물로서의 자유와 원칙을 중요시 했던 그는, 그러나 식민본국 영국의 입장에서 보자면 반란에 해당될 미국의 독립혁명을 지지했다. '반란'은 오히려 영국 왕이 일으킨 거라고. '자유'라는 영국의 '원칙'을 억압하는 왕이 오히려 영국의 전통에 대한 반란이란 거다. 이런 주장, 제 목숨 걸어야 한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수란 게 이런 거다.

516, 1212로 이어지는 쿠데타로 헌정질서라는 '원칙'을 파괴하고 언론과 집회 등 국민의 기본적인 '자유'를 속박하는 부당한 권력에, 저항은커녕 오히려 그렇게 오랫동안 부역하고는 스스로를 보수라 말하는 건, 그래서 도저히 말이 안 된다. 제대로 된 보수주의자라면 버크가 그랬듯 '반란'이라 외치며 맞섰어야 한다. 그래서 지난 수 십 년간 우리 이념 지형을 혼란스럽게 만든, 민주대 반민주의 대결구도는 좌 나 우, 진보나 보수와는 하등 상관이 없다. 좌든 우든 진보든 보수든 제대로 된 자들이라면 당연히 그 부정한 권력을 적으로 간주하는 민주세력이어야 한다. 민주, 반민주는 이념이 아니라 상식의 문제인 것이다.

이 땅의 보수? '욕망'이 이념 행세를 하고 '보신'이 보수 노릇을 해 왔다. 문제는 보수가 아니라 보수가 아닌 것이 보수 노릇을 하는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들은 그들 생명 존속을 위해 지역을 분열시키고 자본과 결탁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보수주의자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총선의 목표는 바로 이 '보신주의자'들의 제거다. 그들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익집단이다. 정치가 아니라 장사가 제 몫이겠다. 이번 투표는 선택과 포용이 아니라 배제와 격리의 한 표다. 그들을 분리수거하자.

자 이제 도장 딱 잡고 존나게 찍자. 도장이 빠게질 때까지. 그 sekki들 대구리에 피 찔찔 날 때까지. 존나게. 무대뽀정신.



보수, 그것은 '급진' 에 비해 '쬐끔' 더 예측가능하고 '쬐끔' 더 안정적인 속도로 '개혁' 을 해나가는 사람들의 신념입니다. 보수의 반대가 될 수 있는 '급진' 이라는 단어(이것도 부정적으로 보여 적절한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가 나왔네요. 바로 이 '급진' 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예측가능성' 보다는 '적시성', 혹은 '목적적합성' 을 '쬐끔' 더 선호하시는것 이구요. 물론 사람에 따라 그 '쬐끔' 은 차이가 있습니다만...

올 선거에도 '다른나라' 를 좋아하시는 당에서는 말도 않되는 논리로 자신이 진정한 보수(정치9단이신 쿠테타 큰 어른은 아예 입에 담지도 않겠습니다.) 라느니 어쩌니 하며 중산층의 '기존의 권익' 을 보호한다는 식으로 말하던데, 정말 선거기간 내내 너무도 어이가 없었습니다.

'보수' 와 '급진' 은 추구하는 방향 자체는 같습니다. 좀 더 살기좋은 나라, 좀 더 행복한 세상, 좀 더 안정적인 세상을 향해 간다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한쪽은 기존의 룰을 좀 더 지키면서 대신 '속도' 는 좀 늦고, 한쪽은 기존의 룰이 조금 희생되더라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빨리 받아들이기 위해 좀 더 '속도' 를 내는 것 뿐이지요. 그 둘의 중요한 차이점은 '속도' 라는것 밖에는 없는것 입니다. 그리고 둘 사이의 속도를 지니는 분들을 '중도' 라고들 하지요...

저의 심기를 괴롭히는 보수가 아닌 '수구' 세력들의 밑에도 괜찮은 사람이 나올 수 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남모씨와 원모씨등은 꽤나 반가운 사람들이기까지 합니다. 다음 선거때는 그분들이 수면위로 떠올라서 (이번같이 보수세력을 위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공주마마님께서 좀 나오시지 않게) 더 이상 '수구가 보수인척' 하는 일이 없어져서 저같이 '건전보수' 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심기를 어지럽히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잊지마세요, '보수' 는 자유와 개혁,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입니다.


ps.민주노동당의 원내입성, 축하드립니다. 다만 당론 좀 수정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아니 대체 부자들에게 왜 세금을 '많이' 거둬야 합니까? 지금까지 극소수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부자들은 세금을 '안' 내거나 '아주조금' 내었던것이 아닌가요? 그들에게 '정상적' 으로 세금을 걷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게 문제이지 않습니까? 효율성과 형평성에 맞추어 세금을 '정상적' 징수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요, 지금까지는 '있는놈' 들이 원체 안내놓으려고 한다는거 압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당한 세금징수를 해야할 필요는 없잖습니까. 자꾸 그러니까 수구꼴통들이 마치 민주노동당은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것처럼 매도하고 있지 않습니까-_-)/ 전혀 아닌데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