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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10 14:04
저는 한때 장편 대하소설을 너무나 좋아한 나머지 생활의 모든 시간을 소설 읽기에 투자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10권, 20권하는 소설(무협소설이 아닌;;;)을 읽다보면 하루에 끽해야 3권~4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끛을 보려면 최소 일주일은 투자해야만 했죠. 전 성격적으로 그런 것들의 끝을 보지 않으면 다른 걸 하지 못하는 편이었구요.
그러다가 독서가 이렇게 가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집어들기 시작한 것들이 미학책과 김현의 평론집, 그리고 스티븐 호킹의 책(결국 3장 읽다가 포기함 -_-;;)이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 타타르키비츠의 미학의 6가지 기본개념사를 읽는데 성공하면서 부터 제 독서의 역사가 바뀐 것 같습니다. 물론 김현선생님의 책도 많은 도움이 되었었구요. 요사이에는 공부로서의 독서는 연구실에서, 취미로서의 독서는 집에서...라는 식으로 분리해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공부할 만한 책들 가운데에서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연구실에 비치해두고 읽고 있습니다.(어젯밤에 한꺼번에 3-4권을 읽어버렸지만 -_-;;) 그리고 취미로 읽는 책들은 가끔 집에서 뒹굴~거릴때 보고 있죠. 참 재미있는 것이 컴퓨터로 일하는 사람들은 쉴 때도 게임같은 컴퓨터와 관련된 것을 하면서 쉬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독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한참 어쩌고 저쩌고 하는 썰들을 읽다가 쉰다는데 또 책을 보게 되니 말입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소위 말하는 순수문학은 좀 멀리하게 되더군요.(-_-;;) 어스시의 마법사가 요새 읽은 책 가운데에서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3권 까지 나왔는데 언제쯤 4권이 나와줄지...
04/04/10 15:05
감명깊게 읽은 책 분야별
철학 부문 : 노자도덕경, 장자, 한비자, 씨지프스의 신화(무진장 졸림), 철학읽어주는 남자(제일 만만함), 중용, 논어 - 주로 고전쪽이군요^^ 과학부문 : E=MC2, 스타트랙의 물리학, 아마추어과학자이야기, 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법칙, 거의 모든것들의 역사(비쌈 ㅠㅠ) - 가볍게 읽기 좋은^^ 역사부문 : 사기, 삼국사기, 전국책,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책이 비쌈ㅠㅠ), 역사란 무엇인가?, 기타부문 : 열하일기, 우리 역사속의 이 한마디, 성경, 금강경, 달라이라마의 행복론,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헝그리 정신, 세계화의 덫 등등 현대정치사에 대한 책중에 중립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중국의 어느 역사학자가 산업혁명에 대해 평가를 부탁하자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아직 200년 정도 밖에 안된 일이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힘들다" ^^ 그냥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그리고 용돈의 압박이 있더라도 책은 직접 구입해서 보세요. 저는 보통 한달에 약 12만원 정도 책값으로 쓰는데 그래봐야 7~8권 정도. 사야지 돈이 아까워서라도 다 읽습니다. 그리고 조금 골치 아프게 느껴지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책은 무조건 사서 봐야합니다. 그래야 몇년이 걸리든 읽게됩니다.^^
04/04/10 15:51
취미로써 소설 읽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일단 독서량이 많아지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렵게 어렵게 일주일 걸려서 한권 읽는것보다는 쉬운 소설위주로 하루에 몇권씩 독파해 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소설도 소설 나름이지만요..^^;
공부로써 책을 읽는다면 전공서적을 읽는것이......-_-;
04/04/10 16:48
와우~ 이글을 보니까 저도 책을 읽고 싶어지는군요.. 아 정말 수험서는 지겹습니다.. 예전엔 서점에 자주 갔었던거 같은데 최근엔 기억도 없군요.. 여러분 책을 읽읍시다~
04/04/10 20:08
어떻게 읽느냐도 중요할 것 같네요. '공부'라는 것을 넓게 생각해본다면요.
전 개인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책, 읽을 때 즐거운 책을 읽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분야도 넓어지지 않나요? 대부분 독서를 좋아하는 분들 보면 굉장히 다방면으로 읽더라구요. 얼핏 딱딱해보이는 책도 부담 갖지 않고 호기심을 갖고 읽으면 즐겁게 느낄수 있을 거예요. 또, 소설도 분야가 다양하므로... 개별적인 '지식'이 아니라, 올바른 세계관, 인생관을 얻게 되는게 궁극적으로는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거기에는 문학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음... 덧붙여서 개인적으로 추천도서는 강만길 선생님의 '고쳐 쓴 한국현대사'입니다. 저도 대학생 때 읽고 생각할거리를 많이 얻었거든요. 그리고 하워드 진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라는 책도 좋더라구요. 앞으로 멋진 독서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근데 동아리 '댓거리'가 뭔가요? 전 첨 들어보는 말이군요. 헤헤.
04/04/11 01:33
댓거리는 토론을 미묘하게-_- 다른 의미로 부르는 말입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잘 모르는데, 학교에서 많이 쓰더군요. 의견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04/04/11 10:52
소설도, 사회과학서적도 많이 읽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소설책만 읽었을 것 같은 국문학 전공생들의 박학다식함은 결국은 활자욕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온갖 활자에의 집중력 말입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읽는. (저는 국문학 전공생이 아닙니다만.^^)
정치에 대한 책은 음.. 일단 개론서로 고려대 최장집 교수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 한국 민주주의의 보수적 기원과 위기' / 잔 프랑코 폿지의 '근대국가의 발전' (민음사)/ 칼 폴라니 '거대한 변환: 우리시대의 정치적, 경제적 기원'/알렉시스 드 토크빌 '미국의 민주주의' 같은 책을 추천합니다. 많이 읽으십시오. 신문도 좋고, 시사지도 좋고, 소설도 좋고 (사실 많은 문학 작품엔 작가들의 시대를 보는 정치적 시각이 가득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수영 전집 1, 2권의 시와 산문은 그 무게감이 얼마나 대단하단 말입니까!) 시도 좋고.. 많이 읽으십시오. 다만 비판적 시각과 한번쯤 의심해 보는 의아심을 갖고 말입니다. 에리히 프롬이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역설한 것 처럼 우리가 지금 '내 의견'이라고 믿고 있는 것도 사실은 언론이나 주위로부터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 세뇌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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